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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시키기 전에 언론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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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하야시키기 전에 언론부터 바꿔야"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 '언론 부역자들 청산' 촉구

    1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한빛광장에서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 주최로 '대통령은 사퇴를! 언론은 진실을!' 사전대회가 열렸다. (사진=김수정 기자)

     

    지금 이 순간, 한국 사회를 흔드는 가장 뜨거운 이슈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국민들에게 언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했다. 흔히 보수(조선·중앙·동아)와 진보(한겨레·경향)로 나뉘는 언론이, 각사의 색채와 무관하게 국정농단 행태를 비판하는 데 목소리를 합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새로운 사실을 더 밝혀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특종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곳과 '너희도 언론이냐'는 비아냥을 받는 곳이 공존한다. 가장 사정이 나쁜 곳은 방송, 그 중에서도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쓰는 공영방송 KBS, MBC다. MBC 취재진은 지난달 29일 도심 집회를 취재하다 시민들에게 욕을 듣고 쫓겨나기도 했다.

    12일 낮 1시 30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대통령은 사퇴를! 언론은 진실을!' 사전결의대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도 시급하지만 언론이 어서 정신 차려야 한다는 쓴소리가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 "언론 부역자 축출하는 싸움 시작하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의 투쟁사부터 강렬했다. '언론 부역자'와 '언론 공범'을 축출하는 싸움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호성 비서관이 '7시간 동안 대통령은 관저에 있었다'고 한다. 집무공간이 아니라 거주공간에 있었다는 거다. 출근을 안하고 땡땡이쳤다는 거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성과자 퇴출제도는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먼저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스템이 고장났을 때 사법기관이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기대할 수 없이 망가졌고 (권력과) 한 몸통이 됐다. 이런 때 민주주의 사회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언론은 어땠나.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여야 할 언론이 또 한몸뚱이가 돼 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주범이고 헌법정신을 파괴했다. 기업은 공범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팩트가 이 사실을 분명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를 외면하고 기만하는 언론인을 우리는 언론 부역자, 언론 공범이라 불러야 한다"며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첫 걸음은 바로 언론에서 시작돼야 한다. 언론노조는 이 순간부터 언론 부역자를 축출하는 싸움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우리들, 국민들 충견되자고 언론인 된 것 아닌가"

    왼쪽부터 언론노조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 한겨레지부 최성진 지부장, 경남도민일보지부 민병욱 지부장 (사진=김수정 기자)

     

    언론노조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언론인은 개 팔자를 타고났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론인 동지 여러분. 우리는 개 팔자를 타고난 사람입니다. 국민들이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는지 감시하고 강도가 물어뜯고 하려고 언론인 된 것 아닙니까. 국민들 충견 되자고 한 것 아닙니까. 우리가 가고자, 되고자 했던 개 팔자는 그거 아니겠습니까. 지난 MB(이명박 정권) 때부터 해서 우리 언론인들은 어떤 개 팔자를 살았습니까. 권력과 재벌이 던져준 떡고물 주워 먹고 꼬리 흔들었습니다. 진짜 주인인 국민이 죽어나가고 국민의 삶이 도탄에 빠지고 국민 곳간이 털리는데… 최순실이라는 무당이 나라 곳간을 털어먹고 나라살림을 도둑질하고 있는데 진짜 주인 몰라 본 개 팔자 언론인들은 뭐했습니까. 똥개 새끼들이 된 것입니다. 정말 가슴 아프고 쪽팔린 일입니다."

    윤 본부장은 "박근혜도 쫓아내야겠습니다만 언론판에 똥칠하는 부역자들을 샅샅이 뒤져서 쓰레기장에 묻어야 한다. 민영방송이라고 권력에 잘 보여야 살아남는다고 한 부역자들을 기록에 남기겠다"며 "오늘 이 싸움은 단순히 불의한 권력을 몰아내는 싸움이 아니라 불의한 권력에 빌붙어서 우리 언론 더럽혀 온 자들과의 생존권 싸움"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어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KBS-MBC 마지막 기회다'라는 기사를 봤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JTBC 보면 되고, 보수적 성향 가진 사람은 TV조선 보면 된다. KBS, MBC 아무 얘기 안 해도 안 보면 그만이다. 궁금하지 않다. 지금 공영방송 KBS, MBC 신세가 그렇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데 이제 욕도 달리지 않는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데 우리에게 정말 기회가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성 본부장은 "KBS뉴스와 KBS가 계속 이러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최순실이 누구냐', '측근 맞냐'라며 한두달 전부터 (보도를) 은폐하고 막았던 책임자들이 고스란히 앉아서 뉴스와 방송을 이끌고 편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무당정권 박근혜가 임명한 사장이 그래도 앉아있다. 이런 방송 부역자들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이래서는 절대 마지막 기회 잡을 수 없다. 박근혜 하야시키고 세상 바꾸기 전에 공영방송부터 부역자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은 "MBC라고 하면 주위에서 욕하는 시민들이 있을까봐 눈치를 좀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본부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회가 열리는) 광장에서 '승리의 MBC' 소리를 들었던 게 엊그제인데, 최근에 MBC 기자는 현장에서 쫓겨났다. 그것도 쌍욕을 들으면서. 피눈물이 난다"면서도 "MBC본부에는 기레기가 없다. 박근혜 정권과 여기에 부역하는 부역 언론인들이 기레기를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최근 박근혜 정권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MBC에서 5%라고 하면 감사하다. 최근에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3%까지 떨어졌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며 "조합원 1700명 중 250명이 해고, 정직, 부당전보 등을 당했지만 그럼에도 싸우고 있다. 나라가 이 꼴이 된 데에 기여한 공범들이 MBC에 많다. 저희가 반드시 처벌할 것이다. 오늘 이 결의를 지나 박근혜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방송을 국민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가 꼽은 '언론 부역자'는 총 6명이다. KBS이사회 이인호 이사장, KBS 고대영 사장,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MBC 안광한 사장,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 한국케이블TV협회 배석규 협회장(전 YTN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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