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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도시 리우, 80년 뒤 들어설 '지옥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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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의 도시 리우, 80년 뒤 들어설 '지옥도' 경고

    애니 '리우 2096'…"과거 모르고 사는 건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

    애니메이션 '리우 2096' 스틸컷(사진=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지구촌 축제'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의 대도시 리우데자네이루. 지금으로부터 80년이 지난 뒤 이곳에 들어서게 될 디스토피아를 경고한 애니메이션 '리우 2096'이 이달 개봉한다.

    1566년 인디언 투피남바족이 사는 섬, 신에게서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은 전사 아베구아는 주술사로부터 부족을 구할 운명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러나 포르투갈인들과 프랑스인들의 식민지 세력 다툼 사이에서 투피남바족은 몰살당하고, 사랑하는 연인 자나이나를 잃은 아베구아는 슬픔에 빠져 벼랑 아래로 몸을 던진다. 떨어지는 순간 새로 변한 전사는 자나이나를 찾아 하염없이 날아다닌다.

    브라질에서 노예제 폐지 투쟁이 일어났던 1825년과 군부독재를 겪은 1960년대, 폭력의 역사 속에서 환생한 자나이나를 찾아낸 전사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절망적인 현실에 저항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2096년, 물부족 사태로 인해 계급 갈등이 첨예해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전사는 또다시 자나이나와 재회하고 이들의 운명은 마치 정해진 듯 벼랑 끝으로 질주한다.

    애니메이션 '리우 2096'은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화제작으로, 영원히 죽지 않지만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운명을 지닌 한 남자를 통해 600년에 걸친 브라질 역사를 꿰뚫는다.

    1500년대 초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 1800년대 노예제 폐지 투쟁, 1960~70년대의 군부 독재 등 폭력에 지배당해 온 브라질 역사는 2096년 물 부족 사태로 불거진 사회적 투쟁으로 연결되며 미래의 브라질에 경고를 던진다.

    영화에서는 초반에 "과거를 모르고 사는 건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암울한 역사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것, 그 광기의 시대를 기억하자는 것은 역으로 그 아픔과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주인공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폭력의 역사와 마주하면서도 공범자가 되길 거부한다. 그러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내 영웅들의 동상은 세워지지 않았다. 동상 속 인물들에 맞서 싸우다 죽었을 뿐이다."

    '리우 2096'은 브라질 역사에 패배자로 기록된 사람들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부조리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과 자나이나의 모습은, 우리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려 애쓰는 이들이 늘 존재해 왔음을 상기시킨다.

    '리우 2096'을 연출한 알레 아브레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브라질 국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미래 사회에 대해 경고와 함께, 과거를 직시하고 진실을 자각한다면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영화 속에 심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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