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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구단의 승부조작 알고도 선수팔기…프로야구 신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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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구단의 승부조작 알고도 선수팔기…프로야구 신뢰 '흔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7일 공개한 구단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 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프로야구 구단이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은폐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충격적이다. 800만 관중 시대에 한껏 고무된 프로야구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NC 다이노스 구단 관계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NC는 2014년 소속 선수 2명이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 이 사실을 KBO에 보고하지 않았다. 은폐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에 승부조작 자진 신고를 한 2명 중 A선수는 브로커로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해 딴 돈을 나누는 조건으로 승부조작을 제의받고 실행하는 대가로 300만원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B선수는 공익근무 당시 생활이 곤궁하자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벌기 위해 팀 동료에게 '1회 첫볼, 첫타자 볼넷', '헛스윙'을 해달라며 승부조작을 제의했으나 거절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NC 구단은 오히려 A선수를 고발하지 않고 타 구단에 이적시키고 현금을 챙겼다. 내부 회의를 통해 자질은 우수하나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사유로 보호선수 20명 명단에서 제외해 신생 구단으로부터 특별 지명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A선수는 현재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투수 이성민이다. 이성민은 그해 신생 구단인 kt 위즈의 특별 지명을 받았고 규정에 따라 kt는 NC에 1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이성민은 2012년 NC의 신생팀 우선 지명을 받고 프로 선수가 됐다. 당시 대학 졸업 선수 중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NC가 신인드래프트 우선 지명으로 계약금 3억원을 안겨줄 정도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런 선수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으니 아무 것도 모르는 kt로서는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성민은 2015년 5월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kt가 포수 장성우를 받고 롯데가 투수 유망주 박세웅을 받은 4대5 트레이드 때 kt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만약 혐의가 사실이라면 NC는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거액의 현금까지 챙긴 것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사이버팀장 박민순 경감은 "10월7일 구단 압수수색을 통해 구단의 내부 회의 기록을 종합한 결과 해당 선수에 대해 방출할 것인가, 군에 입대시킬 것인가, 트레이드시킬 것인가에 대해 논의한 내부 자료가 있었다"며 사기 혐의를 적용한 이유를 밝혔다.

    승부조작을 알고도 은폐했고 심지어 해당 선수를 타 구단으로 이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프로야구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기극이다.

    프로야구가 2016시즌 800만 관중 시대를 열어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최근 1년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 불법 해외 원정 도박, 승부조작 등 온갖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승부조작은 경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자칫 리그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산산조각날 수도 있다.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보다 자세한 조사와 확실한 대응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프로야구는 위기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승부조작 및 관련 혐의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 브로커 2명, 구단 관계자 2명 등 총 21명을 검거하고 브로커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직 프로야구 선수로는 이성민과 KBO에 승부조작 사실을 자진 신고한 KIA 투수 유창식 등이 포함됐다.

    NC 이재학의 승부조작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1년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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