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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중국인'된 윤동주, 한국정부의 배신



사회 일반

    [훅!뉴스] '중국인'된 윤동주, 한국정부의 배신

    해외 독립운동유적지 905곳 방치, 무엇이 문제인가?

    -김구 거처 소멸, 이동녕 주거지 소멸위기
    -중경임정청사, 광복군총사령부 건물 소멸
    -영화 놈놈놈 주인공 최봉설 생가 손놓아
    -中, “윤동주는 중국인” 생가 관광지 개발
    -보훈처, “전담인력 부재로 적기대응 한계”
    -유적관리예산 9억 vs 나라사랑예산 160억
    -새마을운동 홍보예산(143억원)의 1/16불과
    -미르·K재단 800억원 낸 전경련은 뭐하나
    -핏덩이 독립운동유적지, 정부가 굶기다니
    -朴정부 독립운동사 홀대와 연결돼 있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뉴스의 진실을 훅 파고드는 '훅!뉴스',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기자.

    ◆ 권민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은 어떤 문제 속으로 훅 파고 들어가 볼까?

    ◆ 권민철> 현재 국정감사가 뜨겁죠. 굵직한 현안이 많은데요, 거기에 가려 주목 받지 못하는 이슈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과 문화재청장 간 질의응답부터 듣고 시작하죠.

    박경미 의원: 청장님이 생각하시는 문화재의 개념은 뭔가요?
    나선화 문화재청장: 국외문화재의 경우는 저희 영역 밖이어서, 실재로 저희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경미: 다음 슬라이드 보시는 바처럼 일부 유적은 훼손되거나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 안타까운 사진이죠?

    ◇ 김현정> 국외문화재 가지고 논란을 빚었나 보네요?

    ◆ 권민철> 현행법상 국외문화재는 국내에서 반출된 문화재입니다. 따라서 해외독립운동 유적지, 가령 상해임시정부 청사 같은 곳은 문화재가 아닌 겁니다. 따라서 이런 것도 우리 문화재처럼 관리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추궁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 김현정> 슬라이드도 보여준 거 같은데, 무슨 사진이었어요?

    ◆ 권민철> 박 의원이 공개한 사진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2000년 6월 20일 치장현 문화체육위원회와 문물관리소가 설치한 ‘한국임시정부 주석 이동녕 구거 유지’. 표지석이 훼손돼 있다.(상단) 이동녕의 치장현의 옛집. 경사진 면에 지어진 1층 벽돌건물이다. 현재 2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벽면 오른쪽에 표지석이 붙어 있다.(하단) (사진=독립기념관 제공)

     

    ◇ 김현정> 무슨 표지석 같네요? 한자 쓰여 있고, 또 글씨가 지워져 있고..

    ◆ 권민철> 이동녕 선생의 중국 중경의 옛집에 설치돼있는 표지석(韓國臨時政府 主席 李東寧 旧居 遺址). 이동녕 선생은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지금으로 보면 대통령과도 같은 분입니다. 그런데 표지석 글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습니다. 제가 사진 한 장을 더 구해봤는데, 바로 이겁니다.

    ◇ 김현정> 이게 이동녕 선생의 집이예요? 곧 무너질 거 같은 벽돌집이군요.

    ◆ 권민철> 그런데 이 집도 도시개발 때문에 곧 철거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미 없어진 유적도 많습니다. 이 부근의 김구 선생 거처도 재개발로 사라졌고. 상해임시정부 같은 임시정부 청사가 중경에 또 있었는데, 의 또 다른 임시정부청사 건물(吳師爺巷)도 지난해 허물어져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인근 광복군총사령부 건물 역시 사라졌고요.

    ◇ 김현정> 이동녕 선생 주거지가 이렇게 남아 있는 거 자체가 신기하네요?

    ◆ 권민철> 앞으로 여기도 사라지겠죠. 이 국외독립운동유적지 관리하는 정부부처가 국가보훈처입니다. 그래서 제가 국가보훈처에 이거 어떻게 할지 물어봤는데, 답변 한번 들어보죠.

