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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을 반하게 한 영화 '리얼'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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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을 반하게 한 영화 '리얼'의 매력

    [노컷 인터뷰] 영화 '리얼' 장태영 역 배우 김수현 ①

    28일 개봉하는 영화 '리얼'에서 주인공 장태영 역을 맡은 배우 김수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혹시나 너무 움츠러든 모습은 아닐까 조심스러웠다. 어제(26일) 언론 시사회와 VIP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리얼'에 갖은 혹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수현은 예상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수현을 만났다. 김수현은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작품으로 '리얼'을 고른 이유를 정성스럽게 설명했고, 아마 아직 수많은 관객들이 알아채지 못했을 힌트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리얼'이 20대의 대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 묻어 있었다.

    ◇ 숙제가 많아 더 매력적이었던 장태영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로, 김수현이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투자자 장태영이라는 동명이인을 연기했다.

    김수현은 지난해 초부터 6월 말까지, 꼬박 반 년을 '리얼'에 전념했다. 캐스팅 기사가 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김수현의 영화'로 널리 홍보됐다. '원톱' 영화는 주인공으로 돋보일 수 있다는 장점만큼이나, 실패했을 때의 부담이 크다. 김수현이라는 공인된 브랜드에 오롯이 의존하는 영화, 그는 쉽지 않은 판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강렬한 대본 덕이었다. 26일 언론 시사회에서 밝혔듯 '리얼'의 대본은 김수현이 만난 어떤 작품보다 '무서웠다'. 그는 "캐릭터에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의 색깔 위주로 대본을 본다. ('리얼'의 장태영은) 그 색깔이 너무너무 다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숙제가 굉장히 많았는데, 이것도 매력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액션씬만 해도 만들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고. '도전'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의 예상대로, 장태영은 연기하기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투자자 장태영은 확연히 다른 캐릭터였고 각각의 개성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수없이 '틀리게' 연기하고 이를 고치는 과정을 거치며, 김수현은 장태영이라는 여러 개의 인격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영화 '리얼'의 한 장면. 사진 속 인물은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 역이다.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시나리오를 보았는데도 수도 없이 해석이 틀렸었다. 감독님과 맞춰봤을 때, 제가 해석한 내용이 계속 틀리더라. 여러 번 후에야 정답을 알게 되었다. 사실 '리얼'은 정답이 있는 영화다. 영화 속에는 두 명의 장태영이 나오지만 두 명이 다 자아분열이 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덜어내는 부분이 있다 보니 그때부터 점점 (영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거였다. 퍼즐처럼, 미로처럼. 사실 '리얼'의 끝과 끝을 찾으면 일자로 펴지는 내용이다."

    자신이 구축해야 할 캐릭터가 손에 잡히지 않으면 막막하고 답답했을 법도 한데, 김수현은 틀리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와, 한 번에 안 먹어지네" 하면서 도전하게 됐다고.

    ◇ 김수현이 소개하는 각 인격의 특징

    영화 속에서 장태영은 3가지 모습으로 등장한다. 카지노 조직의 보스, 막대한 돈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자신을 극한 상황에 몰면서도 취재에 대한 열정을 꺼트리지 않는 르포 작가. 김수현은 나름의 기준을 잡고 캐릭터마다 그림을 그려나갔다.

    "가장 먼저 기준을 잡은 게 수트(보스) 장태영인데 이건 르포 작가 장태영이 가장 원하던 모습이다. 가장 보고 싶은 내 모습이 튀어나온 것이다. 그래서 너무 에너지가 넘친다. 그 에너지를 표출할 데가 없어 껌을 씹는 설정을 넣었다. 껌 씹는 정도지만 항상 에너지를 소모하는 모습으로. 르포 작가는 일 중독이었다. 되게 위험한 취재까지 목숨 걸고 하는. 투자자(붕대) 장태영은 따라쟁이였다. 이런 식으로 별명을 붙여 캐릭터를 구분했다. 투자자 장태영은 수트 장태영을 보면서 '저게 나야'라고 강력하게 믿고 '내가 진짜거든, 사실은' 이런 태도가 계속 묻어있었다. 수트 장태영의 키워드는 '감옥'이었다. 목소리, 눈빛, 말투를 마치 상대를 감옥에 가둬두듯이 (위압적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투자자 장태영은 상대방을 항상 관찰하는 태도였다. 오디오(목소리)에 있어서는 듣는 사람이 되게 불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교적 분량이 적다 보니 르포 작가의 특성은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보스 장태영과 투자자 장태영은 꼭 닮은 얼굴과 체격을 하고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보스 장태영은 누구하고도 쉽게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혈기왕성하고 무서운 게 없는 캐릭터였다면, 성대가 온전치 않아 왠지 기분 나쁜 목소리를 내는 투자자 장태영은 얄미운 느낌이 부각됐다.

    김수현은 투자자 장태영을 연기하면서 가면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귀띔했다. 가면을 쓰면 신기하게도 기분까지 많이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는 "가려져 있는 만큼 연기하는 데 과감해질 수 있었다. (가면의) 에너지는 많이 컸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그렇게 가면극을 고집하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았다"며 웃었다.

    (노컷 인터뷰 ② 김수현이 설명한, 불친절한 영화 '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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