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블랙리스트서 빠지면 극심한 소외감과 억울함이"



문화 일반

    "블랙리스트서 빠지면 극심한 소외감과 억울함이"

    문화예술인들, 풍자 릴레이…"이병헌 대사가 떠오른다"

    (사진=자료사진)

     

    최근 잇단 언론 보도와 내부 관계자 증언으로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실체를 드러내는 가운데, 문화예술인들이 시대착오적인 이번 사태를 풍자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는 28일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문제로 또 한번 세상이 떠들썩하네요"라며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제 이름이 빠져 있어서 극심한 소외감과 억울함을 금치 못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2년 동안 암투병으로 병원에 묶여 있었으므로 명단에서 누락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도 무슨 정치모리배들과 한패 취급이라도 받는 듯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그런데 돌연 사찰 대상자로 이름이 거론되다니, 이건 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 표정관리가 안되는 국면입니다. 아직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한가 봅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작곡가 김형석은 "나중에 아이가 크면 이야기해 줄 거다. 아빠는 블랙리스트였다고. 그게 뭐냐고 물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어른이 된 세상에서는"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감독 이송희일도 "나도 내 마음 속의 '블랙리스트'가 있다. 꼬셨는데 대차게 거절한 놈들, 캐스팅 거절한 배우들, 그리고 돈 안 빌려준 놈들… 콱 코 깨져라"라며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계를 통제하려 했던 정부의 치졸한 행태를 꼬집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 대사가 떠오른다. '그때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저 잘못 건드리셨어요'"라는 패러디물을 선보였다.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작가 최준영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는 열불이 나고 복장이 터지는 짓거리다"라며 말을 이었다.

    "너무 잘 나가는 사람, 너무 잘 나가서 엄청난 영향력으로 자신들(권력층)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서 그랬다면(물론 그것도 안 될 일이지만), 어거지로 불쌍한 마음이라도 생길 테다. 그들이 사찰하고 압력 넣고 활동을 방해한 사람의 면면을 보라. 가난하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티며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연극인·미술인·문학인·영화인…."

    그는 "청와대에서 그런 짓거리를 주도해놓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문체부 장관을 하고,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미르와 K재단을 만들었다고 말한다"라며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문화는 무엇이고 예술은 무엇이며 체육은 또 뭐란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역사학자 전우용은 블랙리스트를 만든 정권의 술책을 짧은 글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특검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를 조사하는군요. 블랙리스트나 국정 역사교과서나 근본 '취지'는 같습니다. 박근혜 일당의 부귀영화를 위해 국민의 '정신'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