    "저희가 11월이나 12월에 방문해서 기강시 정부와 (표지판을) 새로 교체하는 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개발한다고 하니까 그 건물 형태로 복원해 줄 건지, 안된다면 표지석이라도 설치하자, 이렇게 협의할 것을 구상중입니다."

    ◇ 김현정> 건물 없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표지석만이라도 새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인가 보네요. 이렇게 방치된 유적지가 해외에 많아요?

    ◆ 권민철>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는 24개 국가에 905개소라고 합니다. 이들 가운데 우리정부가 소유권가지고 관리중인 곳은 전무하다고 하고요.

    ◇ 김현정> 대부분 그 나라 처분에 맡긴다?

    ◆ 권민철> 그렇습니다. 극히 일부만 우리 민간에서 관리중이고요.

    ◇ 김현정> 독립운동 사적지가 어떤 곳들 이예요?

    ◆ 권민철> 가령 윤동주 생가 같은 곳도 있습니다.

    ◇ 김현정> 윤동주 생가도 방치돼 있습니까?

    ◆ 권민철> 길림성 용정시 명동촌에 있는 건데 중국은 윤동주를 조선족, 그러니까 중국인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 윤동주 검색하면 국적 중국인, 민족 조선족, 이렇게 표현이 돼 있다면서요.

    ◆ 권민철> 이게 아마 중국의 동북공정과도 연관돼 있을 겁니다. 그런데 조선족이라고 하는 거는 2차 대전 이후에 중국정책에 따라 생긴 말이거든요. 따라서 윤동주 시인은 그 전에 태어나신 분이라 조선족이라고 할 근거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국정 중국인 이게 무슨 말입니까. 이런 오기(誤記)도 바로잡지 않고 있는 거예요.

    ◆ 권민철> 그래서 우리정부가 이런 윤동주 생가에 손 놓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건데요, 그래서인지 인근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묘지도 크게 훼손돼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바로 옆에는 영화 '동주'로 유명해진 윤동주 시인의 친구 송몽규 선생의 묘가 있는데 여기도 훼손돼 있고요. 중국 정부는 이 공동묘지를 없앨 계획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이동녕 선생, 윤동주 선생 살펴봤는데, 혹시 다른 분의 생가도 혹시 있나요?

    ◆ 권민철> 2008년에 개봉한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라고 있죠?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게 1920년 길림에서 일어난 '15만원 탈취 사건'인데 이 사건의 주인공 중 한명인 최봉설의 생가도 방치돼 있고요.

    ◇ 김현정> 15만원 탈취사건의 주인공? 들으신 분들 잘 모르실 거 같아요?

    ◆ 권민철>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자금마련을 위해 일본군에게서 15만원을 탈취한 사건입니다. 당시 15만원이면 지금의 75억 원 정도 되는 큰 금액입니다. 사건 직후 최봉설을 제외한 나머지 독립운동가들은 처형됐고, 최봉설만 살아남았는데, 훗날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돼 거기서 생을 마친 분입니다. 1990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인물이고요.

    ◇ 김현정> 그럼 이 분의 생가는 현재 어떤 상태 길래요?

    ◆ 권민철> 독립기념관이 해외독립운동 유적지 관리하는데, 홈페이지에는 최봉설 생가 사진이 안 보여서 독립기념관측에 물어봤는데요. 통화내용 들어보시죠.

    기자: 최봉설 생가도 조사한 거죠?
    독립기념관: 거기 나와 있는 건 전부 조사한 겁니다.
    기자: 여기 눌러보면 이미지가 없네요?
    독립기념관: 이미지가 왜 없지? 저희가 사적지 중에서.. 이미지가 없는 거는.. 이거는 따로 확인해 봐야할 거 같습니다.

    ◇ 김현정> 홈페이지에 사진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어떻게 된 겁니까?

    최봉설 생가가 있던 곳. 생가는 이미 사라졌지만 국가보훈처는 '국외독립운동 사적지 현황'에 최봉설의 가옥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사진=중국 목단강지역 항일독립운동사적 보존회 제공)

     

    ◆ 권민철> 조사를 해보니 벌써 허물어져 집터만 쓸쓸이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당국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거죠. 우리가 최봉설 선생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정부가 이런 분들의 유적지부터 손 놓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 김현정> 하나하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항일독립운동의 증거들이고, 없는 것도 밝혀내서 관리해서 모자랄 판에 이미 있는 것도 이렇게 관리가 안 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데. 참 어쩌다 이렇게 됐나요?

