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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朴은 왜 檢 대신 특검을 사각의 링에 올렸을까?



정치 일반

    [Why뉴스] 朴은 왜 檢 대신 특검을 사각의 링에 올렸을까?

    "檢 믿기 어려워 직접 조사 응하지 않을 것…특검 수사에 대비"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별검사에 서울 고검장 출신의 박영수 변호사를 임명했다. 야당이 추천한 지 하루만이다.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 내내 검찰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해 왔지만 막상 자신이 형사피의자로 수사대상이 되자 '수사의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검찰을 버리고 특검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왜 검찰 대신 특검을 사각의 링으로 끌고갔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자료사진)

     

    ▶ 박 대통령이 끝내 검찰 조사를 거부했는데?

    = 그렇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4일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라며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11월 15일이나 16일 중 대면조사를 받으라는 검찰의 요구를 변호인 임명이라는 꼼수로 피하더니, 검찰이 다시 18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안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29일 대면조사를 하자는 검찰의 요구에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 마련 및 내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며 거부했다.

    박 대통령은 검찰이 11월 20일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부속비서관을 기소하면서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공범으로 기재하자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대면조사를 거부해 왔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의 수사는 믿기 어렵다고 하면서 특검수사는 받겠다고 했는데 왜 그런거냐?

    = 박 대통령은 변호인과 대변인을 통해 검찰수사는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이라고 혹평했다. 검찰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대통령이 지휘하는 행정부 소속의 검찰조직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내내 충직한 검찰을 이용해 권력을 행사해왔지만 막상 자신이 형사피의자로 입건돼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자 검찰은 믿을 수 없다며 자기 부정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 대신 특검수사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시간을 벌기 위해서 일 것이다. 특검 임명했으니까 20일의 준비기간 동안 특검수사팀 구성하고, 70일의 1차수사, 미진하면 30일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 120일 4개월이 걸린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사진=금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검찰수사는 당장에 받아야 하지만 특검으로 가면 3개월 이상 시간을 벌게 된다"면서 "그 사이에 총리문제다 뭐다 밀어서 여야 진흙탕 싸움 만들고 촛불집회가 시들해지거나 하면 그때 다른걸로 살길을 찾으려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으로 4개월 동안 무슨일이 생길지 누가 예측하겠나?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정치에서의 하루는 평범한 시민의 일생과 맞먹는다고도 했다. 특검수사가 끝나면 내년 3월이다. 4월 사퇴설이 나오는데...

    두 번째는 검찰에 비해 특검의 화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군사력으로 비교하자면 서울중앙지검은 미군병력이고 특검은 게릴라부대라는 거다. 미군은 항공모함에 전투기 무한지원에 대포도 융단폭격이 가능하다. 게릴라 부대는 박격포나 소총수 만으로 게릴라 전을 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인력 무한지원이 가능하고 시간도 제한이 없고 국세청이나 금감원 공정위 등 유관기관의 협력을 받을 수 있지만 특검은 수사인력도 한계가 있고 기간도 정해져 있다.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특검 파견을 다녀온 검사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특검의 관건은 박 대통령의 혐의 중 뇌물죄를 입증하는 게 최대 과제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대기업에 대해 압박할 수단이 많지만 특검에서는 대기업을 압박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별건으로 압박해서 진술을 받아낼 수 있지만 특검은 그게 불가능한 구조라는 얘기다.

    세 번째는 특검수사에서 새로운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특검은 경호실 관계자를 기소했지만 MB에게는 면죄부를 줬다. BBK특검도 결국은 MB에게 면죄부를 줬다. 삼성특검도 검찰수사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한채 면죄부만 준 꼴이었다.

    역대 특검들이 온갖 의혹을 규명하기 보다는 수사상 한계 때문에 역으로 면죄부만 줘왔다는 걸 잘아는 입장에서는 검찰수사보다는 특검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검찰이 제대로만 수사한다면 특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검찰을 바로세우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네 번째는 검찰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검찰은 권력의 충직한 심부름꾼으로 해결사로 권력의 앞잡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믿지 못할 조직이 됐다. 지금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검찰이 바뀐건 지난 10월 25일 박 대통령이 1차 대국민담화에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시인한 이후다. 그 직후 검찰은 이번 수사의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정호성 비서관의 휴대전화와 안종범 정책수석의 다이어리를 확보하면서 박 대통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역할이 줄어든 우병우 민정수석을 경질하게 만든 것이다.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주석 (사진=자료사진)

     

    검찰은 이미 박 대통령을 최순실씨와 안종범, 정호성과 공범으로 적시를 하면서 박 대통령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비록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문고리 3인방 중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한 수사를 미적대고 있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지는 확고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진단이다.

