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백우진의 글쓰기 도구상자'는 잘 쓴 글을 통해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는다. 이 책은 글을 더 좋게 혹은 다르게 쓰는 방식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자 백우진은 25년간 기사를 써온 기자이다. 저자는 글쓰기의 전략과 구성을 위한 다양한 ‘글쓰기 도구들’을 펼쳐 보인다. 그중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도구들로 ‘두괄식’, ‘얼개’, ‘고쳐쓰기’ 등이 있다.
저자는 글의 ‘구성’을 중시한다. 다양한 예시문의 ‘원문’(비포before)과 ‘수정문’(애프터after)을 보여주면서 글의 도입부부터 끝까지 구성요소를 어떻게 재배치해 퇴고하면 되는지 그 방법을 손에 잡히게 설명한다.
정보와 주장을 담은 글은 조리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쓰려면 얼개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이 책은 글을 고치는 과정과 마무리하는 순간에도 구성을 궁리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전략적인 글쓰기에 바로 활용할 구체적인 구성 지침은 다음과 같다. [제목을 붙이라, 앵글을 잡으라, 사설을 과감히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라, 주장을 담은 글이라면 가급적 결론을 앞세우라, 승부는 도입부에서 갈린다, 내용이 많으면 저며서 조금씩 전하라, 글을 잘 쓰려면 서평을 쓰라, 서평도 포인트를 잡아서 정리하라, 글을 다른 각도에서 다르게 작성해보라 등등]
글쓰기 구성에 관한 다양한 지침들을 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많은 사례(예시문, 수정문)와 함께 제시한 이 책은,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은 물론이고 보고서와 안내문을 비롯해 여러 실용적인 문서를 작성하는 데도 활용이 가능하다.
책 속으로앵글에 따라 재료를 재구성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도입부다. 글의 초점과 도입부를 잘 정하면 글이 술술 풀린다. 글쓰기를 마친 다음 퇴고를 할 때에도 다시 검토해야 할 대목이 도입부다. 독자의 눈을 끌기에 중간에 있는 다른 부분이 더 낫지 않은지, 그러므로 그 부분을 맨 앞에 세우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지 저울질해봐야 한다. 이는 앞서 인물 소개 글과 자기소개서를 고친 관점이기도 하다.
꼭 단도직입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가능하면 서론 없이 본론으로, 본론을 거치지 않고 결론부터 던지라. 그게 아니라면 핵심으로 이끄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실마리를 앞세우라. 그 실마리는 좋은 문구를 인용하는 것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제2장, 146쪽
앵글과 구성은 분리할 수 없다. 앵글을 달리 잡으면 구성도 바꿔야 한다. 글감 하나를 앵글에 따라 여러 갈래 글로 가공할 수 있다. 글감 하나를 놓고 바라보는 각도를 옮겨 다른 글을 쓸 수 있다. 이런 연습을 하다 보면 앵글을 포착하는 안목이 길러진다. 앵글은 물론이고 부분적인 포인트를 짚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자신의 앵글에 따라 글을 짜임새 있게 쓰는 능력이 키워진다.
―제5장, 260쪽
글의 처음 못지않게 끝도 중요하다. 끝이 중요한 이유는 처음의 그것과 다르다. 첫 부분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독자를 끌어당겨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끝부분은 내용을 전부 혹은 거의 다 얻은 뒤 떠나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독자를 붙들 수는 없더라도 잠시라도 그를 머물게 하거나 떠난 그의 뇌리에 남는 메시지 혹은 음미할 만한 느낌을 주는 마무리면 좋다. 떠나보내되 떠나보내지 않는 종결부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
―제6장, 3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