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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박영수 특별검사, 왜 올A를 놓쳤을까?"



법조

    [Why뉴스] "박영수 특별검사, 왜 올A를 놓쳤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박영수 특별검사의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혹에 대한 수사가 오늘로 끝난다. 구속자만 20명에 이르는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가 불발됐고, 국정농단을 방치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않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박영수 특별검사, 왜 올A를 놓쳤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올A를 놓쳤다니?

    = 김현정 앵커는 박영수 특검의 수사에 대해 점수로 몇 점을 주겠나?
    - 88점 정도.

    = 현직 국회의원 4명과 현직 검사 4명(검찰고위직 포함), 전직 검사를 포함한 변호사 8명
    등 16명에게 특검의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물었다. 검찰 특수통 출신의 원로급 변호사 1명은 평가를 유보했다. 특검이 수사를 잘했지만 구체적인 평가는 공판을 마친 뒤에 하겠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5명 중 90점 또는 90점 이상을 주겠다는 평가가 6명, 85점이 2명, 80점이 5명, 80점 미만이 2명이었다. 평균점수로는 85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법조인들 대부분이 그동안의 특검 중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특검의 수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사람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이었고, 가장 낮은 점수를 준 사람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두 사람이 박근혜 정부에서 중용됐다가 국기문란사범으로 찍혀서 쫓겨났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특검수사에 대한 평가는 양극으로 나뉜 것이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이번 특검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고 수사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특검에 특검보로서 수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특검의 수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해봤다.

    이 특감은 그러면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에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걸 강행했다면 특검내부에서 소리가 났을 것이고 다른 몇가지 수사를 하지 못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특감은 "현행 특검법으로는 시간을 더 주더라도 우 전 수석을 구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거 '이용호 게이트' 때도 특검수사를 한 뒤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를 이어받아 6개월 정도 수사를 계속해서 신승남 전 검찰총장을 기소해 유죄를 받아낸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조응천 의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준 이유는 뭔가?

    = 조 의원은 65점에서 70점으로 과락을 면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는 "최순실 특검법의 15가지 수사대상 중 1호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 관련인데, 이재만은 부르지도 않았고 안봉근은 참고인 조사만 받았다"며 특검이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고 평가했다.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대상 1호는 그만큼 사안이 중하기 때문인데 1호부터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순실 특검법' 2조(특별검사의 수사대상) 1.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인이 민간인 최순실(최서원)과 최순득·장시호 등 그의 친척이나 차은택·고영태 등 그와 친분이 있는 주변인 등[이하 "최순실(최서원) 등"이라 한다]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안보상 국가기밀 등을 누설하였다는 의혹사건

    두 번째는 2월 28일까지 집행이 가능한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으면서도 압수수색 시도를 한 번 밖에 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조응천 의원은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은 계속 청와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알았지만 관철의지가 부족했고 수사대상이 현 대통령이라는 걸 의식해 지나치게 위축된 측면이 있는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

    정말 의지가 있었다면 계속해서 청와대를 찾아가 압박하고 밤새워 버티면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압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법무부와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롯데 70억원 반환은 분명히 수사정보가 새나간 정황이 명확해 보이는데 정보보고 라인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특검 내부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특검의 한 핵심관계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한점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점, 삼성을 제외한 다른 기업에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특검으로서는 제한된 시간에 적은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이끌어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와 이화여대 입시와 학사부정 수사를 마무리 짓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스스로 'A학점은 줘도 되지 않겠나?'라는게 특검 내부의 평가였다.

    이규철 특검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규철 특검보는 공식 브리핑에서 "특검은 법원에서 적법 발부된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는 점과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것에 대하여 유감의 뜻을 표함과 아울러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특검수사에서 아쉬운 점은 어떤 것이냐?

    = 특검의 수사결과에 대해 올A를 주지는 않았지만 부족하다는 의견보다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부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현직검사는 "특검이 법무부와 대검 등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고,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도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착수가 늦었고, 검찰 상층부와 수뇌부에 대한 수사를 못한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또 "삼성에 대해서도 블랙리스트 수사처럼 원칙대로 하지 않은 점은 미진했다"고 덧붙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우병우 수사에 한계가 있었고, 특검이 의도적이었는지 모르지만 가끔은 조금씩 오버하는 듯한 모습이 아쉬웠지만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특수통 출신의 한 중견 법조인은 "수사성과만 보자면 90점 이상을 줘도 되겠지만 특검이 처음 내세웠던 목표 중 우병우를 구속하지 못한 부분에서 감점을 하고, 박 대통령 직접조사를 하지 못한 건 전략적인 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감점을 하면 70점 정도를 준다"고 했다.

    판사출신의 한 법조인은 "우병우 수사에 대해 특검이 법률미비를 탓하지만 특별감찰관과 관련된 부분만 제대로 수사했다면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것"이라면서 "롯데 수사정보가 유출된데 대해서도 특검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불발된데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거부가 근본적인 이유겠지만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느냐는 평가도 나왔다.

