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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아나운서들이 함께 외친 "김장겸-고대영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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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KBS 아나운서들이 함께 외친 "김장겸-고대영 퇴진"

    [현장] 언론노조 MBC본부 집회… "조속히 마이크 앞으로 돌아오라"

    MBC 아나운서들이 '총파업 지지'를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을 찾은 KBS 아나운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KBS 아나운서들이 먼저 제작·출연거부 중인 MBC 아나운서들을 찾아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 만나면 좋은 친구 MBC"를 만들자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MBC 아나운서들이 주축이 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특별한 손님이 있었다. 바로 '영원한 맞수'이자 '동지'인 KBS 아나운서들이었다. 9월 4일 0시부터 동시 총파업에 들어가게 되는 KBS-MBC 아나운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응원했고 동시에 '승리'를 기원했다.

    김범도 MBC아나운서협회장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인 KBS아나운서협회원들이 여기에 방문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유배 생활할 때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얼마나 영향을 받았냐면 피켓 문구를 쓸 때 저도 모르게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라고 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생의 우정을 가져가고 싶다"는 김 협회장의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윤인구 KBS아나운서협회장은 "식사는 제대로 하시면서 싸움을 하고 계신 건지 모르겠다"고 안부를 먼저 물었다.

    윤인구 KBS아나운서협회장이 31일 오전 언론노조 MBC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윤 협회장은 '오늘 오르는 무대가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하라'는 가수 이미자의 말을 언급한 후 "(MBC 아나운서들은) 5년 전 그날(2012년 170일 파업 이후)이 마지막 방송이었고 더 이상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 비통함은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할 아픔이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MBC 아나운서들이 없는 KBS 아나운서들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서로가 존재하기에 위안 삼았고 든든했다. 이들이 라디오, TV에서 안 보인지 꽤 오래 됐다. 이제 그 친구들에게 마이크를 돌려줄 때"라며 "MBC 동료들을, 특히 MBC 아나운서들을 응원한다. MBC 아나운서들이여, 조속히 마이크 앞으로 돌아오라"고 전했다.

    KBS 이광용 아나운서는 "2008년 8월 8일 이후 KBS의 많은 사람들도 고생을 했지만 우리는 힘들었다고 함부로 얘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MBC 동료들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도 저성과자로 낙인찍히기도 하고 원하는 방송을 못 맡는 상황도 겪어보긴 했지만 그래도 KBS 아나운서들은 마이크를 완전히 뺏기지는 않았고 아나운서실을 지킬 수 있었다. MBC 아나운서들의 고난의 시간은 감히 힘들었다는 투정을 저희가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9월 4일 월요일부터 김장겸을 몰아내고 고대영을 몰아내는 투쟁은 감히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그 길에서 끝까지 함께해서 김장겸, 고대영, 고영주, 이인호를 몰아내고 두 공영방송 꼭 되살렸으면 한다."

    MBC본부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발언 말미, 이 아나운서는 MBC 김민식 PD가 시작해 어느덧 16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공범자들'에도 나온 바 있는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제안했다. 덕분에 상암MBC 로비에서는 MBC본부 노조원들과 KBS 아나운서들이 같이 외치는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가 울려퍼졌다.

    KBS 최원정 아나운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공영방송이었는데 2008년 어느 순간부터 같은 운명을 짊어지고 가는 입장이 된 것 같다"며 "MBC 아나운서들은 상식적인 사고와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TV와 라디오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꼭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아나운서는 "좋은 세상이 와서 (KBS-MBC 아나운서들이 다시) 방송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2017년 9월이 어느 때보다 푸르르고 뜨겁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MBC본부 노조원들과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외치는 것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집회 사회를 맡은 허일후 아나운서는 "MBC와 KBS가 나란히 함께 걸어가는 이 모습이 보기 좋다"며 "늘 동지인 두 사장님(김장겸-고대영)도 나란히 함께 걸어나가실 수 있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싸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김장겸은 레드카드, 즉각 퇴장하라!"

    MBC본부 집회에 참석한 스포츠국 기자들이 "YOU'LL NEVER WALK 언론"이라고 쓰인 응원 수건을 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MBC본부 집회에는 아나운서들뿐 아니라 이미 제작거부 중인 수많은 부서·직군의 노조원 등 4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스포츠국 구성원들은 사비로 마련한 '돌아와요 마봉춘' 구호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축구팬들에게는 익숙한 응원 수건을 펼쳐 보였다. "YOU'LL NEVER WALK '언론'(ALONE)"이라고 쓰여 있는 수건이었다.

    조승원 기자는 파업에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다는 응원의 편지를 받았다는 사연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렇구나, 해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조 기자는 파업 돌입 이후인 9월 중순쯤 잠실야구장에서 MBC 구성원들의 뜻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대형 펼침막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50명이 모이면 잠실야구장 외야 한 블럭을 점령할 수 있다"며 "야구는 3시간 반~4시간 반까지 하고 풀샷도 있다. 안 걸릴(화면에 안 잡힐) 수가 없다. 저희(스포츠국) 8명이 있으니 242분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오늘 저녁 진행되는 이란전 골대를 주목해 달라고 귀띔한 조 기자는 "김장겸은 레드카드, 즉각 퇴장하라!"라는 구호를 집회 참석자들과 한목소리로 외쳤다.

    한편, 내달 4일 0시부터 MBC와 KBS에서는 각각 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 주최로 총파업이 시작된다. 2012년 언론사 연대 파업 이후 5년 만의 '동시 총파업'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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