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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케어의 '위력'…보험업계, 정해진 거 없어도 '걱정이 태산'



금융/증시

    문재인케어의 '위력'…보험업계, 정해진 거 없어도 '걱정이 태산'

    보험업계, "지켜보자" 입장이지만 강압적 분위기는 '우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가 보험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위력적이다. 금융당국은 공보험인 건강보험 체계 개편에 따라 사보험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천명하는 한편, 보험사들에 공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보완 기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강압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괄호 안의 비율은 2014년 전체 의료비 중 점유율을 나타낸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문재인 케어는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의료비 전체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의료비는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급여' 항목과 그렇지 않은 '비급여' 항목으로 나뉘는데, 3천여개의 비급여 항목을 2022년까지 없애겠다는 것이다. 비급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가격이 천차만별로 날뛰면서 '국민의료비 급증 문제'로까지 불거진데 대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공보험과 맞물려 있는 사보험 체계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은 급여와 비급여 구조를 전제한 상품이었다. 그런데 이번 건보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르면 공보험이 급여와 예비급여 구조로 바뀌면서 비급여가 사라지게 된다"며 "이 구조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 지 분석해서 실손보험 상품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급여의 통제를 통해 보험사의 가격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료비 항목에 대한 가격 통제를 확실히 하게 되면, 비급여가 통제되지 않아 손해율이 높았다고 주장했던 보험사들의 주장이 힘을 잃기 때문이다. 당장 금융당국은 문재인 케어로 인해 보험사 손해율 구조에 중대한 변경이 생길 것으로 보고 복지부와 함께 이러한 것들을 분석해 보험료를 어떻게 정하는게 적정한지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포용적 금융'도 보험업계에 주문했다. 보험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질병 이력이 있는 유병자나 60세 이상 은퇴자를 위한 실손보험 상품을 올해 말쯤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현재도 유병자나 은퇴자를 위한 실손보험 상품이 있지만, 거의 활성화 돼 있지 않고 가입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업계와 TF를 구성해 이에 대한 논의를 해 왔고 하반기에는 더 논의를 심화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는 유병자나 은퇴자들의 보장 범위를 조금 더 늘리는 방향으로 보험 상품 구조를 어떻게 짤 지 논의하는 단계"라며 "보험료는 이 상품 구조가 정해져야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보험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보험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지만, 우려와 고민 섞인 전망 등을 내놨다. 보험업계의 한 업계 관계자는 건보 보장성 강화 대책과 관련, "자동차보험처럼 제도를 개선해서 손해율이 내려가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낮추는 '선순환 구조'가 되는 게 가장 좋다"면서 "이런 개선 효과가 예측되니 그에 따른 반사이익만큼 미리 보험료를 낮추라고 하는 식이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나 은퇴자들의 실손보험 등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위험율이나 수익성 등을 봤을 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국이 하겠다고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험업계는 문재인 케어가 실현되면, 실손보험 시장이 축소되고 상품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미 일부 보험사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돼 있는 해외 사례를 통해 사보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고, 또 다른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품 이외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급여 항목에도 자기 부담금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상품 개발이 활발해 질 수도 있고, 헬스케어 등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 우리 입장에선 당장 손해율이 개선돼 일부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문재인 케어 발표대로 비급여가 사라지고 실손 영역이 적어지면 당연히 보험료가 내려갈 것으로 보지만, 구체적인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아마도 시장 원리대로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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