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은 이상해도' LG 차우찬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삼성과 홈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잠실=LG)
이적생들의 활약이 승부를 갈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이 LG의 신바람 4연승과 삼성의 무기력한 영패를 결정지었다.
LG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11-0 대승을 거뒀다. 넥센과 고척 개막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한 LG는 팀 최다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날 LG 데뷔전을 치른 좌완 선발 차우찬이었다. 이날 차우찬은 6⅓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면서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4년 95억 원 역대 투수 최고액의 몸값을 입증했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11시즌을 뛴 뒤 올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친정팀과 부담스러운 승부가 될 수 있었지만 멋지게 홈 팬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삼성 장원삼이 4일 LG와 원정에서 역투하고 있다. 그러나 수비 실책으로 3이닝 9실점(4자책) 패전을 안아야 했다.(잠실=삼성)
반면 삼성은 이적생들의 결정적 실책에 울었다. 이날 선발 장원삼은 1회 1사 1, 2루에서 LG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로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한울이 포구 뒤 송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흘려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장원삼은 3연속 적시타를 맞고 4실점했다. 강한울은 지난 시즌 뒤 4년 100억 원에 KIA로 이적한 최형우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생의 실수는 이어졌다. 2사 2루에서 장원삼은 유강남을 3루 땅볼로 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산에서 영입한 FA 이원석이 실책을 저질러 1회 수비는 더 이이어졌다. 장원삼은 손주인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2점을 더 허용했다. 1회만 6실점한 장원삼의 자책점은 1개뿐이었다.
사실상 1회 승부가 갈렸다. 차우찬은 타선의 도움으로 더 마음 편하게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LG 이적생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삼성으로 이적한 FA 우규민의 보상 선수인 최재원이 7회 대타로 나와 시즌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하며 11-0 대승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차우찬은 "경기 전 삼성 선수들과 얘기도 나누고 했는데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어차피 만날 것이라면 빨리 상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오늘 선발을 자청했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 팬들에게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를 내려오는데 소름도 끼쳤다"면서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