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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진다"…검열백서 준비 1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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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진다"…검열백서 준비 1호 발간

    "블랙리스트 직간접 가담자 47명, 이제라도 진솔하게 답변해야"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연극인들이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예술 검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낱낱이 기록한 '기록할 수 없는 이야기 - 검열백서 준비 1호'(검열백서)를 발간했다.

    검열백서위원회(위원장 김미도)는 2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열백서'를 공개하고, 예술계와 언론,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책은 기사·증언·피고인들의 재판 등 지금까지 공개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대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질문 ▲사건 일지 ▲탄핵 이후 검열백서를 준비하며 등 3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장 '질문'에서는 그간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실과 쟁점을 사건 당사자들에게 묻는 장이다.

    두 번째 장 '사건 일지'는 사안별 발표됐던 기사와 증언, 그리고 피고인의 재판과정에서 공개한 자료와 진술 등을 사건일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세 번째 장 '탄핵 이후 검열백서를 준비하며'는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와 예술 검열 사건 실체에 대한 몇 가지 논점을 정리했다.

    연극인들이 '검열백서'를 제작한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은 탄핵되어 물러났지만, 공무원은 탄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열을 수행하고 협력했던 이들이 여전히 공직에 있다. 블랙리스트 실행자로 지목된 몇몇 인물은 영전해서 해외 고위 관료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금이야 촛불 민심 덕분에 정권이 교체되려 하지만, 또 다른 국정농단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면 비슷한 검열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이양구 작가는 "탄핵만 됐지 근본적 이야기는 진행 안 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그 조사에 현장 예술인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그 첫 과정이 (블랙리스트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공무원에게 질의 보내고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김미도 위원장은 '검열백서'가 "누군가를 매도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진다"며 "자의든 타의든 블랙리스트에 가담했다면, 이제라도 진솔하게 답변하고, 잘못이 있으면 진정으로 사과해 역사 앞에 떳떳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열백서위원회는 이날 47명의 블랙리스트 부역 추정자에게 책과 함께 질문지를 보냈다.

    김수희 연출은 "'47명의 답변자들'이 우리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주기를 바란다. 이 책의 질문이 묻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또한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예술 검열의 실행과 작동에 대한 증언과 제보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는 기록이 객관적 사실에 바탕하기 위함이며, 우리의 문제의식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발전시고자 함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검열백서'는 최종본이 아닌, 중간 보고서이다. 최종본은 올해 세미나·포럼·토론회·자료집 발간 등을 거쳐서 내년 1월께 정식으로 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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