    ◆ 권민철> 지금부턴 바로 그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해외 유적지 관리사업에 예산을 좀 써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 김현정> 예산이 얼마나 배정되길래요?

    해외 독리운동 유적 관리 예산 (사진=스마트뉴스팀)

     

    ◆ 권민철> 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국가보훈처에게 제출받은 예산 지출 내역을 보면, 해외 독립운동유적지 보수 및 관리에 쓰고 있는 예산이 최근 6년간 매년 평균 9억 원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905곳을 보수 관리하는데 평균 9억 원을 든다는 거예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여기서 국가보훈처의 말도 많았던 ‘나라사랑교육’있죠?

    ◇ 김현정> 그게 뭐죠?

    ◆ 권민철> 2012년 대선 앞두고 국가보훈처에서 우익 인사들 불러다가 학생들과 군인들 상대로 안보 이념교육 시켜서 말썽 빚은 거요.

    ◇ 김현정> 불법대선개입 의혹 받았던 그 교육?

    ◆ 권민철> 그렇습니다. 그 교육 예산이 얼마쯤 될 거 같습니까? 내년 예산으로 160억 원 신청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이념교육하는데 160억원 쓰면서도 독립운동 유적지 관리에는 9억 원만 쓰고 있는 셈이죠. 독립기념관측도 이 부분을 안타까워하고 있더군요. 들어보시죠.

    "우리 아이인데, 중국 사람들한테 봐달라고 하면 봐주나요? 안 봐줍니다. 만주벌판 가보시면 한반도의 4배입니다. 거기에 100년 전 기념비도 있는데 그거는 예산 없으면 방치되는 거고 우리가 조사를 해도 돈이 없으면 거기에 팻말하나 울타리하나 못 세워요."

    ◇ 김현정> 독립운동 유적지를 관리하는데 우리가 의지가 과연 있었나 싶네요.

    ◆ 권민철> 실제로 그런 걸 뒷받침할 만한 이야기를 제가 취재 과정에서 들었는데요. 오히려 정부가 민간의 해외독립유적지 답사나 조사를 막고 있다는 얘깁니다.

    ◇ 김현정> 민간의 조사나 답사를 막고 있다고요?

    ◆ 권민철> 이들 유적지 답사나 조사는 정부의 몫이긴 하지만 과거엔 민간단체들이 거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 민간을 여기서 배제했다는 겁니다. 관계자의 음성 변조했는데, 같이 들어보시죠.

    관계자: 계속 답사비 지원을 해 주다가 올해는 다 끊긴 거죠.
    기자: 그러면 이게 현 정부 들어와서 생긴 변화에요?
    관계자: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왜냐면 전에는 그렇게 까지 하지 안했거든요. 그렇게 할 이유가 사실은 없거든요. 왜냐면 매년 단체들이 나름대로 노하우로 전부 답사를 다녔는데.

    ◇ 김현정>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떻게 보면 정부가 독립운동사를 홀대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게 하네요?

    ◆ 권민철>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면서 독립운동사를 대폭 축소하려 해서 논란을 빚기도 했잖아요? 그 부분과 연결되는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해외독립운동 유적지들을..

    ◆ 권민철> 국감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내년 예산 심사하죠. 우선 이런데 예산이 반영 되도록 국회에서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만 1900억 원이 들어갔고요. 새마을운동 홍보예산으로 올해만 143억원이 편성됐는데요.

    ◇ 김현정> 이런 일에 또 기업들도 동참하면 좋을 텐데요..

    ◆ 권민철> 실제 일부 기업체들은(홈플러스, 진로하이트 등) 민간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미미하죠. 전경련이 미르나 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을 낸 것과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위안부 문제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건 피해자들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독립유적지도 시간이 지나면 전부 사라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 권민철> 그렇지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의 정기를 세우는데 시간은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오늘 권민철 기자가 제게 보여준 사진은 인터넷에 모두 공개해 주세요?

    ◆ 권민철> 알겠습니다. 노컷뉴스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도 권민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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