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 이날 우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모든 정신을 집중한 듯 어울리지 않는 양복 상하의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21일 국회 본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노컷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 당일인 2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눈에 띄는 녹색 넥타이를 맨 채, 상의와 하의 색이 다른 양복을 입고 국회에 등장했다. 양복은 상‧하의 색이 같기 마련인데, 서로 짝이 아닌 옷을 입고 나온 것이다.
앞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지연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등을 잇따라 겪으면서 마음을 졸였던 우 원내대표가 정신없이 출근하면서 상.하의를 맞춰 입지 못한 것이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부결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의원들의 만류에 자리를 유지했다. 이번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처리가 야3당의 반발로 전망이 밝지 않자, 이번에도 부결되면 원내대표를 사퇴한다는 ‘사즉생’의 각오로 임했다.
원내대표실의 한 관계자는 “대표가 양말도 빼놓고 나왔다”며 “그만큼 온통 정신이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쏠려 있었던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상하의를 짝짝이로 입고, 양말도 신지 않은 채 나오면서도 ‘녹색’ 넥타이는 챙겨 나왔다. 넥타이 색이 우연히 녹색이라 ‘협치’, ‘국민의당에 대한 구애’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 넥타이는 고(故)김근태 의장의 유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넥타이에 대해 "존경하는 김근태 선배님의 유품으로 중요한 결단, 결정할 때 늘 이 넥타이를 맨다"며 "김근태 선배가 갖고 있던 민주주의 사랑을 구현하는 마음가짐을 넥타이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넥타이는 김 의장이 고인이 된 뒤 부인인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을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자르기', '땡깡' 발언 등으로 야당에 강경 발언을 했던 추미애 대표는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위해 최대한 몸을 낮췄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2017 국민미래포럼’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총도 빠진 채 행사장에 갔다.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위한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홍 대표와 안 대표가 불참하며 이들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고 주 원내대표에게는 바른정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한국당에 들어간 조경태 의원을 만난 추 대표는 두 손을 꼭 잡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해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국민의당 의총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추 대표는 오찬 약속도 취소한 채 국회로 돌아와 또 다시 안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난 추 대표는 외면한 채 돌아서는 김 원내대표를 붙잡아 '팔짱'을 끼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가 대화를 나누는데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