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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아들, MBC 출연 특혜 의혹… "방송계 정유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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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회 아들, MBC 출연 특혜 의혹… "방송계 정유라 사건"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이 청탁 주도, '사장 오더'라는 증언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 씨와 그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사진=박종민 기자/MBC '딱 너 같은 딸'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정윤회 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이 MBC 드라마 캐스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방송계 정유라 사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 이하 MBC본부)와 MBC 드라마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현장 제작진들은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으로부터 '사장 오더'라며 정 씨를 캐스팅하라는 지시를 들어 왔다.

    2013년 SBS '결혼의 여신'으로 데뷔한 정 씨는 영화 '족구왕', tvN '로맨스가 필요해3' 등에 출연했으나 시청자들에게 얼굴이 낯선 무명 배우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 씨는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인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MBC에서만 단역과 조연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개과천선'(2014), '야경꾼 일지'(2014), '오만과 편견'(2015),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딱 너 같은 딸'(2015), '화려한 유혹'(2016), '옥중화'(2016) 등 총 7편이다. 정 씨는 지난해 MBC 자회사 MBC C&I가 제작한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에도 출연한 바 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청탁을 들은) 한 PD는 (장) 본부장이 캐스팅 오더를 내리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받아들였는데, 알고 보니 그게 본인만 겪은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놀랐다고 전했다"며 "다만 정윤회 씨의 아들이라는 것은 몰랐다고 한다. 본부장이 얘기할 때마다 '사장 오더다. 난감해도 받아달라' 이런 식으로 말해서 사장 측근 정도로 생각했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드라마본부장 등 경영진이 드라마에 특정 인물을 캐스팅하라고 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냐는 질문에는 "완전 이례적인 일이다. 처음에 저도 얘기를 듣고 '설마' 했던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 첫 보도를 보면서 굉장히 창피하게 느꼈던 것은, (정 씨와 관련된) 청탁을 받아준 데가 MBC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 방송사에 출연했다면 그 친구(정우식) 말대로 열심히 오디션을 봐서 출연했다고 믿어줄 수 있겠는데… MBC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이 사람을 캐스팅해야겠다고 작업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 이번 일은 정우식 인터뷰가 아니었으면 화제가 덜 됐을 것이다. 정 씨가 낙하산으로 와서 제작진이 많이 힘들어했고, 기껏 오디션 했던 것도 무산돼서 난감해 했는데 본인은 정윤회 아들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은 게 없다는 식으로 인터뷰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니까 화가 났다"며 "정유라 씨가 이대에서 한 짓이나 똑같지 않나. 다른 사람에게 갈 수 있었던 기회를, '비선실세' 아들이라는 것으로 누려놓고는… 그래서 많은 드라마 PD들이 분개했다"고 전했다.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은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MBC 시사보도는 궤멸됐지 않나. 기자들은 현장에서 쫓겨나고 (뉴스) 시청률도 종편보다 못하다. 그래도 버티는 것은 드라마, 예능을 안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곳까지도 경영진 손이 미쳤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드라마에서는 배역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조연을 잘 캐스팅해 신인을 '발굴'하면 드라마도 사는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캐스팅을 자기 드라마 사활을 걸고 하는 것이고, 지원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은 갖은 훈련 거치면서 지원한 수많은 사람들의 꿈을 짓밟은 것"이라며 "대한민국 비선실세가 망쳐 놓은 것 중에 '언론'도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으니, 안광한 사장은 반드시 청문회에 나와야 하고 조사대상도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장 본부장 등 MBC 경영진이 정윤회 씨 아들 정우식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도록 현장 제작진에게 수차례 청탁했고, 이 과정에서 100명 넘게 응시한 오디션이 쓸모없어진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15일 보도했다.

    장 본부장은 첫 보도를 한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디션을 보게 해 달라는 정도의 통상적 부탁만 했던 것이다. 특정 배역에 캐스팅하라고 지시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안 사장의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 여러 군데서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 "방송계 정유라 사건"…"관련자들 국조특위, 특검에 세워야"

    MBC본부는 성명을 내어 "MBC 드라마의 배역이 외압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캐스팅을 잘못 하면 드라마가 통째로 망할 수 있다. 조연 한 명 때문에 드라마가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 그래서 연출을 맡은 드라마 PD들은 캐스팅에 밤잠을 못 이룬다. 일개 단역을 캐스팅할 때도 심사숙고를 거듭하는데, 정윤회 아들은 '비중 있는 조연'에 보란 듯이 캐스팅됐다"고 꼬집었다.

    MBC본부는 "거세게 반발했을 게 불을 보듯 뻔한 현장 PD들을 무마하고 캐스팅을 강행하도록 총대를 멘 이가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이다. 회사 안에는 장근수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잠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원래 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 바로 처리되는 게 상례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안광한 사장은 장근수 본부장의 사의표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장근수 본부장에게 사람을 보내 회사로 돌아오라고 종용했다고 한다"며 "비선실세 아들에게까지 각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안광한 사장은 당시 비선실세 정윤회 그리고 최순실과는 어떤 관계를 맺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MBC본부는 "진심으로 안광한 사장에게 경고한다. 누군가의 등 뒤에 숨어서 구차하게 연명하려고 하지 마라"라고 전했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 역시 성명을 내어 "관련 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방송계의 정유라 사건'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청년 연기자 100여 명이 참여한 오디션까지 없던 일로 만든 후 정 씨를 특정 배역에 낙점했다는 대목에서는 정유라의 입학 특혜에 버금가는 박탈감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비상시국회의는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과 비선실세 일당은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공영방송마저 쥐락펴락했다. 청년 연기자들의 꿈과 일자리마저 제물로 삼았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안광한 사장과 장근수 본부장 등 MBC 수뇌부들은 공영방송의 공적책무와 윤리를 내팽개친 채 비선실세의 사익에 부역한 것"이라며 "뉴스는 청와대에, 드라마는 비선실세에 헌납했다는 비판, 보도의 공정성에 이어 출연의 공정성까지 말살했다는 지적은 웃어넘길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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