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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뉴스', 22개월 만에 '꽉 찬 풍자'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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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뉴스', 22개월 만에 '꽉 찬 풍자'로 돌아오다

    웃찾사 PD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자와 해학"

    신랄한 풍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SBS '웃찾사'의 코너 'LTE뉴스'가 돌아왔다. 무려 22개월 만이다.

    ◇ "100만명 넘게 모인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모습은 일류"

    23일 방송된 SBS '웃찾사-LTE 뉴스' (사진='LTE 뉴스' 캡처)

     

    23일 방송된 SBS '웃찾사-LTE 뉴스'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핵심만 전달"하고 "더 강력하게 시원하게 돌아왔다"는 강성범의 말 그대로, 여전히 직설적인 풍자를 선보였다. 원년 멤버인 개그맨 강성범과 김일희는 이번에도 '찰떡 호흡'으로 촛불집회, 비선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대학 입학 특례 등을 두루 다뤘다.

    'LTE 뉴스'의 백미는 실제로 한 주 간 벌어진 각종 뉴스(슈퍼문, 수능, 미 대선 트럼프 승리)를 소개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행태와 그로 인해 파생된 일들을 거침없이 전하는 데 있었다.

    이를테면 강성범이 슈퍼문 뜬 소식을 전하며 소원을 빌었냐고 묻자 김일희가 "촛불 보고 빌었어"라고 하면서 자연스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언급하는 식이다. 수능 이후 원서접수 눈치작전이 시작됐는데 가장 눈치싸움이 치열한 대학을 물으면 '청와대'라고 대답하는 등 재치가 돋보였다.

    'LTE 뉴스'는 시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보여주는 '촛불집회'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을 동시에 소화해 내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에 항의하는 집회에 1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것을 두고 김일희가 "애걔, 겨우?"라고 코웃음을 치자, 강성범은 과거 자신의 인기 캐릭터였던 '연변 총각' 말투를 흉내내며 "그렇슴다 고저 저희 대한민국에서는 만명 모인 집회는 집회 축에도 못 낍니다. 100만명씩은 모여야 '아 똥마려우면 큰일 나겠구나' 합니다" 라고 말했다. 왜 갑자기 대본에 없는 말을 하느냐는 김일희의 물음에 강성범은 "집사람이 하라 그랬다"고 항변하고, "멀쩡한 작가 놔두고 왜 집사람 얘기를 듣냐"고 따지자 박 대통령 말투를 따라하며 "어려울 때 함께 해 준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LTE 뉴스'는 정유라 씨의 대학 입학 특례도 놓치지 않았다. 강성범이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잘 안 나왔더라도 실망하지 말라고 독려하자 김일희는 "성적이랑 좋은 대학 가는 거랑 상관 없어요"라고 했고, 한 술 더 떠 "마술해야 돼요. 마장마술! 좋은 말 사 가지고 따그닥따그닥따그닥…"이라고 말했다.

    강성범-김일희의 라임 개그도 일품이었다. 요즘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석달 전만 해도 "대한민국 실세"였는데, 요즘 그들은 "조사 받는 신세"가 됐고, 정작 조사 받으러 들어가서는 "아이고 날세(나일세)~" 한다는 것. 또, 현 시국에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눈치만 보고 있는 정치권은 "삼류"이고, 그나마 사과하는 정치인들은 "이류"지만, 100만명이 넘게 모인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모습은 "일류"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23일 방송된 SBS '웃찾사-LTE 뉴스'의 코너 '숀석희의 앵그리 브리핑' (사진='LTE 뉴스' 캡처)

     

