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되는 tvN '신서유기4'의 출연진. 왼쪽부터 송민호, 은지원, 강호동, 이수근, 안재현 (사진=tvN 제공)
"베트남까지 가서 저런 거 왜 만들었지? 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웃기려고 만든 거고요. 그러니 보고서 많이 웃어주셨으면 좋겠다" (나영석 PD)"막장이어도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있구나 느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신효정 PD)
tvN '신서유기'는 동양고전 '서유기'에서 모티프를 따온 예능으로, 멤버들이 각자 '서유기' 속 등장인물을 맡아 역할을 수행하고 게임을 하는 '여행 예능'이다. 원작 속 배경이었던 중국을 떠나 이번엔 베트남으로 떠났다. 식문화와 자연환경에서 유니크한 면이 있는 곳이어서 낙점됐다.
'역대 시즌 사상 가장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즌4의 부제는 '지옥의 묵시록'이다. '리얼막장 모험활극'이라는 기본 컨셉에서 더 나아간 '막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배어 있다.
시즌4의 멤버는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안재현, 조규현, 송민호 6명이다. 바로 직전 시즌 멤버들과 같다. 한 번 손발을 맞췄던 이들을 또 붙여 놓으니 당연히 더 '편해졌다'. 서로의 관계가 자연스러워지니 웃음 포인트도 뜻하지 않게 자주 찾아왔다.
강호동, 은지원, 조규현, 안재현이 시즌3와 마찬가지로 각각 저팔계, 손오공, 사오정, 삼장법사를 맡았다. 멤버들의 제안으로 크리링과 피콜로라는 새 캐릭터가 추가됐고, 송민호와 이수근이 각각 맡았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신서유기4'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와 신효정 PD는 '신서유기' 시리즈의 지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방송이라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무엇보다 '재미'를 가장 중시하는 예능.
나 PD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신서유기'는 유일하게 아무 걱정 없이 즐기다 찍고 온다"며 "(이번 시즌에서 멤버들이) 훨씬 더 호흡도 잘 맞았다"고 밝혔다.
'신서유기4'의 신효정 PD (사진=tvN 제공)
'기분 좋은 막장'을 약속한 신 PD는 "(인터넷방송에서) 방송으로 돌아왔지만 저도 연기자도 방송이란 생각을 딱히 하진 않는다. 그래서 비방용(방송에 나오지 못할) 멘트가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신서유기'의 힘은 정제된 것보다 날것 그대로의 느낌에서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시즌에서 '새로운 게임'을 하기 위해 애썼다고 전했다. 신 PD는 "기존 방송에서 하는 게임들이 아니라 시도 안 해 봤던 걸 많이 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예전엔 '이런 게임은 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도 '까짓것 해 보자, 안 되면 편집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했다. 근데 즐겁게 해 주셨고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의 캐릭터가 더 또렷해진 것도 이번 시즌4의 특징이다. 특히 '신서유기4'를 마지막 여행 예능으로 남기고 입대한 조규현은 '조정뱅이', '조삐에로' 등 숱한 별명을 얻었다.
시즌1에서 이승기를 군대로 보내고, 시즌4에서도 조규현을 군대로 보낸 '신서유기'. 혹시 인원 충원 계획은 없을까.
이에 신 PD는 "(저희가) 거창하게 큰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4가 잘되어야지 (다음 시즌을) 할 수 있다. 일단 4가 잘 되고 나면 그때 다음 멤버들을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포맷의 예능이 네 번이나 거듭됐다는 것은 시청자의 사랑과 관심 면에서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의미일 텐데도, 제작진은 마음을 쉽게 놓지 않았다.
'신서유기4'의 나영석 PD가 군 입대로 제작발표회 현장에 불참한 조규현 대신 나온 등신대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사진=tvN 제공)
원래 일요일에 편성됐던 것을 시즌4부터 화요일로 옮긴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 나 PD는 "'K팝스타' 끝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미우새'가 또 터져가지고 어떻게 안 되겠더라.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화요일로 갔는데 온 다음부터는 (경쟁사) 드라마가 잘 되더라"라고 고충을 전했다.
이어, "암울하지만 우리는 우리 것만의 재미가 있고, 이건 다른 예능과 드라마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거다. ('신서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아주 많지는 않은데 우리는 우리 것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공부 못하는 셋째아들 같다. 건강하고 착한 애거든요. 걱정은 되지만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라고 생각하니까 재밌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나 PD는 "최대로 웃기는 게 우리 의무라고 생각하고 달린다. (멤버 조합이 같아서) 식상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안 그렇게 느끼도록 하고 싶다. 식상함의 단계를 뛰어넘어서 예능계의 클래식처럼, '웃으려면 신서유기 봐야지' 하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리얼막장 모험활극 tvN '신서유기4'는 오늘(13일) 오후 9시 3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