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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지면서 배웠어요" 이대훈은 아름다운 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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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지면서 배웠어요" 이대훈은 아름다운 패자였다

    18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승리한 요르단 아흐마드 아부가우시가 이대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에 지면 속으로는 아쉽고 헤드기어를 던지고 싶은 생각도 들죠. 그러나 상대를 존중해주는 입장이 되고 싶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아름다운 패자(敗者)였다.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제3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와의 8강전.

    이대훈은 세계랭킹 2위, 아부가우시는 40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대훈은 대회 전부터 아부가우시를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접전이었다. 먼저 주도권을 빼앗긴 이대훈은 추격전을 펼쳤지만 결국 8-11로 졌다. 3회전 막판 7-8로 추격한 찰나 3점짜리 발차기를 허용해 분패했다.

    이대훈은 리우올림픽에서 한을 풀고 싶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58kg급에서 은메달을 땄던 아쉬움을 금빛 발차기로 날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직후 이대훈의 표정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상대를 바라보더니 직접 아부가우시에게 다가가 자신의 손으로 상대의 손을 들어올렸다.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를 치켜세워주는 동작이었다.

    이대훈의 당당한 모습을 본 팬들은 승자 못지않게 많은 박수를 그에게 건넸다.

    이대훈은 경기 후 "어릴 때는 경기에 지면 내가 슬퍼하기에 바빴다. 지난 올림픽 때도 지고나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같은 동료에게 져도 무슨 세리머니를 했는지 몰랐다"며 "속으로는 아쉽고 헤드기어를 던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상대를 존중해주는 입장이 되고 싶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대훈이 아부가우시를 견제했던 이유는 단순히 그의 실력 혹은 상승세 때문은 아니었다.

    이대훈은 상대 선수에 대해 "생각한 것보다 훌륭했다. 성적만 잘 내는 선수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다 즐기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견제를 많이 했다. 상황마다 즐기면서 대처하는 모습에 나도 많이 배웠다. 내가 즐기는 것보다 조금 더 마음 편한히 하는 선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내가 배웠다"고 말했다.

    이대훈과 인터뷰를 하면서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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