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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이해" 학교비정규직 파업에도 '급식대란 없었다'



사회 일반

    "불편하지만 이해" 학교비정규직 파업에도 '급식대란 없었다'

    학부모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 기회"…"애들 밥은 줘야지" 의견도

    서울 동대문구 동답초등학교 점심시간.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사진=정석호 기자)

     

    "아들에게 도시락 전달해주러 왔어요. 날씨가 더워서 아침에 싸주면 상할까봐"

    29일 오후 12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 동답초등학교 정문에서 만난 이은희(40) 씨는 도시락통을 들고 이같이 말했다.

    학교 정문은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학부모들의 발길로 부산했다.

    이날 동답초등학교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을 중단했다.

    학교 측은 미리 공문을 보내 도시락을 챙겨오라고 전달했다.

    학교 관계자는 "혹시 도시락을 챙겨오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소보루빵과 우유를 일괄적으로 제공했다"며 "학생들이 배고프지 않게 실습시간에 주먹밥을 만든 선생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신도림중학교는 아예 단축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점심을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학교 측은 지난 26일 교내 회의를 통해 이날만 단축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노조는 단체행동권이 보장돼있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하기 때문에 그것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 파업으로 1926개 학교에 급식이 중단된 26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 중단으로 진행된 단축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급식중단에 따른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파업의 취지를 이해한다는 의견과 급식 차질에 대한 우려가 엇갈렸다.

    교내 조리사들의 파업으로 오전에만 수업을 한 동대문구 전동중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신현정(41) 씨는 "파업을 길게 하는 것도 아니고 비정규직 노동자분들도 본인의 권리를 행사하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답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정찬희(10) 군은 "오랜만에 학교에서 도시락 먹으니까 신기하고 좋았다"며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친구가 있어 같이 나눠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아이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급식 대신 빵과 쥬스를 제공한 서울 성동구 마장초등학교의 학부모 이 모(36) 씨는 "파업하신 분들의 마음은 이해하는데 아이들 밥은 챙겨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마장초등학교에 다니는 송 모 (12) 군은 "밥을 못 먹고 빵을 먹었더니 잘 안넘어갔다"며 "지금도 속이 울렁울렁거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단축수업을 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싸오게 하는 등의 조처를 결정한 초·중·고교는 59곳으로 서울 내 국·공립학교(1천38곳)의 5.68%였다.

    이중 초등학교가 28곳, 중학교가 26곳, 고등학교가 5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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