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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화산', 황금연휴 여행객 불안에도 "환불은 불가"



사건/사고

    '발리 화산', 황금연휴 여행객 불안에도 "환불은 불가"

    정부 '여행자제' 요청에 여행사 "아직 위험한 상황 아냐… 환불 규정상 어려워"

    (사진=자료사진)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있는 아궁화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반세기 전인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해 10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아궁화산은 분화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여행경보를 황색단계(여행자제)로 격상하자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발리 여행을 계획한 국내관광객들도 덩달아 여행을 취소하는 등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아직까지 화산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환불엔 난색을 표하고 있다.

    ◇ '연일 500여회' 화산지진… 여행취소 문의 잇따라

    대학생 이모(21) 씨는 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연휴를 맞아 가족과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반세기 전, 1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아궁화산이 재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주변에서도 '괜찮겠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들리자 이 씨는 여행취소를 고민하고 있다.

    연일 500여 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아궁 화산의 분화가 임박했다는 보도에다 외교부 역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공식 발표하자 이 씨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7만50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이 씨와 같은 가족여행객은 물론 신혼여행을 계획한 예비부부들도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각종 인터넷커뮤니티엔 발리여행 취소문의와 함께 태국, 하와이 등 다른 여행지를 알아보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발리 여행에 대한 글 (사진=온라인 캡처)

     

    국내 여행객들의 취소 여파는 발리 현지로도 이어지고 있다. 발리에서 숙박업소 에어비앤비 빌라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36) 씨는 "이달 외신에 아궁화산 폭발위험이 보도된 직후 예약고객 절반이 취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행사 측은 주요관광지가 화산으로부터 70km 이상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위험은 없다고 밝혔지만 여행객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분화로 인한 직접적인 위험은 없다하더라도 실제 분화로 인해 발생한 화산재가 항공기 결항과 야외활동 제한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실제로도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당시, 분출된 화산재는 곧장 항공대란으로 이어져 비행기 결항이 장기간 지속되기도 했다.

    한 여행객은 "(발리로) 가는 것보다 이후 귀국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크다"며 "화산재로 3~6개월 동안 비행기가 뜰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 여행사 "천재지변, 아직 지켜봐야"… 현재 상황서 환불엔 난색

    이처럼 여행객들의 취소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환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정부가 발표한 여행경보 2단계인 '황색경보(여행자제)'는 여행사 규정상 환불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다. 항공기와 숙박업소 역시 정상운행하는 현 상황에서 취소로 인한 항공과 숙박 위약금 등은 모두 여행객이 부담해야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경보 4단계 중 2단계는 환불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3단계(철수권고) 이상부터 여행사 자체적으로 검토한 뒤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산 폭발이 실제 일어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의 여행취소는 고객에게 취소사유가 있는 상황이라 여행사에 귀책사유는 없다"며 "항공기 결항과 숙소 운영에 문제가 생길 경우엔 해당 항공사 등에서 환불을 하며 여행사도 약관에 따라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행객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여행객은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여행을 못 가게 되는 것인데 고객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냐"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예정대로 가겠다는 이들과 발리행을 취소하고 다른 여행지를 물색하는 사람들로 나뉘고 있다.

    여행을 취소한 이들은 다른 여행지를 물색하는 한편 이미 예약해둔 발리 지역 숙소를 양도하기 시작했다. 한 여행객은 "가족반대로 여행을 취소했다"며 "호텔과 수영장 3박4일 이용권을 양도하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양도글을 올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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