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전남CBS 시사프로그램 <생방송전남>
■ 채널 : 라디오 FM 102.1 / 89.5 (17:00~18:00)
■ 진행 : 안효경 아나운서
■ 대담 : 최창민 전남CBS 기자
◇ 안효경> 생방송전남이 금요일마다 마련하고 있는 코너. 한 주간 지역의 주요 뉴스를 골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최창민 기자의 [뉴스 in] 시간입니다. 최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뉴스를 골라오셨죠?
◆ 최창민>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역사 복원' 지시가 담긴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 안효경> 어제 '문재인 가야사'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서 오르내렸는데요.
◆ 최창민> 청와대는 어제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가야 역사 연구 복원 사업'의 정책 추진을 지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고대 가야 역사 연구·복원 사업을 (정책과제에) 꼭 포함시켜 줬으면 좋겠다"며 "국정기획위가 놓치면 다시 과제로 삼기 어려울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충분히 반영되게끔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 안효경> 장차관 인사 청문회에 사드 보고 누락 논란까지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가야사 연구 복원은 좀 뜬금없이 느껴지는데요.
◆ 최창민> 맞습니다. 수석비서관과 보좌관들도 술렁거릴 만큼 갑자기 나온 발언인데요. 문 대통령도 스스로 "지금 국면과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라고 말한 뒤 내놓은 발언이어서 그만큼 대통령의 강한 추진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안효경> 내용으로 들어가보죠. 가야사 연구 복원, 어떤 내용입니까?
◆ 최창민> 문재인 대통령의 설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고대사가 삼국사 이후부터 되다보니 삼국사 이전의 역사, 고대사가 제대로 안된 측면이 있고, 특히 가야사는 신라사에 덮여서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보통은 가야사가 경남을 중심으로 경북까지 미치는 역사로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더 넓다. 섬진강 주변, 그 다음에 광양만, 순천만, 심지어는 남원 일대, 금강 상류 유역까지도 유적들이 남아있다. 그때까지 그 정도로 아주 넓었던 역사이기 때문에 이 가야사 연구 복원은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 안효경> 두 가지군요. 하나는 삼국사 이전의 역사, 즉 고대사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 또 한가지는 가야사가 지리적으로 호남과 영남을 포괄하는 역사여서 동서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사업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군요.
◆ 최창민> 문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 발언이 뜬금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영호남의 벽을 허무는 동서화합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또 가야사 복원 추진은 대선 공약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입니다.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과제는 과거 민주 정부인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여러 가지 형태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 내려진 평가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집권 초기 가야사 역사 복원 지시를 시작으로 동서화합이라는 국정과제를 실현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 안효경> 과거 민주 정부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군요.
◆ 최창민> 가야사 복원 사업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예산 1290억 원이 투입돼 문화재 발굴과 복원 등이 진행됐습니다. 이어 노무현 정부 들어 2006년 2단계 사업이 시작됐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현재까지 미뤄졌고, 지난 9년의 보수 정부에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 안효경> 전남 동부지역에도 가야시대의 유적들이 많이 있죠?
◆ 최창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순천과 여수, 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는 10여 곳에 이르는 가야시대 유적지가 있고 가야 시대로 추정되는 토기도 여러 차례 발굴되는 등 역사 연구의 중요한 지역입니다.
2012년 순천시 운평리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에서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부정할 수 있는 대가야계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여기에서는 두 기의 가야계 고총고분과 여섯 기의 목곽묘가 확인됐고, 대가야계 순금제이식, 마구류, 대도, 꺽쇠, 토기류, 옥 등 200여 점의 대가야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출토된 유물들은 일본 임나일본부설이 후대에 조작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사료로 평가됐습니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의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해 백제, 신라, 가야를 지배했고 특히 가야는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했다는 내용의 역사 왜곡 주장입니다.
이 외에도 운평리 가야 유적은 2004년부터 3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로 가야 시대 유적이 대규모로 출토되는 등 고대사 규명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안효경> 동서화합의 과제로 가야사 복원이 언급됐는데, 문 대통령의 말처럼 영호남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는 점에서 전남 동부지역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아요.
◆ 최창민> 문 대통령은 가야사가 영남북과 전남북, 충청까지도 걸쳐지는 넓은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가야사 복원 추진은 전남 동부권으로서는 분명히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준비가 잘 되어있는지는 좀 따져 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역 간의 관광자원화 경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 경남선대위 정책본부는 이미 한 달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추진을 언급했습니다.
가야 관련 사적이 집중돼 있는 경남 김해, 고성, 함안, 창녕, 합천 등의 가야권 유물과 유적을 발굴·조사하고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통해 가야의 왕도였던 김해를 경주, 부여에 버금가는 '가야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입니다.
김해는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이 있어,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집권 초기 호남 인사 중용으로 인선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영남 지역을 달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현재까지 전남 지역 정치권에서 ‘가야사’에 관한 정책 제안이나 특별법 제정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번 지시로 관련된 정책이나 법안 추진이 경쟁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자칫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현명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역사 복원은 역사학자들의 몫이라는 점입니다. 학자들 간의 연구와 논쟁으로 정설이 만들어지고 이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역사 복원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겠죠. 그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이고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 안효경> 동서 통합을 위해 시작된 가야사 복원이 지역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는 지적이군요. 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창민 기자였습니다.
◆ 최창민> 네 고맙습니다. 생방송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