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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기' '모르쇠' 최순실 믿을 수 있을까?



국회/정당

    '말바꾸기' '모르쇠' 최순실 믿을 수 있을까?

    오늘 오후 검찰 출두…'제3의 조율자' 의혹 갈수록 증폭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씨가 26일 오후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계일보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0일(한국시간) 귀국불가 입장을 뒤집고 갑작스레 국내에 들어오면서 그 배경과 검찰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소환통보 이전에 자진 귀국한 모양새지만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청와대 비서관 교체 요구 등 민심이반 현상이 거세지는 가운데 "귀국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몰래 귀국'한 것이서 '청검최'(靑檢崔 청와대·검찰·최순실) 사전 교감설마저 불거지는 상황이다.

    ◇ "귀국하지 않겠다"→"검찰과 소환날짜 조율중"

    대통령 연설문과 민감한 외교문서를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최순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다음날인 지난 26일 독일 현지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최씨는 당시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진료를 받고 있어 귀국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딸아이(정유연)도 심경 변화를 보이고 있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귀국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최씨는 인터뷰 나흘 뒤인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히드로(Heathrow) 공항에서 홀로 한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인터뷰를 했다던 독일에서 귀국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이동한 것까지 감안하면 빠른 심정변화를 보였거나 누군가 '보이지 않는 조율자'가 가담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최씨는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씨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며 대국민사과를 한 다음날 세계일보와 전격 인터뷰했다.

    박 대통령은 "좀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씨가 청와대를 등에 업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하거나 정부의 인사·외교·대북·경제 정책에도 간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최씨 역시 대통령 대국민사과 바로 다음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지켰다.

    최씨는 "박 대통령 당선 초기에 이메일을 받아본 것 같다"고 답했지만 청와대 보고서를 매일 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청와대 인사개입설이나 일각에서 제기된 '팔선녀' 비선모임의 존재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독일 잠적 중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직후 급작스레 인터뷰에 응했고, 인터뷰 내용도 박 대통령이 인정한 부분만 받아들인 셈이어서 청와대와의 사전교감설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 "안종범 수석 김종 차관 모른다" "차은택은 한번 봤다"

    최순실씨는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청와대 안종범 수석이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얼굴도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그들도 나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문화계 황태자'로 미르 재단쪽을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CF 감독에 대해서도 "차씨와 가깝지도 않고 옛날에 한번 인연이 있다. 왜 나하고 연관시키는 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순실씨가 '안종범 수석에게 인사를 하라'고 지시했다"(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는 등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형수 연세대 교수 역시 차은택 감독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이미 제기된 상태다.

    차 감독을 최씨에게 소개한 인물은 최씨의 최측근이자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K 이사였던 고영태씨라는 증언도 나왔다.

    최씨는 독일 현지에서 딸 유라씨의 승마관련 업무를 보도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 노숭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에 대해서도 "이름은 들어서 안다. 본적은 있다"며 사실상 측근임을 부인하는 등 전부 모르쇠로만 일관했다.

    이런 와중에 30일 오전 귀국한 최씨는 "심정적으로 지쳤다"며 서울 모처에서 은신중이다.

    입국 통보조치를 취한 검찰은 귀국 즉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1일 오후 3시에 소환을 통보하면서 결과적으로 최씨에게 하루 반나절의 준비시간을 준 셈이 됐다.

    검찰 조사를 이미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들과 입을 맞출 시간을 줬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 것으로 보인다.

    ◇ 朴대통령 사과→고영태 검찰출석→차은택 귀국표명→조인근 기자회견→최순실 실제 귀국

    최순실씨 귀국 직전 급박하게 돌아가던 국내 정치적 상황도 '보이지 않는 조율자'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최씨가 귀국불가 방침을 밝힌 직후인 27일에는 최씨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중국에서 행적이 묘연했던 차은택 감독 역시 28일 돌연 귀국 의사를 밝혔다.

    같은날 청와대 조인근 전 연설기록비서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가 작성했던)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제가 얘기한 걸로 보도가 되는데 전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밤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를 지시하기도 했다.

    최씨 사건을 수임한 이경재 변호사가 "(최씨가) 독일에서 이틀 전 급박하게 귀국행 항공기를 알아봤다"고 밝힌 점에 비춰보면, 결국 고영태 검찰 출석·차은택 귀국표명·조인근 기자회견·청와대 참모진 사표 지시 등 일련의 과정과 최씨의 급작스런 귀국 결심이 무관치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관련 당사자들이 입도 맞추고 행동도 맞춰서 뭔가 정해져 있는 시나리오대로 움직여가고 있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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