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가 13일 차은택씨와 고영태씨 주도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이 이뤄졌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 씨가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씨는 승마 외에 문화나 체육에 문외한”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문화융성을 기치로 설립한 미르재단의 사업계획은 차은택과 그의 지인들이 작성했다”며 “최씨는 차씨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에 대해서도 “실무진인 노승일, 박헌영 등은 고영태씨의 한국체대 선‧후배로 그가 추천해서 재단에 전달했다”며 “최씨는 인사 결정권자가 아니었고, 재단에서 행사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차씨나 고씨가 두 재단에 공식 직책은 없지만, 그들의 측근들을 재단 고위 관계자로 만들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또 두 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안종범 전 수석이 전경련 관계자들과 회의에서 추진했다”며 “출연금은 회원사의 자율 결정이지 강제란 증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기업에 자금 출연을 지시한 바 없다”며 뇌물죄 의율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주장도 펼쳤다.
더블루케이가 최씨 실소유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고씨가 최씨를 이용해 설립자금 1억원을 빼돌렸다”며 “더블루케이 운영 주체는 고씨로 최씨는 재무적 이해관계자로 이용당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