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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기문 '스리랑카 내전' 미온적 대처…배경에 성완종?



국회/정당

    [단독] 반기문 '스리랑카 내전' 미온적 대처…배경에 성완종?

    • 2017-01-15 09:00

    "유혈사태 앞선 유엔총장 경선서 故성완종 회장과 스리랑카 측 도움 받아"

    지난달 31일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반기문 전 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던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09년 스리랑카 내전 당시 민간인 유혈사태 개입에 미온적이었던 이유가 과거 스리랑카 측으로부터 받은 조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6년 유엔 총장 경선에서 스리랑카 후보의 사퇴를 설득한 배후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라는 증언도 함께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의 유엔 임기 시작 다음 해인 2008년엔 그의 동생 기상 씨가 경남기업 고문으로 취직했다.

    반 전 총장이 성 전 회장과 스리랑카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추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가 지난 12일 귀국 메시지로 "유엔 총장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약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것과는 배치되는 사건의 흐름이다.

    스리랑카 유혈사태는 정부군이 항복한 타밀반군 지역의 민간인을 학살(white flag killing)한 사태다. 국제사회는 종전일인 2009년 5월 18일 직전 몇 개월 간 약 4만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엔 스스로도 2012년 '대응 실패'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를 공식 문서로 채택했다. 유엔 보고서는 안전보장회의 등 주요 기관이 내전 종식 기간에 책임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식 사상자수 발표가 더디게 진행됐고, 유엔 직원들을 전투 지역에서 철수시켜 정부군의 광범위한 민간인 폭격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반기문 전 총장이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시민들이 반 전 총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던 모습. (사진=윤창원 기자)

     

    더딘 대응이 유혈사태를 막지 못한 주요 원인이었던 셈이다. 반 전 총장은 종전 선언 5일 뒤인 5월 23일 스리랑카를 방문해 뒤늦은 대응이었다는 비판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방문에 앞서 비서실장인 비제이 남비아를 특사 자격으로 스리랑카에 파견했지만, 남비아가 인도 출신으로 반(反)타밀 성향이었다는 점 때문에 중재가 아니라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간 뒤늦은 현장 방문의 배경으로 5월 9일 장남 우현 씨의 결혼식에 참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의 한 측근 인사는 1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과 스리랑카 정부의 '특수한 관계'에 주목했다. 반 전 총장이 유엔 총장 경선 당시 3차례의 예비투표 결과 계속 '반대' 표가 1표씩 나와 고전하던 와중, 스리랑카의 '결정적 도움' 때문에 당선됐다는 주장이다.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의 고문인 자얀타 다나팔라 유엔 사무차장이 2006년 9월 전격 사퇴한 뒤 반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다나팔라 사퇴 직후 실시된 4차 투표에서 '찬성' 14표, '기권' 1표로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측근 인사는 스리랑카의 지지를 얻어낸 1등 공신으로 성 전 회장을 지목했다. 생전 성 전 회장이 "내가 라자팍세 대통령을 움직였다"고 했던 말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경남기업은 1978년 국내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스리랑카에 진출해 주택과 각종 인프라 건설을 했으며 국토개발 계획에도 참여하는 등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측근은 '긴밀한 관계'에 대해 "스리랑카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선 정경유착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오후 충주시 사직로 호수마을 아파트에서 모친 신현순 여사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반 전 총장과 그의 동생 기상, 조카 주현 씨 등 친인척과 성 전 회장의 경남기업 간 연결고리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경선과 측근의 취직 등 잇따른 도움을 받았던 반 전 총장 입장에선 스리랑카의 전범 행위에 원칙적 대응을 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 씨와 주현 씨는 경남기업이 부채 탕감을 위해 매각을 시도했던 베트남의 '랜드마크 72' 건물을 카타르 국부펀드에 팔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뇌물 공여 등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 검찰은 공소장에서 주현 씨가 '가족의 명성(family's reputation)'을 활용했다고 적시했다. 반씨 일가 중 평판이 동원됐을 법한 유력한 인물은 반 전 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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