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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 "대한민국은 '특혜 공화국'이다"



대통령실

    [쓸로몬] "대한민국은 '특혜 공화국'이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진=이한형 기자)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특혜'는 누릴 때는 좋지만, 누리고 나서는 누가 알까봐 '마음 고생'을 해야합니다. 세상 일의 이치가 그렇습니다. 어디 죽도록 재미만 볼 수 있겠습니까?

    대기업 상무 A씨는 재벌 오너 3세입니다. 20여 년 전 육군 병장 만기 제대를 했습니다. 처음 임원이 됐을 때 그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선후배들이 축하인사를 겸해 연락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전우들은 A상무로부터 단 한번의 회신도 받지 못했습니다. 전우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그의 군 시절 누렸던 특혜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A씨가 다시 만나길 꺼리는게 아닌가 추측만할 뿐입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특혜는 있었습니다. 다만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몇군데 영역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도 병역과 학점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의 오른팔과 왼팔이 병역과 학점에서 자유로운 처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우병우 민정수석의 아들은 탁월한 '코너링'실력으로 꽃보직으로 통하는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요원으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선의 핵심으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은 승마 특기로 이화여대에 입학하더니 '달그닥 훅' 리포트로 학점을 따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은 곧 '분노'로 이어집니다. 최근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6%로 떨어졌고, 특히 수도권과 젊은 층(10대~40대)은 10% 초반의 지지를 보내는 게 과연 우연일까요?

    우병우 수석 아들은 의경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면제도 아니고 운전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특혜 운운하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예전에는 빽으로 군대를 빼기도 했지만, 지금은 워낙 보는 눈이 많아 멀쩡한 사람을 '면제'시키기란 어렵습니다.(옛날 황교안 총리가 입대할 시점에는 희한한 병명을 들이밀면 군대를 빼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특권층은 '특혜'라는 꼼수를 쓰는 겁니다. 괜히 특권층이 아닙니다.

    일반인은 상상하지도 못하는, 그런 편안하고 안전한 보직을 받아 시쳇말로 군 생활을 놀고 먹으면서 하는 겁니다. 육군병장 만기 제대라는 '타이틀'도 당연히 따냅니다.

    경찰을 관장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청와대 인근의 서울경찰청에서 차장의 운전요원을 하는 게 특혜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예전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아들의 병역을 이렇게 처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 시절, 자신의 지휘권 아래 있는 서울시방재난본부에서 아들을 행정부서 내근을 시킴으로써 군 복무를 마치게 했습니다.

    원세훈 씨 아들은 지난 2005년 10월 30일 제대하면서 이명박 당시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월중 직무 유공'이란 명목으로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작성한 리포트. (사진=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다시 최순실 씨의 딸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초등학교 수준도 안되는 리포트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망신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점 대체 리포트'로 당당히 학점까지 받았습니다.

    다른 학생의 리포트는 제출시한을 넘기면 아예 받지도 않으면서, 최순실 씨 딸의 리포트는 제출시한을 훌쩍 넘겼는데도 교수는 친절히 "감사하다"는 인사 메일까지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대 부총장은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사임을 결정한 최경희 이대 총장도 물러나면서까지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권층은 바보가 아닙니다.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특혜'를 받기 때문에 '특권층'인 겁니다. 따라서 우 수석의 아들이나 최순실 씨의 딸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문제를 '법적으로 문제없다' 운운하면서 말장난으로 어물쩍 넘어갈 사건인가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정부는 일을 키우는 소질 하나는 탁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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