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격변기였던 2016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제주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촛불민심은 활활 타올랐고 제주 국회의원 3명은 다시 야당의 차지였다. 폭설과 태풍이 몰아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고 중국인 범죄와 돼지열병 발생으로 시름에 잠기기도 했지만 제주해녀 문화유산 등재와 관광객 1500만명 돌파라는 쾌거도 이룬 한해였다. 제주CBS는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10대 뉴스로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32년만에 찾아든 폭설은 섬 제주를 고립시켰다. 제주공항은 사흘간 폐쇄돼 발이 묶인 관광객 9만7000여 명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폭설사태는 대처가 미흡했던 저비용항공사들의 공식 사과로 이어졌고, 제주공항 장기체류객 매뉴얼까지 마련됐다. 제주CBS가 선정한 2016년 10대 뉴스, 네 번째로 '32년 만의 폭설, 제주공항 마비'를 보도한다.
(사진=제주CBS)
◇ 7년 만의 한파주의보에 피해 속출2016년 1월23일 오전 제주산간에 대설경보가, 해안지역에는 대설주의보, 제주 전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건 2009년 3월 이후 7년만이고, 대설경보가 발효된 건 32년 만이다.
한파는 제주지역 최저기온을 갈아치우면서 24일 오전 9시 제주시 최저기온은 영하 5.8도로, 영하 6도까지 떨어졌던 1977년 2월16일과 영하 5.9도를 기록했던 1977년 2월15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다.
특히 서귀포시는 영하 6.3도, 고산은 영하 6.1도까지 떨어져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사흘간 이어진 폭설과 한파로 2022가구가 정전피해로 고생했고, 하우스 시설 피해와 어선침몰,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재산피해액은 52억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 사흘간 섬제주 고립속 제주공항 폐쇄…체류객 불편 극심1월23일부터 제주 전역에 몰아친 한파와 폭설에 제주공항이 폐쇄되면서 23일 296편, 24일 517편, 25일 390여 편 등 모두 1200여 편이 결항되는 사상 유래없는 사태가 발생, 관광객 9만70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예기치 못한 공항마비 사태에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미처 숙소를 잡지 못해 제주공항 안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6000여 명의 체류객은 원치 않는 노숙을 이어갔다.
공항 대합실 등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은 이미 깔개나 박스 등에 의해 반숙박시설로 변했고, 짐을 나르는 데 쓰이는 카트 역시 간이침대로 변모했다.
공항 체류객들이 삼시 세끼를 공항 안에서 해결하다보니 공항 안에 있는 편의점 식품류가 바닥나는 등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이들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들 체류객을 위해 삼다수와 빵을 지원하고, 체온 유지를 위해 공항 대합실을 24시간 난방체제로 전환했다.
◇ 초동대처 미흡이 화 키워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 6월 '풍수해(대설) 재난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마련했지만 제설차량 4대와 제설용 약품 3만톤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활주로가 폐쇄된 첫날인 23일 밤부터 공항 여객터미널에는 6000명이 넘는 체류객이 발생했지만 공항공사가 자체 보유한 모포 300개와 깔개 100개는 꺼내지도 못했다.
제주도 역시 지난 2014년 '공항 체류관광객 대응체계 구축 계획'을 수립했지만 이 매뉴얼은 최대 500명을 기준으로만 설정돼 있어 이번 사태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사진=제주CBS)
◇ 대책없는 저비용항공사들 결국 머리 숙여대규모 결항사태 과정에서 미흡한 위기관리시스템을 드러냈던 저비용항공사들이 탑승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제주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국제공항 폐쇄 조치로 제 시간에 계획한 여행을 못하게 하고 임시편 편성에도 불편을 덜어드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현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신속하게 정상화시키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로 큰 불편을 겪으신 고객 한분 한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에어부산도 "제주공항 폐쇄가 전례 없이 장기화돼 체류객이 많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 과정에서 여러 부족함이 많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흘간의 제주공항 폐쇄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은 체류객에 대해 '공항도착 선착순'으로 대기표를 나눠주면서 체류객들이 한꺼번에 공항에 몰리는 등 공항 혼잡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샀다.
또 비용절감을 이유로 재난 상황에 대비한 '문자 시스템'도 구축하지 않아 또다른 공항 혼잡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 제주공항 장기체류객 종합대책 마련
사흘간 난민촌으로 변한 제주공항의 극심한 혼란 사태를 겪은 제주도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기체류 관광객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1000명 이상이거나 출발 항공편 5편 이상 연속적으로 결항 되는 경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결항 항공편 예약인원이 3000명 이상이거나 청사 내 심야체류객이 발생하면 '주의'를 발령한다.
'경계' 단계는 당일 출발예정 항공편의 50% 이상 결항이 예상되거나 청사 내 심야 체류객 50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발령되고, '심각' 단계는 당일 항공편이 전면 결항되거나 다음날 항공편 결항까지 예상되거나 청사내 심야 체류객이 100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다.
관심과 주의단계는 제주항공청과 공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경계단계에서는 체류객 대책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한다.
경계단계에서 임시편 운항을 최대한 조치하고, 공항내 음식점의 영업시간 연장과 의료.숙박 안내, 모포와 매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