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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든 23번의 촛불,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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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에서 든 23번의 촛불,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현장] 광화문 광장의 촛불영화 상영회 이튿날

    '광장'과 '모든 날의 촛불' 포스터 (사진=시네마달 제공)

     

    "함께 촛불을 들었던 모든 날이 좋았다."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국민 몰래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각종 증거와 증언들이 나오면서 의혹은 실체가 있는, 사상 유례 없는 '사건'이 되었고 광장에는 어김없이 촛불이 켜졌다. 지난해 10월 29일 시작해 올해 4월 29일까지 총 23번의 촛불집회가 열렸고, 시민들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쟁취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광장에서 광장을 상영하다'라는 상영회를 마련했다.

    2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승리의 역사'로 장면들이 나왔다. 퇴진행동의 박진 공동상황실장과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의 대화를 통해 촛불 광장 6개월을 담은 '광장@사람들'(감독 김환태), 광장에서의 시간은 '어떻게' 기억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나누는 '광장에서'(감독 최종호), 광장의 촛불을 일상으로 옮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일상의 촛불'(감독 김수목) 등 3편으로 구성된 '모든 날의 촛불'이 상영된 것.

    23일 상영된 '광장'과 달리, '모든 날의 촛불'은 이날 광장 상영회를 통해 관객들과 처음 만나 그 의미가 더 뜻깊었다.

    2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상영된 영화 '모든 날의 촛불'을 관람 중인 관객들 (사진=김수정 기자)

     

    '촛불 광장'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잊기 어려운 중요한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하고 만세를 부르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했다. 특히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을 읽을 때에는, 관객들이 모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상영회 초반부터 어둑했던 하늘이 기어이 일을 내, 중반부터는 우비를 챙겨 입어야 할 정도로 비가 왔다. 궂은 날씨에도 관객들은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채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날씨 때문에 관객과의 대화는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짧게 끝내야 했다.

    변영주 감독과 퇴진행동 박진 전 상황실장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광장@사람들'의 김환태 감독, '광장에서'의 최종호 감독, 퇴진행동의 미디어팀장 넝쿨도 함께였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도 활동 중인 김환태 감독은 세월호 다큐 작업을 하던 중 제안을 받고 '광장@사람들'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광장의 큰 흐름을 짚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박진 실장, 김덕진 사무국장이라는 입담 좋은 두 분을 앉혀 중요한 얘기를 하는 형태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짧은 기간에 만드느라 힘들기도 했는데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다는 벅참과 감동으로 잘 이겨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호 감독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한 구호가 크게 울려퍼지기도 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더라. 그 구호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더 깊은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이야기들이 마음껏 뿜어져 나왔던 시간들이 되게 소중하다고 느꼈다. 그 시간들을 잘 엮어내고 싶어서 '광장에서'라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상영 후에는 변영주 감독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박진 전 상황실장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왼쪽부터 최황순 수화통역사, 변영주 감독, 김환태 감독, 최종호 감독, 넝쿨 미디어팀장, 황선희 수화통역사 (사진=김수정 기자)

     

    넝쿨은 "지난해 11월 퇴진행동이 만들어졌고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동영상 기록으로 남기는 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미디어팀이 만들어졌다"며 "독립영화 감독님들, 미디어 활동가 70~80여 분이 십시일반해 자기 재능과 에너지를 나눠주며 현장을 꼼꼼하게 기록했다"고 밝혔다.

    넝쿨은 "이 영화에 (개개인의) 주인공이 나오기도 하지만 촛불을 들었던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봄으로써 계신 곳을 광장으로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촬영하고 만든 것은) 큰 감동이고 벅찬 기억"이라며 "언제나 우리 사회에 빨간펜과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이 영화는 몇 달 전에 보는 것, 이번에 보는 것, 일 년 뒤 보는 것 느낌이 계속 다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새겨갈 것이 많은 현장의 영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넝쿨은 "이 영화는 감독들이나 배급사 등 '어떤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의 것이니만큼 더 많이 사랑해 주시고 더 많이 볼 수 있게 상영 신청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촛불영화 '광장'과 '모든 날의 촛불'은 공동체 상영도 신청받고 있다. 상영 문의는 배급사 시네마달(02-337-213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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