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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고 반갑다" 마침내 자리찾은 부산 평화의 소녀상



사건/사고

    "미안하고 반갑다" 마침내 자리찾은 부산 평화의 소녀상



    관할 지자체에 의해 강제 철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30일 오후 일본영사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시민·사회단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에서 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31일 오후 예정대로 제막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부산 평화의 소녀상 마침내 제자리에…전국 37번째

    관할 지자체에 의해 강제 철거됐던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30일 정오에 다시 설치됐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30일 정오쯤 부산 동구 초량동 한 인도에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를 잡았다.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채 20m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소녀상을 바라보는 노인부터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는 학생까지.

    소녀상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증명하듯 많은 시민이 소녀상 주변에 몰렸다.

    자녀와 길을 가던 한 학부모는 소녀상의 의미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자녀에게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모(59)씨는 "일본영사관을 지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이 소녀상까지 철거됐다는 소식에 더욱 마음이 먹먹했다"며 "다음 세대에게 우리의 아픈 역사를 교육할 수 있도록 잘 관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에서 37번째다.

    ◇ "여론 부담 느꼈나?" 부산 동구청장 '설치 허용'

    관할 지자체에 의해 강제 철거됐던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30일 정오에 다시 설치됐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앞선 이 날 오전 10시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사실상 허용했다.

    박 청장은 이날 "평화의 소녀상이 다시 설치된다면 묵인할 수밖에 없다"며 "소녀상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설치되기를 바랐지만, 국민의 목소리를 고려하면 일본영사관 근처에 소녀상을 설치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철회했다.

    또 박 청장은 "31일 많은 시민이 참석하는 제막식을 방해하거나 경찰을 동원해 이를 제지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담당자를 통해 소녀상의 위치를 밝히고 즉각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박 청장이 황급히 벗어나려 하자 시민들이 이를 막아서며 강하게 항의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

    구청장이 설치허용 방침을 밝히자 소녀상 설치 작업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하루 전 사실상 규정까지 어기며 "재설치 가능성이 있는 한 소녀상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던 동구청은 청장이 입장을 밝히자마자 소녀상을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 내려놓았다.

    ◇ 평화상 추진위 "제막식·촛불집회" 계획대로 진행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이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더는 막을 수 없다"며 설치 불가 방침을 철회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구청으로부터 소녀상을 돌려받은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에 소녀상을 바닥에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 농성은 계속하기로 했다.{RELNEWS:right}

    이날 오후 7시 30분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예정된 촛불집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31일 오후 9시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같은 시각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끝난 뒤 일부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녀상까지 행진해 제막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경찰은 기존의 입장을 바꿔 평화적인 행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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