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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와 나를 믿자" LG 유강남의 잠 못 이룬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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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프와 나를 믿자" LG 유강남의 잠 못 이룬 밤

    LG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를 이끈 포수 유강남(사진 왼쪽)과 선발 데이비드 허프 (자료사진 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의 포수 유강남은 16일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어떻게 던졌는지, 그가 던질 때 타자들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꼼꼼하게 분석하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를 향해있었다.

    유강남에게는 부담감도 적이었다. 가을에 긴장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 그런데 유강남은 더 센 압박감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LG는 올해 가을 정상호가 안방마님으로 나서는 날 2승을 거뒀고 유강남이 선발로 나선 날 2패를 당했다.

    유강남은 "솔직히 부담스러웠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기든 지든 정말 후회없이 하자, 구종을 선택할 때도 허프를 믿고 나 자신을 믿고 맞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승부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유강남의 절실한 마음,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준비는 LG에게 큰 선물이 돼 돌아왔다.

    유강남은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회말 선제 결승 투런홈런을 쏘아올렸을 뿐만 아니라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허프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4-1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유강남은 4회말 2사 2루에서 넥센의 사이드암 신재영이 던진 초구 138km짜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16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회말 선제 결승 투런홈런을 때린 유강남 (사진 제공=LG 트윈스)

     



    "관중의 함성을 듣고 넘어간 걸 알았다"는 유강남은 "그라운드를 돌면서 가을야구를 하며 힘들었던 기억이 났고 악이 생기면서 내가 해냈다, 그런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유강남은 이날 확신을 갖고 뛰었다. 허프의 공을 받을 때는 물론이고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렸을 때도 그랬다. 유강남은 "득점권 첫 타석에서 내 스윙을 못했는데 정성훈 선배께서 왜 초구를 놓쳤냐고 하셨다. 한가운데로 들어온 실투성 슬라이더였다. 그 얘기를 듣고 어차피 못치는 거 후회없이 치자 해서 초구부터 보이면 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강남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안정된 포수 리드로 허프의 호투를 도왔다. 유강남은 허프가 KBO 리그를 밟을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LG는 요즘 정상호가 나올 때마다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양상문 감독이 허프-유강남 카드를 고집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허프는 승리의 공을 유강남에게 돌렸다. "유강남과 호흡이 잘 맞아 고맙다"며 "함께 하면서 잘해왔다고 느끼고 있다. 유강남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사인 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지금까지 잘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란히 참석한 허프와 유강남. 허프는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으며 여러차례 유강남의 어깨를 쳤다. 격려와 감사의 의미였다. 유강남은 "오늘은 일찍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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