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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에 속 타는 롯데‧워커힐…'다 된 밥' 재 뿌리나



기업/산업

    '최순실'에 속 타는 롯데‧워커힐…'다 된 밥' 재 뿌리나

    미르재단 출연 특헤의혹…'독과점'·'경영능력'도 변수

     

    서울시내 면세점 최종전을 통해 부활을 꿈꾸는 롯데면세점과 워커힐면세점이 숨을 죽이고 있다. 대한민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때문이다.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발표를 한달 남짓 앞두고 행여나 최순실 변수가 면세점 선정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두 업체의 모 그룹은 최순실 의혹의 시발점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막대한 출연금을 냈다. 우여곡절 끝에 붙잡은 마지막 동앗줄이 최순실 불똥에 타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 최순실 블랙홀…불거지는 특혜 의혹

    워커힐면세점의 모 그룹인 SK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두 111억원을 출연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롯데그룹은 여섯 번째로 많은 45억원을 냈는데 별도로 70억원은 냈다가 돌려받았다. 이를 합하면 115억원으로 SK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다.

    이를 놓고 지난해 11월 상실한 면세점 사업권 탈환을 위한 대가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단 출연은 1~3월에 이뤄졌고 4월에 정부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4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독과점 개선 등 3월 공청회에서 제시된 방안들은 없었던 일이 되고 종전 기준으로 특허를 주기로 했다. 출혈경쟁에 적자에 시달리던 신규 면세점들은 반발했지만 허사였다.

    이에 지난달 10일 관세청 국정감사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출연금을 낸 롯데·워커힐면세점에 대한 명백한 특혜'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 2차 대전에서 경영권 분쟁·일본기업 논란(롯데), 재벌특사(워커힐면세점) 등 여론악화로 쓴잔을 마셨던 기억이 생생한 두 면세점으로서는 식은 땀이 날 발언들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최순실씨의 태블릿PC 내용이 공개됐다. 이제 촛불이 다시 켜지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구제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다 된 밥'으로 보였던 3차 입찰. 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 신규면세점 올 마이너스…‘경영능력’ 최대 관건 부상

     

    이제 기댈 곳은 "이번 심사에선 이미 공고한 심사 기준에 따라 선정할 것"이라는 천홍욱 관세청장. 그러나 두 면세점이 처한 입장은 다르다.

    평가 기준은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 5개로 1000점 만점이다.

    관건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큰 경영능력이다. 한마디로 장사를 잘할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새로 특허를 내준 서울시내 신규면세점들이 하나도 예외없이 출혈경쟁 속에 올 상반기 91억~175억 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은 관세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서울시내 면세점 시장이 과포화돼 명품 브랜드와 여행사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비판 속에도 또다시 신규 특허를 내주는 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롯데와 워커힐의 엇갈린 입장

    이 항목에서 최고는 단연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인 롯데면세점이다. 국내 시장의 56%를 점유한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초 최단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사상 첫 5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에 꺼진 불을 다시 켜려는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올린 알짜 점포다. 다만 독과점 논란은 영원한 꼬리표다.

    반면 워커힐면세점은 빨간불이다. 경영능력 300점 중 180점이 배정된 재무건전성은 4개 지표 중 자기자본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 등 3개가 최하위다.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약점이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워커힐면세점 특허를 잃자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롯데와는 달리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려 했다. 새로 특허를 얻은 두산에 통합물류창고, IT시스템 등 면세점 운영 자산을 팔고 면세점 전문 인력도 념겨줬다. 면세상품 재고도 임직원 할인판매로 처리했다.

    ◇ 최근 3년간 매출 하위권…입지여건·고객층 등 약점 여전·

    워커힐면세점은 비슷한 심사기준 아래 동일한 경쟁자들과 맞붙었던 1, 2차 대전에서 참패한 바 있다. 1차 신규 입찰에서는 7개 업체 중 5위에 그쳤고 2차 재승인 심사에서는 신세계에 사업권을 빼앗겼다.

    SK네트웍스는 SK가(家)의 맏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올해 3월 대표이사로 귀환하며 ‘선친의 꿈’인 국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 특허 탈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이를 위해 수영장과 스파를 새로 만들어 호텔과 카지노, 면세점 등이 어우러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복합형 리조트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편한 접근성과 주변 관광 인프라 부족, 카지노와 호텔 위주의 고객층, 이로 인한 저조한 매출 등 약점은 그대로다.

    워커힐면세점은 24년 동안 명품 빅3 중 한 곳도 입점시키지 못했고 최근 3년동안 매출은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2013년에는 1958억 원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중견기업인 동화면세점에도 뒤지며 꼴찌를 기록했다. 2014년과 지난해는 각각 2747억 원, 2874억 원으로 한국관광공사보다는 앞섰지만 동화면세점에 계속 밀리며 2년 연속 4위에 그쳤다.

    서울 도심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걸리는 입지 여건은 최대 걸림돌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이 매장 확대와 스파 조성으로 첫해 매출 5000억 원, 5년 뒤 1조5000억 원 달성을 실현가능한 목표로 판단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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