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이 13일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상수도 민간투자 사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상수도 민영화 논란 문제에 대한 결정을 대전시의회에 떠밀었다.
시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월평과 송촌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려는 사업에 대한 동의안을 대전시의회에 제출할 뜻을 비춘 것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13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시정 브리핑을 열고 "고도정수처리 시설 사업은 시민들에게 값 싸고 좋은 물을 공급하려는 정책"이라며 "재원이 허락하면 시 재정으로 하겠지만, 자체 재정으로 추진하면 15년에서 20년이 걸린다. 마침 민간에서 제안이 왔기 때문에 공익적 관점에서 민간투자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상수도 민영화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은 소모적 논쟁"이라며 "11월초까지 이 문제를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의 이날 발언은 상수도 사업에 민간을 끌어들이는 것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1월초까지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는 것은 다음달 7일 열릴 대전시의회 임시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시 자치법규의 조례를 보면 시가 민간투자를 추진할 때 대전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골치아픈 문제'를 시의회가 결정하도록 떠넘긴 셈이다.
권 시장은 당초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대전시가 공식적으로 토론회를 연 것은 단 한 차례다. 이 마저도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할 정도로 제대로 갖춰진 토론회로 보여지지 않았다.
이 사업의 추진을 결정했을 때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커질 것을 우려해 대전시의회에 사업 결정권을 떠밀어 의회 동의 여부에 따라 사업추진에 대한 동력을 얻거나, 마지못해 사업을 접으려는 '꼼수' 카드를 꺼낸 것이다.
대전시의회는 일단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 추진에 대해 상수도 민영화 사업이라며, 사업 중단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었다.
중단 촉구 결의안을 뒤집기가 쉽지 않은 대전시의회로서는 대전시가 떠민 논란거리가 부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