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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질·인격살인해 온 국정원, 언론파괴공작도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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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질·인격살인해 온 국정원, 언론파괴공작도 조사해야"

    [현장]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언론장악' 조사 촉구 기자회견

    "국정원은 음습한 과거를 양지로 드러내 바싹 말려야 한다. 국정원은 그동안 무명의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고 있는 진실은 무명의 헌신이 아니라 무명의 댓글질, 무명의 범죄, 무명의 인격살인이었다. 법대로 하자. 법대로 해서 응당한 대가를 치르고 진정한 국민의 정보기관,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_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앞에서 '국정원의 언론 파괴 공작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황진환 기자)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파괴공작'을 국정원 개혁위원회 적폐청산 TF 조사 항목으로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등의 문건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이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이 국정원으로부터 퇴출운동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국정원 차원에서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문건이 생산됐고, KBS-MBC 내부에서 이같은 계획이 실행됐다는 증언이 잇따르지만, 정작 '언론장악' 부분은 국정원 개혁위 조사 과제 13개에 포함되지 못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항목이 들어갔을 뿐이다. 이에, 언론시민단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이루어진 '언론파괴공작'도 조사 대상으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포함해 언론파괴공작 문건을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국정원 개혁위는 문건 일부 내용을 발췌해 공개했을 뿐이다. 이런 무성의한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정원이 작성한 KBS-MBC 관련 문건을 언급하며 "언론노조 조사 결과, 이 문건은 단지 계획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실행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건은 2010년에 만들어진 2건이지만, 2008년부터 박근혜 정부 내내 이러한 공작이 지속됐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원은) 언론파괴공작을 전면적으로 진상조사해야 한다. 내용(공개)뿐 아니라 내부 기획자, 협력자가 누구인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만약 위법한 사실이 있다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 물어야 국정원이 바로서는 것이고, 국민 앞에 지난 과오를 사죄하며 민주주의를 다시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정원의 '주시 대상'으로 꼽혔던 KBS, MBC, SBS의 현업언론인들도 참석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지난 4일 고대영 사장-이인호 이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걸고 파업을 시작해, 현재 23일째 파업 중이다. 새노조 오태훈 수석부본부장은 국정원이 공영방송 운영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참 힘들었고 국민을 볼 낯이 없었다. 정권에 부역한 일부 사장, 간부들에게 짓밟혀 KBS를 당당히 돌려드리지 못해서 그랬다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그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KBS를 정권에 헌납한 배경에는 국정원의 크나큰 개입이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수석부본부장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제대로 된 방송을 하라고 내 주신 수신료가 국민에게 쓰이지 않고, 정권 입맛에 맞는 보도에 쓰였다는 건 중요한 문제다. KBS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문제"라며 "개혁위는 (국정원이) 공영방송에 개입한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환 MBC PD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역시 23일째 파업 중인 언론노조 MBC본부의 이우환 PD는 그간의 부당인사 경험을 전하며 "저는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이 세 사람이 독자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해서 각계 기자·PD·아나운서를 타격하는 줄 알았는데, 제가 9년 동안 국정원에 의해 조종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MBC 사측이 자신을 '언론노조 출신의 좌빨 종북 노동자', '노동자 성향의 아이템만 찾는 PD'로 규정한 후 조직에서 배제시켰고 결국 스케이트장까지 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에 요구한다. 2010년(에 만들어진) 문건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2011~2016년도 말까지의 자료를 다 공개하라. 이건 국가기밀자료도 아니다. 지저분한 사찰 자료일 뿐이다. 이걸 빨리 공개해 국정원 개혁과 언론 개혁의 중요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이 밝혀져 내부가 들끓었던 SBS에서는 국정원이 공영방송뿐 아니라 민영방송도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을 짚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SBS에서는 1명의 대통령 비서실장과 5명의 홍보수석을 배출했다. 이들은 국정원과 결탁해 민주주의를 농단했던 핵심 역할을 했다"며 "망가진 건 공영방송뿐만이 아니었다. 민영방송 SBS는 국정원이 나서서 장악할 이유가 없었다"고 개탄했다.

    윤 본부장은 "국정원은 (관련 자료를) 찔끔찔끔 흘릴 것이 아니라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음습한 과거를 양지에 드러내 바싹 말려야 한다"며 국정원 개혁과 언론 개혁 모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과정에 국정원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오늘(26일)은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환 MBC PD, 정재홍 MBC 'PD수첩' 전 작가가, 내일(27일)은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의 출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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