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단독] 제주 500억 구국도 우회도로 부실시공 의혹



제주

    [단독] 제주 500억 구국도 우회도로 부실시공 의혹

    도로포장에 규격미달 골재 사용...전문가 "도로 땅꺼짐" 현상 우려

    제주에서 500억원이 투입된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공사가 부실 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미 공사가 절반 넘게 진행된 사안인 만큼, 부실 공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CBS 노컷뉴스는 지난 7월부터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된 대규모 도로 부실시공의 문제점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단독] 제주 500억 구국도 우회도로 부실시공 의혹
    (계속)


    제주도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제주시 아라-회천 3.8㎞ 구간에 도로폭 24m(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사업 구간이다. (사진=Daum지도 캡쳐)

     

    ◇제주시 아라-회천 3.8㎞ 구간 도로 기반공사 부실 의혹

    제주도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구국도 대체우회도로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제주시 아라-회천 3.8㎞ 구간에 도로폭 24m(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위치는 제주시 월평동(첨단과학단지 입구)~봉개동(번영로)이다. 제주도는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에서 봉개동 번영로로 이어지는 도로망이 구축돼 원활한 교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비는 496억5100만원으로,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4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공사로 현재 3.8㎞ 구간 중 2.3㎞가 완성됐다

    도로 포장 공사가 진행 중인 제주시 아라-회천구간 (사진=문준영 기자)

     

    시공업체는 O엔지니어링과 (주)J종합건설, I종합건설이며, 감리는 H종합기술과 D엔지니어링이 맡고 있다.

    ◇“도로 포장하며 규격 맞지 않는 재료 넣었다“ 땅꺼짐 우려

    문제는 도로 기반공사에 규격에 맞지 않는 골재가 사용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 것이다.

    제보자 A씨는 “규격에 맞지 않는 골재가 도로에 포장됐다”고 폭로했다.

    제주도 도시건설과가 공개한 아라-회천구간 도로포장 계층 단면도. 50㎜ 이하의 골재가 들어가야 하지만, 이곳에 100㎜가 넘는 공인되지 않은 골재가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문준영 기자)

     

    도로 포장의 경우 제일 밑 부분에 300㎜이하의 노체가 들어간다. 노체는 포장 전 맨 바닥을 말한다.

    그 위로 100㎜이하의 노상이 들어가고, 바로 위에 50㎜이하의 보조기층이 들어간다.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은 골재가 들어가는 것이다. 바로 이 보조기층에 50㎜이하의 골재가 들어가지 않고, 자체적으로 돌을 깨 100㎜가 넘는 자갈을 넣었다는 것이다.

    규격이 큰 재료가 들어가면 그 사이에 공간이 발생해 지반이 침하될 수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도로의 ‘땅꺼짐’ 현상이다.

    A씨는 “50㎜ 이하의 골재를 넣어야하는 보조기층에 100㎜가 넘는 자갈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보조기층에 사용되는 골재는 공인된 석재 회사에서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 실제 제주도와 업체가 맺은 시방서에 따르면 보조기층에 사용하는 골재는 모두 구입하기로 돼있다.

    A씨는 “관리가 소홀한 주말에 크라샤(crusher, 돌을 파쇄시키는 기계 )를 이용해 돌을 갈고, 이 돌이 보조기층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업체는 골재 값을 줄이고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세창 정책자문위원은 "보조기층에 골재 규격 기준을 두는 이유는 다짐도를 좋기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규격을 벗어났을 경우 추후 침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말에 현장 방문한 결과 크라샤 작업 이뤄져

    취재진은 지난 7월 주말 현장을 확인했다. 그리고 도로 포장이 이뤄지는 인근 다리 아래에서 크라샤 장비를 발견했다.

    포크레인은 쉼 없이 돌을 크라샤에 집어 넣고 있었다. 이 돌들은 주변 작업 중에 나온 암(巖)을 부순 것이다.

    현장에서 크라샤로 으깨진 돌들은 대부분 100㎜ 이상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은 인근 현장 사무실을 방문해 '왜 구입한 골재가 아닌 일반 돌을 갈아서 사용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7월 주말 제주시 아라-회천 구간 도로 인근에서 크라샤(파쇄기구) 작업을 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들. 돌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사진=문준영 기자)

     

    이에 대해 O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골재)수급이 조금 어려워서 일부는 현장에서 깨서 쓰려고 야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업체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보조기층에 사용되는 골재는 모두 외부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 관계자는 “설계상으로는 골재는 사오는 걸로 돼있다”며 “다만 (크라샤로 작업한 자갈을)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시 구국도대체우회도로 사업(아라-회천) 사무실 현장 (사진=문준영 기자)

     

    취재진은 지난 1일 제주시 아라-회천 구간 공사 관리를 책임지는 제주도청 도시건설과를 방문하고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크라샤 작업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라며 “공사업체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