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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러 잠수함 北에 수출한 日통일교계 기업 '토엔쇼지' 실체 확인



종교

    [단독] 러 잠수함 北에 수출한 日통일교계 기업 '토엔쇼지' 실체 확인

    통일교 신도 서재호 대표, "잠수함 아무것도 제거하지 않았다"...北 SLBM역분해 가능성 ↑

    북한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천문학적 규모의 대북 투자를 해온 통일교가 숨은 조력자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얼마 전 통일교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한 인사가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조에 사용된 CNC밀링머신이 통일교기업과 관련이 있다는 폭로를 한 데 이어 미국 선데이저널이 1994년 월터 먼데일 주일대사가 작성한 <러시아 잠수함과="" 통일교="">보고서를 이용해 북한과 통일교의 커넥션을 보도했다. CBS는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에 러시아산 잠수함을 수출한 무역회사 토엔쇼지(東園商事, Toen Shoji Inc.)를 카메라에 담았다. <편집자 주="">

    사진은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 미사일(좌)과 경기도 가평 통일교 천정궁(우).

     


    ◇ 北에 러시아산 Golf-Ⅱ급 잠수함 수출 통일교계열 ‘토엔쇼지’ 소재 첫 확인

    지난 1993년 북한에 러시아산 Golf-Ⅱ급 잠수함을 수출해 일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토엔쇼지(Toen Trade Inc). 토엔쇼지가 당시 북한에 수출한 Golf-Ⅱ급 잠수함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이 장착 가능하다. 육상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더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Golf-Ⅱ급 잠수함은 원자력 추진 핵 잠수함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SLBM을 장착해 수중 발사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국내에서 일부 군사전문가들에게만 알려졌고, 북한에 잠수함을 수출한 회사가 통일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CBS 취재진이 국내 언론사 최초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토엔쇼지의 행방을 찾아냈다. 일본 현지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수소문 끝에 찾아간 토엔쇼지는 도쿄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스기나미구 구가야마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엔쇼지는 지난 1991년 시바다 아리요시(紫田在慶,서재호)를 비롯한 통일교 신도들이 설립한 무역회사이다. 취재진이 입수한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토엔쇼지 설립목적은 식료품과 한방 원재료, 수산가공물, 공예품 등의 수출입을 하도록 돼 있다. 잠수함 거래는 등기부등본상 확인되지 않았다.

    1994년 2월 먼데일 주일 미대사는 <러시아 잠수함과="" 통일교="">란 제목의 비밀전문을 통해 “쉬바타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무역회사 토엔쇼지가 러시아의 잠수함을 고철로 매입해 북한에 판매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시바다는 한국이름 서재호로 통일교 신자”라고 미국 정부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주간 아사히는 “토엔쇼지가 러시아 군수업자와 지난 1993년 11월 16일 잠수함 2대를, 11월 19일에는 추가로 잠수함 10대를 구매한다는 계약을 체결했고, 1994년 1월 현재 1대에 대한 선금을 지급한 상태”라고 폭로했다.

    이 보도로 궁지에 몰린 서재호는 당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에 수출한 잠수함은 단지 고철일 뿐 절대로 군사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고, 중요 군사장비는 모조리 제거했다”고 항변했다.

    도쿄 스기나미구에 위치한 통일교계 기업 '토엔쇼지'. 토엔쇼지는 지난 1993년 러시아산 골프2급 잠수함을 북한에 매각한 무역회사로 대표가 재일교포 통일교 신도다. 국내 언론사 최초로 토엔쇼지 소재가 확인됐다.

     


    토엔쇼지의 법인등기부등본. 식료품, 수산가공물, 중고자동차 부품 등을 취급한다고 나타나있다.

     


    ◇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北 Golf-Ⅱ급 잠수함 역설계 통해 잠수함 제작" 밝혀

    하지만,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등 미국의 권위적인 군사전문지들은 토엔쇼지에 의해 북한에 수출된 러시아산 Golf-Ⅱ급 잠수함에 장착됐던 SLBM이 북한 미사일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러시아 잠수함과 통일교’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우리 국방부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지난 2015년 1월 국회 국방위원회 제333회 회의에서 당시 한민구 국방장관이 북한의 Golf-Ⅱ급 잠수함의 수직발사관 기술원천에 대해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을 통해 역설계를 해서 잠수함을 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

     


    ◇ 통일교 신자 서재호, "잠수함 아무것도 제거되지않았다" 실토..北 SLBM 결정적 기여 가능성

    한, 미 군사당국의 의심은 맞았다. 서재호는 1994년 5월 24일 미국의 통일교 매체 워싱턴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매각한 잠수함이 단순 고철이 아니란 사실을 실토했다.

    서재호는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남겨졌다. 아무것도 제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Golf-Ⅱ급 잠수함의 가장 중요한 무기체계인 수직발사관(VLS)과 미사일 시스템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북한에 넘어갔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사실도 국내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다.

    1994년 당시 일보 도쿄신문에 보도된 토엔쇼지의 잠수함 매각 의혹.