    야당이 특검후보를 추천한 다음날 박영수 특검을 임명한 것도 검찰의 수사를 하루빨리 막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유영하 변호사(사진=이한형 기자)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11월 20일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 및 소환, 기소 및 수사 결과 발표 과정을 보면서 도저히 객관성과 공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요청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다섯 번째는 검찰이건 특검이건 피의자로 조사 받는 걸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조사를 받으면 안 된다. 검찰조사를 받으러 검찰청으로 출두하건 아니면 안가에서 조사를 받건 검찰수사를 받는 모습이 공개될 경우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죄인으로서 낙인이 찍히게 된다.

    조사를 받지 않고 버티면서 검찰이 조사도 하지 않고 기소했다고 반발은 할 수 있겠지만 조사를 받은 뒤에는 그러 명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조사를 기피한다는 분석이다.

    ▶ 특검의 조사도 안 받을까?

    = 지금은 받을 것이다. 안 받을 것이다.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본격적인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특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해서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약속을 하고도 검찰의 대면조사를 거부했는데 대변인이 한 발표를 자신은 모른다고 하면서 거부한다면 방법이 없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박 대통령이) 조사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또 기피할 것"이라면서 "절대 수사는 안 받을 거다. 끝까지 불소추 특권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영수 특별검사가 최재경 민정수석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도 가깝다고 하는데 수사에 차질이 없을까?

    = 박영수 특별검사가 검사시절 보스기질이 있는 정도가 아니고 넘치는 검사였다. 그리고 강력부와 특수부를 넘나들면서 대형 사건들을 맡아서 잘 처리해왔다.

    1조5000억 원대의 SK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이 수사를 단초로 '차떼기 사건'으로 유명한 대선 자금 수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다. 대기업 수사에 강한 면모가 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 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사진=박종민 기자)

     

    다만 보스기질이 강하다보니 후배검사들을 잘 챙긴다. 그래서 '우병우 사단'이라 불리는 검사들과도 가깝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절친인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을 양아들로 부를 정도로 가까우며, 최윤수를 통해 우 전 수석과도 인연이 있다.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장'이면서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윤갑근 대구고검장과도 서울지검 강력부장 시절 부원으로 함께 근무했다.

    그래서 검찰 안팎에서는 "박 특검이 우병우 전 수석 비위 의혹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는 비판과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염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제대로 수사가 되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박영수 특별검사는 뚝심이 있어서 충분히 수사를 지휘할 자질이 된다는 평가가 더 많다.

    박 특검이 대검 중수부장 시절 수사기획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고 중수1과장이 최재경 민정수석이다. 그리고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팀장이었던 윤석렬 검사와 서울중앙지검 이동렬 3차장(우병우 라인으로 분류)이 연구관이었다. 검사시절 재직 인연만 갖고 수사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 채 전 총장과 윤석렬 검사와 친하니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일까? 최재경과는 친하고 채동욱 윤석렬과는 안 친할까?

    (사진=민주당 표창원 의원 트위터 캡처)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박영수 특검이 누구랑 친하고 같이 근무했고 하는식으로 평가하자면 전 모친이 이명박과 같은 모임이었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및 이만희 의원의 대학 후배 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 두다리 건너 아는 사람 너무 많죠"라면서 "수사를 지켜보자"고 했다.

    ▶ 박영수 특검이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거냐?

    = 저는 잘 돌파하리라고 기대한다. 박영수 특검이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온 국민이 바라보는 수사에 차질을 빚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다. 뚝심도 있고 경험도 풍부하고 의지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사를 기대해도 될 것이다.

    사실 특검 후보로 추천됐던 조승식 변호사와 박영수 특검 두 사람을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조승식 변호사가 더 강력하게 수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보스기질이 있고 검찰 요직을 거치면서 따르는 후배검사들이 많다. 그래서 수사팀을 꾸릴때 유리할 것이다. 수사의 성패는 수사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특별검사가 '특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아주 특별하고 강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검의 가장 큰 역할은 검찰수사를 견제하고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아니면 봐줬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은 역대 특검과 다른점은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수사가 미진했고 또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또는 제3자뇌물죄에 대한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 수사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박영수 특검은 "오로지 사실만을 바라보고 수사하겠으며, 결코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면서 이번 특검을 "'국민주권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했다.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니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국민들은 주권자로서 특검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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