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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선긋기·역할축소…이재용 전략 의도는?



법조

    모르쇠·선긋기·역할축소…이재용 전략 의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뇌물공여 혐의를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다.

    삼성그룹의 '얼굴마담'을 자처하며 자신의 역할론을 축소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지원은 임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며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 "朴단독면담, '뒷거래' 없었다"

    이 부회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 등의 공판에 피고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2015년 7월 25일 2차 단독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합병 등 현안을 청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회사의 사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결정일뿐,
    자신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그 대가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말씀자료에 담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정부 임기 내에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도 박 전 대통령이 말 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특검이 안종범 수첩 등 정황증거에 의존해 '뒷거래'를 입증하도록 만들어 재판부의 심증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삼성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최지성"

    이 부회장은 "저는 한 번도 미전실(미래전략실)에 소속된 적 없다"며 "90% 이상 삼성전자 일만 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쓰러진 뒤 외부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했지만, 자신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삼성전자'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하거나 삼성합병 과정에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과 면담하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모두 그룹의 '얼굴마담'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 하겠다'고 결정한 배경에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코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최 전 실장이 "삼성그룹의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제 책임 하에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부회장이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삼성그룹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한 대목이다.

    ◇ "최순실‧정유라 지원, 보고 못 받았다"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 특검이 '뇌물'로 규정한 모든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승마지원은 최 전 실장에게 전권을 맡겼고, 나머지 지원과 관련된 문제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야 뒤늦게 현황을 파악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재판부가 뇌물공여 혐의를 일부라도 인정할 경우를 대비해 최 전 실장 등 임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과는 '선긋기'를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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