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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보여주겠다" 부산 kt의 2017년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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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보여주겠다" 부산 kt의 2017년 반전 드라마

    부산 kt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부산 kt는 17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창원 LG의 후반 지역방어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한때 18점차로 앞섰던 kt는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kt는 3쿼터 중반부터 약 8분동안 외국인선수 2명을 다 빼고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궁여지책(窮餘之策)이었다. 리온 윌리엄스는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라킴 잭슨은 지역방어 공략법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동현 kt 감독은 대신 빅맨 박철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에 거의 뛰지 못했던 박철호는 후반에만 14분을 뛰었고 4쿼터에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박철호의 투입에는 조동현 감독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었다. 조동현 감독은 "박철호를 투입한 것은 kt에서 중거리슛과 패스 능력이 가장 좋은 빅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 지역방어 공략에 필요한 능력이다.

    4쿼터 작전타임 도중 조동현 감독은 박철호에게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소극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박철호를 향해 "자신감이 없으면 벤치로 나와도 좋다"고 말했다. 박철호는 계속 뛰겠다고 했다.

    박철호 카드는 적중했다. 박철호는 kt가 김시래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62-63 역전을 허용하자마자 골밑슛을 터트렸다. 골밑에서 침착하게 페이크를 시도, 수비의 블록 타이밍을 빼앗은 뒤 침착하게 슛을 던졌다. 이후 박철호는 스코어를 68-63으로 벌리는 골밑슛을 성공시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동현 감독은 경기 후 "박철호가 오늘 승부처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빠졌던 시간이 kt에게는 고비였다. kt는 윌리엄스가 코트로 돌아온 4쿼터 막판 역전을 허용했지만 국내선수로만 버텼던 시간에는 어떻게든 리드를 지켜냈다. 이는 승리의 발판이 됐다.

    김영환은 "LG의 지역방어를 상대로 슛 기회는 많았는데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흔들렸다. 슛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공격리바운드에 참여하고 (수비 전환을 빨리 해) 속공을 주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얘기했다. 윌리엄스가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티자고 했고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팀이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은 시즌 초중반에 비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kt는 개막을 앞두고 전력의 주축으로 삼았던 크리스 다니엘스가 다치면서 시즌 계획의 큰 틀이 흔들렸다. 이후 부상자가 속출했고 외국인선수 구성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2월에는 조성민을 LG에 내주고 김영환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다.

    윌리엄스의 영입, 이재도의 각성과 김현민의 성장, 김영환의 빠른 적응 등을 계기로 kt는 서서히 힘을 냈다. 특히 김영환은 조성민과의 트레이드 이후 마음고생이 적잖았지만 지금은 kt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우뚝 섰다. 친정팀 LG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극적인 역전 3점슛 버저비터를 터트려 잊지 못할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kt는 리그 9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2016-2017시즌에서 2016년 하반기의 기록을 제외하고 2017년 성적만 놓고 보면 14승13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2017년 성적은 10개 구단 가운데 안양 KGC인삼공사(18승8패), 고양 오리온(17승9패), 서울 삼성(14승12패), 울산 모비스(15승13패) 등 리그 1~4위 팀에 이어 리그 5위에 올라있다.

    kt는 정규리그 5라운드에서 5승4패를 기록했고 6라운드에서는 4승3패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서 위용을 떨쳤다. 시즌 순위도 10위에서 9위로 끌어올렸다. 목표였던 탈꼴찌를 이뤘고 이대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사직체육관을 향한 농구 팬의 발걸음도 조금씩 늘고 있다. 17일 LG전에는 올시즌 팀 자체 홈경기 평일 관중 2위 기록에 해당하는 3550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다.

    kt는 남은 2경기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김영환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 목표다. 특히 (19일) 삼성과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kt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팬들께 보여주고 이번 시즌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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