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조정래 "나라 망하는 길"…梨大사태에 '일침'



교육

    조정래 "나라 망하는 길"…梨大사태에 '일침'

    "정부가 외려 학벌 조장…등록금 전액 대면 '평생교육' 명분 확보될 것"

     

    "총제적인 본연의 인간 위에 학문을 쌓아올려야 정상적인 사회인 것이지, 계속 기능교육만 강조하는 것은 나라 망하는 길이다".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을 둘러싼 이화여대 학내 갈등과 관련, 조정래(73) 작가가 "나는 학생들 입장에 동의한다"며 던진 화두다.

    조 작가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허위의식을 자극해서 등록금을 갖고 수익사업을 하려는 것이라는 학생들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교육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풀꽃도 꽃이다="">를 출간한 조 작가는 부인 김초해 시인과 함께 강원도 모처에서 휴식중이다.

    조 작가는 이날로 엿새째 이어진 이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 봤다"며 "존재 이유를 부정당했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이 이날 오후 진행한 '졸업장 반납 시위'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순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며 "어떤 존재이든 순수성이 훼손되면 자존심을 다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 작가는 "교육이란 것은 드러난 간판이나 졸업장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 인간의 삶에 유익성을 줘야 하고 자기계발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문적 토대보다는 기술적 분야에서의 실용성이 강조되는 직업인들을 학교로 끌어들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대생들의 입장에 동의하게 되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반납한 졸업장 사본이 2일 오후 정문앞 벽에 부착돼 있다. 황진환기자

     

    그는 "학벌을 타파해야 하는데 자꾸 학벌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학벌을 내세우는 허위의식을 강조하고 확장하는 사회가 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내세운 현 정부의 방침이 오히려 불필요한 분야까지도 학벌에 연연하게 만드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년제 졸업장이 있어야만 경력을 이어가고 승진할 수 있는 비합리적 구조를 공고히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대생들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조 작가는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겠다는 정부 입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들의 전체 학비를 정부가 대면 될 일"이라며 "아니면 학교측이 등록금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도 양질의 커리큘럼을 제공한다면 학생들의 불만도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을 빙자해서 자꾸 돈을 축적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가장 비교육적인 것"이며 "사립대들이 수천억원씩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건 옳지 않고, 당장 도서 구입이나 도서관 확장 같은 면학 분위기 조성과 교육 개발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산학연계'에 무게를 두고 대학 재정을 압박하는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기초과학이나 인문학을 없애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 얼마나 야만이냐"면서 "인문학적 소양 없이는 인간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NEWS:left}"우리 사회가 인문학적 소양 없이 돈만 좇다 황폐해진 걸 반성하진 못할 망정, 이렇게 계속 기능교육만 강조하는 것은 나라 망하는 길"이란 것이다.

    조정래 작가는 "교육부가 일선 중고등학교에 내려보내는 공문이 연간 5500가지"라며 "대학뿐 아니라 중고교까지 대한민국 교육을 다 망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교사들이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다 보니 교재 연구를 할 시간도,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을 시간도 없게 만든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교육부를 두고 '불용론'이 나오는 것도 일리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며 "통제가 아니라, 정책을 세워서 철저히 지원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