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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내진 보강공사, '사전 조사' 제대로 됐나



대전

    하나로 내진 보강공사, '사전 조사' 제대로 됐나

    벽체 균열 이어 천공 과정서는 벽체 내 철근 절단돼…사전 조사 부실 가능성

    내진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하나로(HANARO) 원자로.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공사 중 균열이 발생했던 하나로(HANARO) 원자로 내진 보강공사가 천공 과정에서도 문제를 빚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내진 보강공사에 들어가기 전 하나로에 대한 사전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7.1.3 하나로 내진 보강공사 지연…'균열' 때문, 1. 4 검증실험까지 하고도…'균열' 감지 못한 원자력硏)

    원자력 안전 규제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등에 따르면, 내진 보강 철 구조물을 장착하기 위해 하나로 벽체에 볼트를 넣을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벽체 내 철근의 절단 문제가 불거졌다.

    철근 배치도와 실제 철근의 위치가 달라, 구멍을 뚫을 때 예상보다 많은 철근이 절단된 것이다.

    하나로 벽체에는 관통볼트를 넣기 위해 1800여개의 구멍이 뚫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 문제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불일치보고서(NCR)를 발행했다"며 "NCR 검토를 통해 철근 절단이 벽체의 구조적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NCR은 공사 도중 발견된 문제점이나 부적합 사항에 대한 내용 및 처리방안을 담은 보고서다.

    하지만 공사에 앞서 벽체에 대한 사전 조사가 철저히 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철근탐사를 통해 철근 배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철근의 절단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철근을 심는 이유는 콘크리트가 누르는 힘에는 강하지만 잡아당기는 힘에는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철근이 끊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철근이 감당하는 역할을 포기하게 되는 것과도 같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된 균열 문제 역시 공사 대상의 특성이 시공에 앞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일어난 문제로 지적된다.

    볼트를 넣은 뒤 구멍을 다시 밀봉하는 무수축 그라우트 시공 과정에서는 밀봉한 자리에 금이 가거나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 벽체는 지은 지 20년이 넘어 벽체 내 수분이 거의 없고 시공여건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균열 및 파손 문제가 발견됐다"며 "자재와 시공방식을 변경해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노후 건물인데다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대형시설인 만큼 사전에 철저한 조사를 통한 내진 보강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초반부터 높았다.

    허재영 교수는 "일반 건축물과 다른 특수성이 있고 여러 번 시행됐던 공사가 아닌 만큼 사전 조사가 더욱 까다롭게 요구된다"며 "공정 전체에 걸쳐서 사전에 실험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드러난 문제들을 보면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사전 검증실험을 통해 내진성능 보강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자재와 시공방식에 대한 적절성 확인은 검증실험에 포함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하나로 내진 보강 관련 설계 및 공사방법 등에 대해서는 원자력연이 신청한 '운영변경 허가 사항'에 대한 심사를 통해 검토했으며, 정기검사 및 현장검사를 통해 허가받은 대로 작업을 진행하는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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