    개그맨 임준혁은 'LTE 뉴스'에서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앵커 브리핑'을 패러디한 '숀석희의 앵그리 브리핑'을 선보였다. 임준혁은 순살치킨을 내보이며 "요즘은 순살의 시대. 사람들이 순살에 열광하는 이유는 남녀노소 누구나 씹기에 좋아서"라고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임준혁은 능청스럽게 콕콕 핵심을 짚어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순살치킨을 가장 많이 배달시켜 먹는 곳을 설명할 때 청와대 그림이 나오고, 순살치킨 덕에 막대한 매출을 올린 가게가 돈을 투자한 데가 있다고 할 때 최순실 씨의 명품 신발이 나오고, 돈을 흥청망청 탕진한 가게가 결국 저질 순살을 사용하게 돼 피해 본 사람이 있다면서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이 나왔다. 임준혁은 이런 '결정적 사진'이 나올 때마다 움찔하거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관객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2014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방송됐던 'LTE 뉴스'는 세월호 참사, 국정원 선거개입,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등 정치사회적 사안을 다루면서도 에두르지 않는 촌철살인으로 방송 당시에도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 "비선 있어요", "내 검사 후배에게" "지지율이 뚝뚝"

    이날 '웃찾사'는 말 그대로 '풍자'로 꽉 차 있었다. 돌아온 'LTE 뉴스'뿐 아니라 '살점'과 '내 친구는 대통령'이 삼각 편대를 이뤄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주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 프로그램을 다루며 "왕이 두 명", "성에 갇힌 공주와 마녀"를 언급해 화제가 됐던 '살점' 역시 강도 높은 풍자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인이 즐겨 부르는 인기가요 100'을 주제로 이야기하던 황현희는 가요 제목이 너무 사랑얘기에만 치우쳐져 있다며 시의성에 맞게 제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현희는 '애인 있어요'를 '비선 있어요'로, '내 남자친구에게'를 '내 검사 후배에게'로, '눈물이 뚝뚝'을 '지지율이 뚝뚝'으로, '서른 즈음에'를 '임기말 즈음에'로, '난 알아요'를 '난 길라임'으로 고쳤다.

    23일 방송된 SBS '웃찾사-살점' (사진='살점' 캡처)

     

    "그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라는 '애인 있어요' 가사를 따라부르며 "그분 눈에만 보여서 이 사단이 난 것 아닌가"라고, "이것봐 나를 한번 쳐다봐"라는 '내 남자친구에게' 가사를 언급하면서 "그러니 기자 눈을 내려깔고 본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임기말 즈음에 이게 뭐하는 건가. '점점 더 멀어져간다' 그쵸. 국민들과 멀어져 가겠지"라거나 "난 길라임.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누군가가 처방전을 받아야 된다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난 알 수가 있어요 처방전을 받을 거란 말을 못했어"라는 말로 현 세태를 꼬집었다.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막역한 사이인 점, 검사 출신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민감한 질문을 한 기자를 쏘아본 일, 박 대통령이 갤럽 설문조사에서 연속으로 5% 지지율을 기록한 것, 박 대통령이 차움 병원을 이용하면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썼다는 점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매번 뉴스도 안 보고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고 강조하는 김정환은 "시사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 노래에 대해서만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지난주 토요일'에 딱 생각났다며 '광화문 연가'와 '촛불 하나'를 추천했다. '촛불 하나'를 100만명이나 다운을 받았는데 경찰 추산은 26만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 "내려오라면 내려와. 다 너 내려오래"

    6개월 만에 부활한 SBS '웃찾사-내 친구는 대통령' (사진=SBS 제공)

     

    6개월 만에 부활해 지난주 다시 시청자들을 찾았던 '내 친구는 대통령'도 "내려오라"는 언급을 반복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하야와 퇴진을 바라는 민심을 잘 전달했다. 현직 대통령 역을 맡은 최국이 고향 친구 김진곤에게 "너희 어머니 잘 계시냐"고 하자, 김진곤은 "말만 하지 말고 그러면 한 번 내려와"라고 했고, "아직 못 내려가"라고 하자 김진곤은 "내려오라면 내려와. 다 더 내려오래 인마"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진곤이 아들이 소여물을 잘 만든다며 최국에게 '소여물 제작과'를 만들거나 '거름 뿌리기 특기생'으로 뽑아달라고 하자, 최국은 "그럴 거면 대한민국 학생들 공부를 왜 하냐. 그 사실을 알고도 학생들이 공부할 맛이 나겠니. 세상에 그런 대통령이 어디 있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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