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여성이 갇혔으나 관리소장이 엘리베이터 파손을 염려해 구조를 막아서면서 45분 동안 갇혀있던 여성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가 고장 나 주민이 갇혔는데도 관리소장이 기계 파손을 우려해 구조를 막는 바람에 안에 있던 40대 여성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쯤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1층에서 승강기가 멈춰섰다.
당시 승강기 안에는 A(42·여)씨가 타고 있었고 승강기 밖에는 A씨의 아들과 친정 어머니가 A씨를 뒤따라 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A씨는 비상벨을 눌러 관리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고, 곧 아파트 보안요원이 출동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구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자 A씨는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이 장비를 동원해 승강기 문 개방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본 아파트 관리소장 B(47)씨가 갑자기 작업을 막아섰다.
승강기 파손이 우려되니 수리기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였다.
다급해진 A씨는 자신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놀란 남편이 3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서야 문 개방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45분 동안 승강기에 혼자 갇혀 있던 A씨가 실신해 인근 병원에서 치 치료를 받았다.
현재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관리소장 B씨에 대한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9구조대원이 승가기 문을 파손하지 않고 개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관리소장이 전문 수리업체를 기다려야 한다며 이 말을 듣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승강기가 추락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