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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洪 유세 대결은 '촛불'과 '태극기' 재격돌?



국회/정당

    文-洪 유세 대결은 '촛불'과 '태극기' 재격돌?

    장소‧메시지‧지지층 등 차이 뚜렷…촛불집회 vs 태극기집회 보는 듯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마지막 유세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연호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세몰이에 나섰다.

    문 후보는 ‘촛불혁명’의 상징인 광화문광장에서 ‘적폐청산’을 외쳤고, 홍 후보는 탄핵정국 이후 보수진영의 상징이자 ‘태극기’가 휘날렸던 대한문 앞에서 ‘좌파세력 집권 저지’를 촉구했다.

    두 사람이 선택한 마지막 유세 장소와 메시지가 확연하게 다른 것처럼 유세장에 나온 지지층과 이들의 지지 행태 역시 물과 기름처럼 갈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촛불’과 ‘태극기’의 재격돌을 연상케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 씨의 영상편지를 보고 있다. 박종민기자

     


    ◇ 문재인 “촛불” vs 홍준표 “종북좌파”

    두 후보가 마지막 유세에서 선택한 장소는 두 후보의 핵심 지지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끌어냈던 ‘촛불혁명의 성지’ 광화문광장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선택했다. 그는 6번이나 ‘촛불’을 언급했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이 어떤 대선이냐, 1700만 촛불이 만들어낸 촛불대선 맞느냐”면서 “촛불시민혁명을 완성할 힘을 저 문재인에게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막판 보수결집을 꾀하는 홍 후보는 대한문 앞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선택했다. ‘촛불’에 대항하는 상징으로서 ‘태극기’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세에서도 ‘좌파’, ‘종북’ 등 색깔론이 짙게 풍기는 표현들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홍 후보는 “언론들은 ‘어떻게 하면 자유한국당은 옆으로 빼고 대선을 좌파들에게 줄 것이냐’, 그것만 궁리했다”며 “1번(문재인 후보) 그 친북좌파에게 (정권을) 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좌익 이념에 물들지 않게 전교조를 완전 손보겠다”며 “대한민국에서 종북 세력, 종북 이념에 미친 종북 집단을 나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권영해 전 국방부장관(오른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기자

     


    ◇ 문재인 ‘남녀노소’ vs 홍준표 ‘남성 고령자 다수’

    두 후보의 마지막 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도 후보들 만큼이나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몰렸다. 연령대 별로는 20,30,40대가 다수를 이뤘다. 가족 단위 참가자도 더러 보였다.

    영등포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마치자마자 문 후보를 보러 왔다는 임 모(20‧여)씨는 “생애 첫 투표를 앞두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문 후보가 가장 믿음직스럽고 든든해 보인다”고 유세장에 나온 이유를 밝혔다.

    9세 쌍둥이 아들 형제와 함께 유세장을 찾은 정은희(43‧여)씨 부부는 “내일 애들이 학교를 안 가니 부담 없이 왔다”며 “민주당 경선 막바지부터 문 후보를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년층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의 야광봉을 흔들던 송해철(75)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다 박정희를 지지하는 줄 아는데 좋은 나라를 후손에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같다”고 문 후보 지지를 밝혔다.

    반면 홍 후보의 유세가 열린 대한문 광장에는 60대 이상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군복 차림의 노인들부터 등산복 차림의 태극기를 들고 모인 중장년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동네친구 50여명과 부천에서 유세를 보러 왔다는 김만철(63)씨는 “동성애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진 홍준표 후보만이 국가적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무리는 홍 후보의 유세차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젊은층도 아주 드물지는 않았다. 연인과 함께 유세장에 참석한 김모(30)씨는 “가장 보수적인 후보니까 지지한다”며 “다른 후보들은 우유부단해서 실망을 느꼈다”고 홍 후보에 대한 지지 이유를 밝혔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휴대전화 조명을 켜 문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文 아이돌 팬클럽형 ‘응원도구’ vs 洪 올림픽 응원형 ‘태극기’

    문 후보와 홍 후보 지지층의 유세 모습도 확연하게 달랐다.

    젊은 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문 후보 지지자들은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봄직한 야광봉이나 직접 제작한 손 피켓을 들고 ‘투대문(투표하면 대통령 문재인)’을 외쳤다. ‘이니(문재인 후보의 별칭) 아니면 이민(移民)’, ‘이니는 우리가 지킨다’, ‘5.9 슈퍼문 뜨는 날’ 등 재치 있는 손 피켓 문구가 눈에 띄었다.

    네온사인 어플로 '♡달님♡'. '♡문재인♡' 등 문구를 써서 문 후보를 향해 흔드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네온사인 어플은 입력한 문구를 휴대전화에 화면을 통해 네온사인 모양으로 보여주는 어플로 콘서트장 등에서 사용된다.

    이런 지지자들의 유세행태 때문인지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봄직한 응원도구를 판하는 상인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반면 홍 후보의 유세장은 태극기가 가득했다. 상당수 지지자들의 손에는 미니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거나 태극기로 옷을 만든 지지자도 보였다.

    유세에 참석한 이모(48‧여)씨는 "고3 딸이 있는데 그 애들이 앞으로 살아갈 나라가 북한 같다면 얼마나 무섭냐”며 “홍준표를 밀어야 자유민주주의공화국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대한민국 홍반장’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유세를 지켜보기도 했다.

    ‘응원의 정석’으로 꼽히는 풍선은 두 후보 유세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문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벌인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은 파란색 풍선이, 홍 후보가 마지막 유세에 나선 대한문광장은 빨간색 풍선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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