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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 씨, 당신이 있어서 우리가 행복했습니다



야구

    승엽 씨, 당신이 있어서 우리가 행복했습니다

    국민 타자의 마지막 올스타전 인터뷰

    '진짜 행복했습니다' 삼성 이승엽이 15일 자신의 마지막인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아들 은준 군을 안고 즐거워 하고 있다.(대구=삼성)

     

    '국민 타자'의 11번째 마지막 올스타전이 막을 내렸다. 비록 원했던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는 끝내 이루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을 이뤘고, 받았다. 20년 넘게 자신을 향한 팬들의 변함없는 뜨거운 사랑이다.

    이승엽(41 ·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의 5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1997년 이후 11번째 올스타로 뽑힌 이승엽의 마지막 '별들의 잔치'였다.

    당초 이승엽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얻어 걸려서라도 홈런을 날려 '미스터 올스타'에 오르고 싶다"고 단단히 별렀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MVP, 홈런왕, 올스타전 홈런더비 킹 등 숱한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미스터 올스타와는 인연이 없었던 까닭이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올 시즌 대미를 장식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날 그동안 무수히 날렸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쳐 경기 MVP가 무산됐다. 2홈런 3타점 3득점의 최정(SK)이 선배의 부러움 속에 KIA의 신차 스팅어의 주인공이 됐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이승엽은 경기 후 "팀(드림 올스타)도 이겼고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올스타전을 치렀다"며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런 하나를 치려고 큰 스윙을 했는데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네요. 늙었나 보네요."라면서도 "미스터 올스타에 못 오른 거는 내 복이고, 내 능력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며 웃었다.

    마지막 올스타전, 울컥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경기 시작 전에 (구본능 KBO) 총재님께 헌정 유니폼을 받을 때 조금 뭐가 오더라"면서 "그동안 경기 영상이 (전광판에) 나올 때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승엽이 15일 올스타전에 앞서 자신의 헌정 유니폼을 받는 행사에서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대구=삼성)

     

    이승엽은 그동안 몇 번이나 경기로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 천금의 결승 2루타, 2002년 한국시리즈 극적인 동점 홈런, 2003년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호 홈런,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을 침묵시킨 결승포,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 4강전 눈물의 2점 홈런, 쿠바와 결승전 금메달 결승포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이승엽은 마지막 올스타전 인터뷰까지 팬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홈인 대구에서 올스타전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관중 분들이 함성을 많이 질러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면서 "마지막 시상식 때 이름을 연호해주셨는데 감사한 마음뿐이고 야구를 오래하면서 끝까지 오랜 관심을 많이 받았다는 것에 대해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취재진에게 당부까지 했다. 이승엽은 "원래 표현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게 됐다"면서 "이 인터뷰로 (취재진이 기사로) 인사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했다.

    이승엽은 "진짜 행복하다"고 팬들의 사랑에 취한 표정을 지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는 야구를 잘 해서 행복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야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많은 관심 속에 박수를 받으면서 끝낸다는 생각에 행복감이 그때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의 얼굴은 후반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바로 긴장감이 흘렀다. 이승엽은 "이제 좋은 시절은 끝났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56경기가 남았는데 어떻게 보면 긴 여정이 될 수 있지만 1800경기 이상을 뛴 내게는 짧은 숫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만큼 소중하고 간절한 시간이다. 이승엽은 "그 안에 후회없이 떠나려면 더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을 수도 있다"면서 "프로야구 선수는 결과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최선 다해서 후회없이 시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국민 타자의 마지막 올스타전 인터뷰, 팬들이 있어서 이승엽은 행복했다. 그러나 승엽 씨, 당신이 있어서 우리가 더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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