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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 "'찌질 연기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는 반응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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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록 "'찌질 연기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는 반응 즐거워"

    [노컷 인터뷰] '죽어야 사는 남자' 강호림 역 배우 신성록 ①

    지난달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석유 부자 장인어른을 만나게 되는 철없는 사위 강호림 역을 맡은 배우 신성록 (사진=이한형 기자)

     

    지난 7월 19일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는 꾸준히 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지켰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14.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중동의 거부 만수르와 같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다가, 딸을 찾아오지 않으면 국가가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결정에 한국에 오게 되는 백작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가족극 '죽어야 사는 남자'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의 최민수에게 많은 부분을 기댄 드라마다.

    하지만 최민수와 '개그 듀오'를 꾸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신성록도 극중 활약 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공신이다. 그는 알리 백작의 딸 이지영A(강예원 분)의 철없는 남편 강호림 역을 맡아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마지막 방송 당일까지 촬영을 했던 강행군을 마치고, 더 이상 새벽에 촬영장에 나가지 않아 드라마 끝난 게 실감난다는 배우 신성록을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엔딩, 신성록의 생각은?

    7월 19일 시작해 꾸준히 수목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던 MBC '죽어야 사는 남자' (사진=MBC 제공)

     

    '죽어야 사는 남자'는 '메리대구 공방전', '앙큼한 돌싱녀' 등 코믹 요소가 잘 버무러진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고동선 감독의 작품으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듯 '빵빵 터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24일 마지막회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엔딩이 나왔다. 알리 백작과 가족들이 보두안티아행 비행기를 탔다가 무인도에 조난당하면서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다소 뜬금없는 결말은 엉뚱하게 '시즌2설'을 낳았다. '파리의 연인', '발리에서 생긴 일' 등 엔딩 논란이 있었던 과거 작품까지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신성록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 생각 없이 찍었다"며 웃었다. 그는 "생각하는 결말에서 조금 엇나가는 게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이 나서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아리송했다"면서도 시즌2에 대한 제안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강예원과는 이런 농담도 나눴다. "해피엔딩으로 금세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보다는 논란 속에 오래도록 더 기억에 남는 엔딩일 수도 있다"고.

    극 초반 일부 설정과 장면 때문에 이슬람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되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는 그 (장면을 찍는) 현장에 없었고 출연하지 않았지만 저 또한 무지했던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희화화를 통해 뭔가 얻으려고 하는 등 악의를 가지고 한 것은 정말 아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용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코믹 연기 원 없이 했다"

    신성록이 맡은 강호림 역할은 인물소개부터 웃기다. 점쟁이 말대로라면 '영부인의 팔자'를 타고 태어난 남자이기 때문이다. 든든한 처갓집을 배경으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을 남몰래 부러워하며 고졸 아내를 원망하다, 엄청난 부자 장인을 내연녀의 아버지로 착각한 지지리도 운 없는 인물이기도.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인물은 거리낌 없이 해치고, "건강관리 잘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남긴 이재경 ('별에서 온 그대) 등 선명한 악역으로 기억되는 신성록은 적어도 '죽사남'에선 없었다.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는 빈틈 많은 강호림이 있었을 뿐이다. '코믹'을 주 종목으로 했던 적은 많이 없었던 그도 스스로 "원 없이, 후회 없이 한 것 같다"고 밝힐 만큼.

    배우 신성록 (사진=이한형 기자)

     

    그는 포털 실시간 댓글에 나타난 대중의 반응을 보면서 "아, 내가 악역으로 많이 각인돼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악역을 하던 배우가 대놓고 '웃겨주니' "더 크게 박수쳐 주시는 것 같았다"고.

    "악역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찌질한 연기를 재미나게 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일괄적으로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반응이 즐거웠어요. 예상치 못한 걸 꺼내놨을 때 (대중이) 즐거워하시는 걸 보면, 저는 당사자라 그런지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 모 아니면 도처럼 보였던 '죽사남'에 끌린 이유

    인터뷰에서 그는 '신선함'과 '새로움'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라고도 강조했다. '죽사남'은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던 그의 취향을 저격한 작품이었다.

    "매번 그럴 수는 없지만 배우가 작품 출연하는 데 명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일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인지를 봐요. 그 다음에 제가 하는 캐릭터를 남들과 다르게 나만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지를 보고요. ('죽사남'은) 이야기 자체가 너무 참신했어요. 이런 소재는 이때까지 없었어요. 남들이 했던 걸 우리가 리바이벌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백작님(최민수)만 정해졌을 때 캐스팅됐는데 그때 최민수 선배님? 했어요. 대발이 연기 말고는 코믹연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하면서요. 일단 그것부터 새로웠죠. 뭔가 흥미롭고 재미있겠다는 생각. 이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느낌을 보여준다면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성록은 '죽사남'을 코믹 속에도 따뜻함이 있는 대본과 순발력 넘치는 연출이 결합된 작품으로 기억했다. 고동선 감독의 연출 포인트를 묻자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 싶지만 제 입장에서 받은 느낌만 말하자면 두뇌가 명석하고 성격이 급하시다"고 답했다.

    이어, "호흡과 콘티를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빠르시다. 하지만 필요없는 건 찍지 않는다. 간단하게 촬영하는 것 같은데도 방송을 보면 커트가 없어서 비어보이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안 드는 몇 안 되는 연출자라고 생각한다. 소통도 잘 됐다"고 부연했다.

    김선희 작가에게는 종방연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웃고 가볍게 지나갈 만한 상황에서도 따뜻한 정서가 있었던 것 같다"

    '죽사남'은 시청률은 물론 신성록이 '이렇게까지' 코믹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를 입증한 작품이었다. 그는 "1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별그대' 빼고 (동시간대) 1위는 처음이라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며 "(캐릭터 면에서도) 전작보다는 입체적으로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노컷 인터뷰 ② 신성록 "최민수와 베스트커플상, 땀흘린 보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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