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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났는데 드라마라니?’ … KBS 향해 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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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났는데 드라마라니?’ … KBS 향해 비난 봇물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특보 아닌 재난방송 시스템으로 전환했어야"

    12일 저녁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 이후 KBS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위기의 순간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이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4분 32초에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북위 35.76도, 동경 129.19도)에서 규모 5.1의 지진(전진)이 발생했다. 이어 50여 분 뒤인 8시 32분 54초, 경북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북위 35.77도, 동경 129.18도)에서 규모 5.8의 지진(본진)이 발생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날 국민들의 눈과 귀는 KBS로 모였다. 바로 KBS가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시청률을 통해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이날 KBS1 ‘뉴스9’는 26.7%를 기록했다. 주말인 전날 11일 방송 12.5%보다 2배 이상 치솟았다. 평일인 9일에는 16.4%였다.

    지진이 발생한 순간에도 본방 사수해야 하는 KBS 1TV 일일드라마 '별난가족'. (캡처 화면)

     

    하지만 1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 1TV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우리말 겨루기'를 방송했다. 뒤 이어 8시 25분부터는 일일연속극 '별난 가족'을 그대로 내보냈다. 드라마 중간 뉴스특보를 내보내긴 했지만,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확한 정보 및 대피 요령 등을 원했던 시청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 뿐이었다.

    네티즌들은 2차 본진까지 일어난 만큼 잠깐의 특보가 아닌 재난방송 시스템으로 전환해,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을 반복해 틀어줘야 했다고 지적한다. 블로거 썬**는 “이런 방송사에 매달 수신료를 준다는 것이 너무 열이 받네요. 더 큰 문제는 KBS는 이런 행동을 하고도 반성 하나 안 합니다. 이런 식이면 서울에 미사일이 떨어져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일일연속극 틀어줄 방송사입니다”라고 비난했다.

    트위터리안 @syd****는 “JTBC는 모든 뉴스 다 접고 지진속보 전하는 판국에 KBS, MBC는 딴 나라에 있는 듯 엉뚱한 프로그램 내보내며 하하호호 닐리리 닐리리 늴리리야”, @hye****는 “오늘 보여준 정부의 무능력. 새삼스럽지도 않다. 청와대의 누군가는 KBS에 전화해서 VIP가 보고 계시니 지진 피해 보도 좀 자제해라 했을 수도 있고”라고 지적했다.

    재난 발생 시 KBS의 대처 능력은 가까운 일본의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NHK와 비교된다. NHK는 매일 밤 긴급방송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자연재해(지진, 쓰나미) 보도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정이 지난 오전 1시 뉴스센터에서 실제상황처럼 훈련한다. 이 과정에서 자막의 크기, 그래픽의 적절성, 앵커의 목소리 톤 등을 연습해,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신경 쓰기까지 한다.

    NHK가 재난보도에 이토록 공을 쏟는 데는 일본에 태풍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탓도 있다. 하지만 NHK가 처음부터 재난 보도에 기민했던 것은 아니다. 대지진, 쓰나미 등 큰 피해를 겪고 나서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매뉴얼을 만들어 나갔고, 심지어 독자적인 지진 관측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해진 만큼 KBS가 네티즌들의 지적을 한 귀로 흘려 넘길 게 아니라 재난방송에 대한 근본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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