     


    ◇ 통일교, “서재호 개인사업” 해명...당시취재 日 아리타 의원, “잠수함 매각 통일교 내부 정보”

    취재결과 토엔쇼지의 대표 서재호는 1982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통일교 합동결혼식에서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이후 1990년 일본으로 이민 귀화한 뒤 이듬해인 1991년 2월 13일 무역회사 토엔쇼지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은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던 해이기도 하다. 문선명 총재는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에서 천문학적 대북투자를 약속했다. 일본 주간문춘에 따르면 당시 통일교 측이 제시한 투자금액은 4천 500억엔(한화 4조 2,224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문선명 총재와 김일성 주석 회담이후 북한 내 평양자동차총회사 설립과 보통강호텔, 안산관호텔, 세계평화센터 건립, 금강산관광 등 통일교의 대북사업이 쉴 새 없이 진행된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일본 통일교 쇼토본부는 “서재호는 과거 통일교 신자였으나 현재는 통일교 신앙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서씨의 개인적 사업과 통일교는 전혀 무관하며 일체의 의혹에 대해 통일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통일교 측의 해명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은 당시 기자 신분으로 통일교와 북한 커넥션을 최초로 폭로했던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민진당 의원을 만났다.

    아리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통일교의 평양 보통강호텔 설립과 관련한 기사를 2번 썼는데 통일교 내부자들의 여러 가지 증언이 있었다”며, “일본 통일교 관계자에게 제보를 받고 잠수함 매각에 대한 한 취재를 했다”고 밝혔다.

    또, “토엔 쇼지가 통일교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통일교 내부 고발이 있었고, 사실 확인을 해가면서 기사를 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조총련 계열의 회사는 감시를 받기 때문에 감시를 피하기 위해 토엔쇼지를 이용한 것 같다”며, “서재호가 수출한 Golf-Ⅱ급 잠수함이 무기로 전환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일교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4년 전 통일교와 북한 커넥션을 파헤쳤던 아리타 요시후 민진당 참의원이 CBS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SLBM 실험 발사와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통일교 측, “현재 통일교 신자 아냐” 석연찮은 해명..사광기 전 세계일보 사장 인맥 알려져

    서재호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는 통일교 측의 해명도 석연찮다.

    CBS가 단독 입수한 자료 <통일세계> 1984년 10월호에따르면 서재호씨의 통일교 전력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서재호 는 1978년 8월부터 1985년 10월까지 통일교 청년 전위조직인 원리연구회 소속 학사장과 서울 서부학군장, 대학순회전도단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교 대학순회전도단장은 통일교의 목회자를 교육하는 책임자이다.

    합동결혼식을 통해 일본 여성과 결혼한 서재호는 1990년 일본으로 귀화해 쉬바타 아리요시로 개명한 뒤 토엔쇼지를 설립한다. 이후 1992년 러시아에서 철도레일과 군용차를 수입해 북한 판매하고, 1993년 9월에 북한 무역회사와 합영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해 11월에 러시아산 Golf-Ⅱ급 잠수함을 곧바로 북한에 매각했다.

    서재호는 현재도 토엔쇼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광기 세계일보 전 사장 등 통일교 수뇌부와도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 토엔쇼지, 北 잠수함 수출 제재 못한 日정부..“통일교와 자민당 정권 유착”

    그렇다면 토엔쇼지가 별다른 제재 없이 북한에 러시아 산 잠수함 수출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일본 통일교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통일교와 자민당 정권의 유착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지난 30년 동안 일본 통일교 피해사례를 조사해 온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이하 일본변련) 야마구치 히로시 회장(변호사)은 “일본에서 50여 년 동안 활동해 온 승공연합을 통해서 자민당과 통일교 관계가 긴밀해질 수 밖에 없었다”며, “통일교는 선거 때마다 많은 자금과 조직원을 보내면서 자민당을 도왔다”고 말했다.

    아리타 민주당 의원은 “(통일교의 대북 지원이 미사일로 돌아오는 상황에 대해)아베는 현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국회에서 문제 제기를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사일 위협’ 계속 北 김정은, 통일교에는 ‘문선명 5주기’ 조전

    예측 불가능한 미사일 도발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그러나 김 위원장이 통일교 측에 문선명 교주 사망일에 맞춰 수년 째 조전을 보내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5년 문선명 교주 사망 3주기에 보낸 조전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문선명 선생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나는 한학자 총재와 유가족들이 문선명 선생의 유지를 계속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보냈다.

    지난 달 문선명 교주 5주기에서도 추모메시지와 화환을 보내왔다.

    통일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상권 전 평화자동차 사장은 한학자 총재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북핵으로 인한 긴박한 상황에서 북한을 방문해 참아버님 천주성화 5주년을 알렸다”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추모화환과 추모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 서기장은 현재 북한이 어려운 입장이어서 위원회의 이름으로 보냈지만,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통일교 행사 참석 눈길.. "문선명 총재 우리 시대 밝은 빛" 축사

    이런 가운데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바른정당, 3선의원)은 지난 달 문선명 교주 사망 5주기 행사로 진행된 천지선학원 기공식에 참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축사에서 “세계 속의 한 국인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 인류 한 가족’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오신 총재 양위분의 삶과 업적을 전시하는 평화박물관 설립을 축하한다.”고 말한 후“ 천지선학원에서 평화문화를 확산하는 평화의 사도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준비 해 온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평화비전과 실천은 우리 시대에 밝은 빛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통일교와 북한 커넥션의 비밀을 폭로하는 책 <통일교 제국주의=""> 출간을 준비중인 김희선 박사(前선문대 대학원 객원교수)는 "통일교는 기업을 결합한 종교비즈니스 제국의 성격을 띤다"며, "서재호의 잠수함 판매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기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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