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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닉슨 '버티기' 고집, '애국심' 앞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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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닉슨 '버티기' 고집, '애국심' 앞에서 갈렸다

    '워터게이트'로 대통령직 물러나던 닉슨 "국익은 개인 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사진=청와대·닉슨 공식사이트)

     

    광장에 운집한 시민들의 퇴진 촉구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마저 외면한 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국정 복귀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박근혜 대통령. 이러한 대통령의 무작정 버티기를 지적할 때 자주 회자되는 것이, 미국의 제37대 대통령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리처드 M. 닉슨(1913~1994)의 사임 연설이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1974년 8월 9일 대통령직을 중간에 내려놓는다. 앞서 1972년 6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의 측근은 그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선거운동본부에 침입,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다. 닉슨은 끝까지 이 일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것을 부인한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의 집요한 추적으로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고, 탄핵을 준비하던 미 의회는 청문회에서 닉슨의 연루 사실을 밝혀낸다. 급기야 공화당 지지세력도 등을 돌리자 닉슨은 결국 물러날 뜻을 밝힌다.

    당시 사임 전날인 1974년 8월 8일 행한 연설에서 닉슨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 되더라도 나는 사실 (대통령 임기를)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며 "나의 가족도 한결같이 그렇게 하라고 권했으나 국익은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슨은 "나는 무슨 일이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견딜 수 없다"며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를 필요로 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문제에 직면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평화, 대내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없는 번영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내 개인의 무고함을 증명하고자 몇 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대통령과 의회의 모든 시간과 관심은 그것에 모두 빼앗길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내일 정오를 기해 대통령 직을 사임하려고 한다. (중략) 나의 사임이 이 나라에 절실히 필요한 그 치유 과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닉슨이 사임연설에서 보여준 건 '부도덕한 대통령의 최소한의 애국심'입니다. 나라야 어찌 되든 '개인적인 변명을 위해' 버티겠다는 박근혜와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에게 '애국심'이 있다고 믿는다면, 스스로 바보임을 인정하는 겁니다"라고 꼬집었다.

    누리꾼들도 결국에는 거짓으로 드러난 대국민담화를 수 차례 내놓고, 비선 실세 최순실 등과 연루된 범죄 혐의를 일체 부인하는 박 대통령을 닉슨에 빗대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O********'는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된 닉슨의 탄핵사유보다 박근혜 탄핵사유가 더 가볍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가질 것인지 묻고 싶다. 국정농단, 뇌물수수, 근무태만 등 셀 수 없다. 일국의 대통령이 1, 2건도 아닌 수많은 범죄 공모자니"라고 질타했다.

    '‏@m******'는 "'국익은 그 어떤 개인적인 고려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 닉슨의 하야 성명 중에서. 박근혜 씨!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청와대에서 나와 특검의 수사에 응하길 바랍니다. 그것만이 더 이상 국민 앞에 죄를 짓지 않는 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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