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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잃은 '회군파' 14인…'갈대' 행보에 가시밭길 운명



선거

    명분잃은 '회군파' 14인…'갈대' 행보에 가시밭길 운명

    '보수개혁' 소신 접고 '정치적 생존'의 길로…친박마저 반발

    바른정당 장제원·황영철·권성동 등 13명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주자 지지선언 및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저희가 결별을 선언한 새누리당내 친박 패권 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 해 12월27일 바른정당 의원들이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겠다"며 낭독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의 '분당 선언문' 속 한 구절이다.

    이들 가운데 13명은 5개월이 지난 2일 다시 국민 앞에 서서 "보수세력의 집권을 위해 지나간 과거와 서로에 대한 아픈 기억은 다 잊고 대동단결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반(反) 문재인 집권'을 제 1목표로 내세우며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으로, 앞서 탈당한 이은재 의원까지 포함해 소신을 버리고 현실을 택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바른정당 장제원·황영철·권성동 등 13명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주자 지지선언 및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개혁보수' 가치 보다는 '정치적 생존'에 방점

    김무성계가 주축인 이들의 행보는 사실 '개혁보수'라는 가치 보다는 '정치적 생존'이라는 현실에 맞춰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당 초기에는 보수 유력주자로 반짝 부상했던 반기문 전 사무총장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들 가운데 한 의원은 "사실 새누리당 탈당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반기문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반기문 플랫폼' 정당이라고 보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탈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혼란기가 찾아왔다.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反文) 연대 구축의 구심점을 반 전 총장 대신 김종인 전 의원으로 보고 '제 3지대 빅텐트' 실현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이는 당 대선주자인 유 후보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어진 움직임이었다.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데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논리가 동력이었다.

    유 후보는 줄곧 현실성 없는 개헌 만을 고리로 가치가 다른 이들이 연대할 경우 정략적인 '묻지마 연대'로 비춰질 수 있다며 반발했지만,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맞서기도 했다. 이는 양측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된 계기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기류는 후보는 '독자완주'를, 김무성계를 주축으로 한 당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다소 이상한 상황으로 전개됐고, 결국 양측은 창당 99일 만에 결별하게 됐다.

    ◇ 떠나온 바른정당도, 들어가는 한국당도 "배신자"

    바른정당 탈당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구 기초의원·단체장들의 불안감, 빠듯한 대선 비용 등으로 인해 마비된 조직 등 현실적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따갑다.

    우선 바른정당 내에서도 '소신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한국당에서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이들을 받아줘서는 안 된다는 반발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양측으로부터 모두 '배신자'로 지적받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사진=이준석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바른정당 이준석 당협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며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무조건적인 복당이 이뤄지면 14년 동안 정들어 온 자유한국당을 떠나겠다"고 배수진까지 치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에서도 이들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속출했다.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은 "현실적인 벽이 너무 높아 현실과 타협하고 양보한 것"이라고 시인하며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한편 유 후보는 바른정당 분당 사태에 대해 "제가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로는 보수 정치가 소멸될거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들어야 하는 사명에 대해 어렵지만 그 길을 계속 가겠다"고 완주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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