    ▶ 특검이 검찰수사와 달리 역대급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

    = 현직 검사들이나 검사출신 법조인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부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부에 보고해야하는 '보고'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에 대해서 특수통 출신인 한 중견법조인은 "수사검사가 인지수사에 착수하려면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검사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또 중요사건의 경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와 총장,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에게 보고해야 한다"면서 "그 보고라인에서 어떤 간섭이나 압력이 있을 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특검은 보고의 의무가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와 4명의 특검보 윤석렬 수사팀장 6명이 수뇌부 회의를 한다. 박영수 특검이 최종 보고자이다보니 보고시간도 짧고 간섭이나 외압도 있을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관계자도 "'보고사무규칙'만 바꿔도 검찰수사가 지금처럼 지탄받는 일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의지'의 문제는 인사권과 연결된다. 보고라인의 지휘부에서 부탁하는데 그걸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한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검찰의 수사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외압이나 간섭에도 불구하고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가진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를 돌아본다면 검사들이 의지를 갖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영수 특검은 처음부터 야당에서 특검후보자를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했고, 특검보와 수사검사들도 수사능력과 의지가 있는 후보들을 선발하면서 수사의지가 충만했다. 특히 대통령의 뇌물혐의를 밝혀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수사에 대해 역대급 변호인과 일부 언론들의 '삼성특검'이라는 일방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돌파했다.

    수사문제는 아니었지만 '무죄구형'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임은정 검사는 후배기수들이 부부장으로 승진했지만 아직도 전국 최고참 평검사로 남아있다. (법무부가 임 검사를 징계했지만 법원은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 국민의 여론적 지지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를 하면서 항상 '법과 원칙'에 따른다고 하지만 여론의 강력한 지지가 있는 수사는 성과를 많이 냈다.

    한 중견 법조인은 "박영수 특검의 성과는 특검만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관련 공무원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사진=자료사진)

     

    ▶ 특검 연장법안이 변수겠지만 일단 수사는 검찰로 다시 넘어가는데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 그런 우려가 많다. 솔직히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이 어떻게 해왔는지 돌아보면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박영수 특검이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근거는 검찰의 사전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1일 '[Why뉴스] 朴은 왜 檢 대신 특검을 사각의 링에 올렸을까?'에서 이미 언급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변호인과 대변인을 통해 검찰수사는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이라고 혹평했다. 검찰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자신이 임명한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그때 이런 대목이 있다. "군사력으로 비교하자면 서울중앙지검은 미군병력이고 특검은 게릴라부대라는 거다. 미군은 항공모함에 전투기 무한지원에 대포도 융단폭격이 가능하다. 게릴라 부대는 박격포나 소총수 만으로 게릴라 전을 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인력 무한지원이 가능하고 시간도 제한이 없고 국세청이나 금감원, 공정위 등 유관기관의 협력을 받을 수 있지만 특검은 수사인력도 한계가 있고 기간도 정해져 있다.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임은정 검사는 페이스북에 "역사의 도도한 물결이 결국 둑을 허물어뜨리고 이 땅의 불의를 쓸어내고 있는데, 검찰이 역사의 물결에 몸을 싣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건이 검찰로 다시 돌아온다면 검찰 역시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임할 수 밖에 없겠지요"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이어 "현 검찰 수뇌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의 범죄 혹은 잘못 유무에 대해 국민들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명명백백 밝힐 수 있을까에 대해 저도 회의적이긴 합니다만,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검찰 수뇌부에서 공수처 도입 필요성을 스스로 만들어주는 우를 범치 않기 위해 자정노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이성적으로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검찰이 뒷짐지고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검찰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수사에 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진=조선일보 제공)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 여전히 '우병우 라인'이 존재하는데 제대로 되겠나?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현직일 때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스모킹건으로 불리는 정호성 비서관의 휴대전화와 안종범 수석의 수첩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우병우 수사는 윤갑근 특별수사팀이 4개월 동안 사실상 방치하면서 스모킹 건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컸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검찰이 재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이다.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이 우병우 사건을 통째로 검찰로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법에는 직무유기와 직권남용만 수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검찰은 제한이 없다. 수사도중 인지하는 범죄의혹은 개인비리건 처가와 관련된 특혜의혹이건 모든 걸 수사할 수 있다.

    우 전 수석이 검사시절 했던 수사방식대로 탈탈 털 수 있는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특검에서 상당 부분 수사가 이뤄져 검찰이 잘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 수석의 개인비리까지 종합해서 전체적으로 수사를 완료해서 처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통화한 검찰내 라인들은 이번 수사에서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정수석이 검사들과 직무상 통화하는 것은 불법으로 처벌은 아니지만 명백한 징계대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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