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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사장, 국정원의 KBS 사찰 의혹 문건에 "신빙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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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영 사장, 국정원의 KBS 사찰 의혹 문건에 "신빙성 의문"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극구 부인'

    고대영 KBS 사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고대영 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의 파업이 38일째에 접어들었다. 파업 37일 만인 10일 새벽 출근길에야 노조원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고대영 사장은 11일 오후 열린 KBS이사회 제884차 회의에 참석해, KBS와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답했다.

    이날 안건은 크게 3가지였다. 이 중 핵심은 '민주당 도청 지시 의혹 및 국정원의 사찰·개입 의혹에 관한 보고 건'이었다. KBS는 민주당 도청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점점 커져가는 '국정원의 KBS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고 경영자인 고 사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 "KBS는 도청한 적 없다"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은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던 당시인 지난 2011년 6월 벌어진 일이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비공개 회의 참석자의 발언이 세세히 적힌 문건을 읽었는데, 이때 도청을 한 당사자로 KBS 장모 기자가 지목됐다. 장 기자는 사건의 절대적인 증거가 될 자신의 핸드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올해 6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한선교 의원이 읽어내려간 문건은 KBS에서 만든 것이 맞다는 임창건 당시 KBS 보도국장의 증언을 확보해 단독보도했다. 도청의 '결과'로 볼 수 있는 문건을 만드는 데 KBS가 관련돼 있다고 한 증언이 6년 만에 나온 것이다. 사건 당시 보도본부장이었고, 장 기자에게 새로운 핸드폰을 주었던 고 사장이 사건에 연루돼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12.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KBS 내부서 '녹취' 취재지시 있었다")

    하지만 고 사장은 '민주당 도청 지시 의혹'이라는 표현에 "지시라고 되어 있는데 누가 지시했다는 거냐"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이 사안은 KBS 취재기자가 민주당 회의를 도청했다고 해서 검찰·경찰 수사를 철저히 받았다. 저는 보도본부장으로서 해당 기자에게 적극 (수사에) 응하라고 했고, 그 결과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영 KBS 사장을 소환해 KBS의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KBS기자협회는 지난달 21일,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2011년 6월 고 사장이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면 핵탄두급이다. 회사 불이익과 관련돼 얘기를 안할 뿐'이라고 한 임원회의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이른바 사내 공식조직도 아닌 데서 일부 근거도 없는 것을 갖고 과장·왜곡한 것에 대해 회사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제 판단이다. 이미 법적 조처를 취하고 있으므로, 그 이상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수이사(현 여권이사, 구 야권이사)들이 '핵탄두 발언'을 특정해 따져 묻자 그는 "기억이 안 나는 걸 제가 억지로 답변을 해야 하나? 6년 전 임원회의에서 한 발언을 제가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나?"라며 "제가 30여 년 기자생활을 한 사람이다. 핵탄두 같은 그런 객관적이지 않은 단어를 쓰지 않는 사람이다. 제 기사 쓰는 스타일이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또한 고 사장은 "자꾸만 도청했다고 기정사실화하지 마세요. KBS는 도청한 적이 없다"며 "(보도본부장일 당시) 기자에게 도청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제가 받았다"고 밝혔다.

    ◇ "윤도현 출연 막은 적 없다"… 부당인사 의혹도 부인

    국정원은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 방안' 보고서를 통해 △간부급 기자·PD의 성향 사찰 후 퇴출 주도 △새노조와 새노조 전신인 사원행동 출신 직원들 배제 강조 △김 사장의 최측근 특별관리 △부사장과 본부장급 거취는 김 사장과 협의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문건 작성 시기는 MB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 임기 중(2010년 6월)이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18. 국정원에 '좌편향' 낙인 찍힌 KBS 기자·PD들 "참담하다")

    이에 앞서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의 출연을 배제한다는 의혹은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지난 2010년 제기한 바 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퇴출 운동을 벌인 문화예술계 인사 82명 명단을 공개하면서 이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사진=자료사진)
    국정원의 KBS 사찰 의혹 문건에 대해서도 고 사장은 별반 다를 바 없는 입장이었다. 그는 "KBS 좌편향 간부를 반드시 퇴출하라고 써 있는데 좌편향 그 간부들이 현재 KBS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보고서가 신빙성이 있는가 저는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연예인들 일부가 방송에서 퇴출됐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로 김미화 씨는 시청률이 떨어져서 (뺐다고) PD가 말한 걸로 안다. 또, 제가 윤도현 씨 (출연을) 막았다고 그러는데 저는 기억이 없다. 제가 이런 데 개입한 적도 없다. 그 이상 국가 문서에 대해 파악한 게 없고,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것도 아니고, (문건에) 사실이 아닌 것도 많아서 그 이상 회사 차원에서 보고드리기는 좀 어렵다"고 설명했다.

    MB 정권 때 KBS 내에서 벌어진 부당인사(잦은 부서 변경, 급작스런 지방 발령 등)에 대해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제가 그 당시 인사라인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내용에 대해) 일일이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요청했고 손해배상소송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다수이사(현 야권이사, 구 여권이사)들은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과 국정원의 KBS 사찰 의혹에 대해 상정 여부부터 따지자고 주장하는 등 논의하기를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우석 이사는 "세간에서 제기된 의혹 모두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필요가 있느냐. (이사회에서 얘기됨으로써) 부풀려질 수 있고, KBS 발전에 굳이 도움이 안 된다면 (안건으로) 상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의 KBS 사찰·개입 의혹은 정말 제가 냉정하게 봐도 의혹을 위한 의혹에 불과하다. 특정 노조(새노조)가 목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냈다는 의혹도 있다"며 "(두 안건 관련) 논의가 너무 소모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차기환 이사는 "제가 판사할 때는 서류에 담겨있는 건 신뢰했고, 국가기관·공공기관에서 만든 건 절대적인 신뢰를 했다. 하지만 최근 경험에 비춰보면 (문건에 있는 내용의 신뢰성은) 상당히 흔들린다"며 "의혹제기한 걸 사실로 전제해 추궁하듯이 진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현 야권이사 김경민 이사는 11일 '일신상의 사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퇴서를 보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공영방송 이사회의 야권이사가 자진사퇴한 것은 2번째가 됐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야권이사인 유의선 이사는 지난달 8일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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