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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예능은 노잼? 편견 깨고 1주년 맞은 '비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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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예능은 노잼? 편견 깨고 1주년 맞은 '비디오스타'

    [기자간담회 현장]

    11일 오전 11시, 서울 홍대 아만티 호텔에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MBC에브리원 제공)

     

    애초에 자리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수이기 때문에 성패가 대중들에게 보다 분명히 각인된다. 잘 되면 특별히 운이 좋았던 경우로 치부된다. 안 되면 안 됐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을 만날 기회를 뺏긴다. '여성 예능'의 얘기다.

    2016년 7월 12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MC 박소현의 말대로 적당히 소소한 관심 속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차별화 포인트만은 분명했다. MC 전원이 여성이라는 점, 오랫동안 방송되고 있는 인기 예능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라스' 초기를 연상케 하는 'B급 감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등.

    프로그램명이 낯설어 누군가를 섭외할 때 30분 넘게 설명해야 할 정도로 만만찮은 시절을 보냈던 '비디오스타'는 이제 '나 좀 초대해 줘'라는 말을 인사처럼 들을 정도로 잘 자리잡은 예능이 됐다. 목표했던 시청률 1%도 넘겼다. '여성 예능'이 아니라, '예능' 자체가 1년을 버티기 힘든 접전 속에서, '비디오스타'는 꿋꿋하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았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홍대 아만티 호텔에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MC 박소현, 김숙, 박나래, 전효성과 이유정 PD가 참석해 1주년을 맞은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여자 MC가 할 수 있는 예능 많이 없는데 자부심 느껴"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MC 박소현, 김숙 (사진=MBC에브리원 제공)

     

    '무한걸스', '여걸식스', '청춘불패' 등 다채로운 캐릭터의 여성들이 중심에 서는 예능은 찾아보기 힘들어진 현재, '언니들의 슬램덩크' 정도가 시즌2까지 만들어지며 사랑받은 케이스에 속한다. 그런 의미에서 1주년을 맞은 '비디오스타'는 존재만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박소현은 "(작년 제작발표회를 할 때만 해도) 16회 정도 하고 마무리하지 않을까 별 기대가 없었다. 이게 어떻게 1년이 됐나 싶다. 운도 좋았고 여러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숙은 "박소현 씨가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 갈 줄 알았다"며 "박소현 씨 환갑까지 하는 게 제 소원"이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박소현은 SBS '세상에 이런 일이' 19년,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을 비롯한 라디오 DJ 17년 등 '장수MC의 아이콘'으로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숙은 "예전엔 섭외할 때도 설명을 오래 해야 했는데 어느 순간 서로 나오겠다고 줄 서는 프로그램이 됐다. 여성 MC 4명이 진행하는 프로가 인기가 있어 너무 행복하고 앞으로도 쭉 이 인기가 있었으면 한다. 1주년 감동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목 상태가 안 좋아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은 박나래의 소감은 김숙이 대신 전달했다. "예능계의 전원일기를 꿈꾼다고 한다. '비디오스타' 사랑해요."

    중간 투입된 막내 전효성은 "국내에 여자 MC들이 할 수 있는 예능이 많이 없다 보니까 ('비디오스타'에) 자부심이 생긴다. 게스트 분들도 편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며 "'여자 무한도전'처럼 시집 가는 거 다 보고 할 때까지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PD는 "요 근래 1년 가까이 프로그램을 한 게 처음인 것 같다"며 "더 재밌고 알차게 발전하되 저희의 B급 감성 잃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 "놀고 있는 여자 후배들 많아… 여성 예능 기획 좀 많이 해 달라"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MC 박나래, 전효성 (사진=MBC에브리원 제공)

     

    '비디오스타'의 MC들과 제작진은 '비디오스타'가 1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배경에 '여성 예능'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현재의 '비디오스타'가 있기까지 4명 MC의 조합이 큰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예능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프로를 통해 전에 없던 예능감을 뽐내고 새로운 예능 스타로 거듭난 것은, MC들이 자진해서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먼저 망가지다 보니까 (게스트도) 편하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MC들이) 독한 질문도 잘 하지만 편안하게 잘 들어주고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준다. 그러다 보니 친구나 가족에게 얘기하는 느낌으로 본인 얘기를 굉장히 진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두 시즌에 모두 출연하며 '여성 예능'의 부활을 알렸고, 오는 8월 시작하는 여성 토크쇼 '뜨거운 사이다' 6인 MC에도 이름을 올린 김숙은 더 많은 '여성 예능'이 탄생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성 예능이 오래 가기 쉽지만은 않은데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숙은 "사실 여성 예능을 1년 이상 끌어가는 것 자체가 힘든 건 전혀 없다. (그런 생각이야말로) 선입견 같다. 예능 자체가 1년 이상 가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답했다.

    "PD님들, 작가님들, 기획하시는 모든 분들. 여성 예능 어렵지 않으니까 기획 좀 많이 해 달라.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져야 잘하는 MC도 생긴다. 여자들이 하는 프로그램이 너무 없다. 실력 있는 친구들도 프로그램에 나와야 더 잘하게 되는데, 실력을 키울 장이 마련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프로가) 잘 되면 유사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지 않나. ('비디오스타'와) 비슷한 프로들도 많이 생겨서, 놀고 있는 실력 있는 (여성) 후배들이 많이 있는데 그 후배들을 많이 양성시켰으면 좋겠다. 여성 예능이 (시도하거나 잘 되기에)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정보에 유난히 밝아 '아이돌 알파고'라는 별명을 지닌 박소현은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게스트석이 4석인 것을 감안해 4인조 아이돌 위너와 마마무를 들었다. 박소현은 "5명까지 가능하다면 레드벨벳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 (MC부터 게스트까지) 여자끼리 하는 토크 프로가 재밌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디오스타'는 1년 전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1%를 넘기면 비키니 사진을 촬영하겠다고 밝혔고, 그 약속을 지켰다. 지난 5월 9일 방송된 '어버이날 특집-아버지가 이상해'에서 1.25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를 기록해, 포토그래퍼 빽가를 모시고 개성 넘치는 비키니 화보를 촬영한 것.

    이번에는 또 다른 공약을 내세웠다. 박소현은 10주년을 맞을 경우 넷이서 웨딩 촬영을 하겠다고, 김숙은 시청률 2% 돌파 시 한라산 산행 토크를 제안했다. 박나래는 시청률 3%를 넘기면 5:5 가르마를 탄 머리를 흑발 반 백발 반으로 하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걸었다.

    1주년에 이어 바로 10주년을 바라보는 패기넘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오늘(11일) 오후 8시 30분 53회가 방송된다. 박수홍, 돈 스파이크, 강민혁, 딘딘, 박재정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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