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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차 340점… 기준 있는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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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차 340점… 기준 있는지 의문"

    언론연대, 종편 재승인 심사 채점표 분석 결과 발표

    TV조선이 합격선인 650점에 들지 못했음에도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가운데, TV조선이 심사위원단에게 각각 받은 점수가 최고 340점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심사'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 이하 언론연대)는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종편 재승인 심사항목 및 세부심사항목 채점표' 분석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언론연대는 △TV조선이라는 하나의 방송사가 한 심사위원에게 777.49점, 다른 심사위원에게 437.29점을 받아 점수차가 340점에 이르는 것 △'불공정 심의' 문제점 무시한 평가 △재승인 조건이 준수되지 않았음에도 점수를 준 것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 누가 어느 곳에 몇 점 줬는지 공개해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종편 재승인 심사항목 및 세부심사항목 채점표' 분석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TV조선은 H 위원으로부터 777.49점, E 위원으로부터 437.29점을 받았다. JTBC와 채널A도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컸다. JTBC는 최고점 837.32점(H 위원)에 최저점 672.32점(B 위원)이었으며, 채널A는 최고점 786.04점(H 위원)에 최저점 584.34점(E 위원)이었다.

    심사위원들이 동일한 기준 아래 심사를 내렸는데도 적게는 165점에서 많게는 340.2점까지 차이가 난 셈이다. 언론연대는 "방통위는 최고점, 최저점을 제외한 평균을 점수로 내긴 하지만, 이처럼 극과극의 평가는 심사 기준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케 한다"며 "어떤 인물로 심사위원단이 구성되느냐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특히, TV조선에 후한 평가를 내린 H 위원을 언급하며 "H 위원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하면 TV조선 같이 방송을 하고도 3년 8개월 혹은 그 이상의 재승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언론연대는 "심사위원단 명단은 공개되고 있으나, 각 심사위원이 어떤 종편에 몇 점을 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내역이 비공개되는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 큰 종편 재승인에 대한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본인 심사가 공개돼야 심사위원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심사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방심위 '불공정 심의' 한계 무시한 심사

    또한 언론연대는 정부여당에 편중되어 있는 현재 방송통신심위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의 '불공정 심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법정제재'를 이유로 기계적인 감점 처리를 한 것 역시 문제라고 보았다.

    막말·편파 방송 논란으로 거세게 비판받았던 TV조선과 채널A가 각각 18.55점, 15.69점이 감점됐으나, JTBC는 20.86점이 감점됐다. 이는 JTBC를 향한 '표적 징계'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JTBC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당사자인 유우성 씨와 변호인이 출연한 것(2014년 4월) 때문에 관계자 징계 및 경고(-5점), 세월호 참사 후 다이빙벨 구조방법 소개했다는 이유(2014년 8월)로 관계자 징계(-4점), 역사교과서 국정화 소식을 전하면서 뉴욕타임스 사설 날짜를 잘못 표기해(2015년 12월) 주의(-1점) 조치를 받았다.

    JTBC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가 방송통신심위원회가 위치한 방송회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JTBC에게 날섰던 방심위는 TV조선과 채널A에게는 너그러웠다. 지난해 7월 방송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심의 결과가 대표적인 예다. '이것이 정치다'에는 딸 부정입학과 관련해 나경원 의원이 직접 출연해 해명했지만 가장 낮은 단계의 행정지도 '의견제시'가 내려진 바 있다. '당사자 출연'을 문제삼아 '관계자 징계 및 경고'(-5점)를 받은 JTBC와는 상반된 결과였다.

    방통위는 이번 재승인 과정에서 3사 모두에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27조(품위유지), 제51조(방송언어)를 이유로 한 '법정제재' 건수를 4건 이하로 맞출 것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이에 언론연대는 "재승인 심사표 분석 결과, 방통심의위의 왜곡된 심의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통위는 TV조선과 채널A 등 종편사업자들의 공정성과 막말 오보 등을 판별하는 권한을 다시 방심위에 준 꼴"이라고 꼬집었다.

    ◇ 재승인 '조건' 안 지켰는데도 점수 받은 종편

    또한 방통위는 2014년 3월 재승인 조건에 대한 준수사항 이행실적을 이번 심사 배점으로 포함시켰다. '5.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 계획의 이행 및 방송법령 준수 여부' 대항목 중 '5-4. 재승인 조건 준수사항 이행실적의 적정성' 부분이다.

    방통위는 이 항목에 70점을 배정했고, TV조선은 40.85점(58.4%), JTBC는 49.3점(70.4%), 채널A는 43.85점(62.6%)을 받았다.

    언론연대는 "재승인 '조건'은 준수하지 않을 경우, 재승인 취소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며 "(점수를 보면) TV조선, JTBC, 채널A가 재승인 조건을 얼마나 준수하지 않았는지가 드러나는데도, 이 항목이 '배점'으로 포함돼 오히려 점수를 준 셈이 됐다"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또한 "방통위가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심사에서 상임위원이 위원장을 맡는 것과 달리, 종편 심사의 경우 별도의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방통위원들이 책임성을 갖고 직접 심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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