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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이화여대 사태…'졸업장 반납 시위'까지



사건/사고

    안갯속 이화여대 사태…'졸업장 반납 시위'까지

    서로가 허공에 대고 외치는 "대화하자", 반복되는 "네 탓"

    (사진=강혜인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장 반납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2일 오후 5시쯤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재·졸업생 150여명이 참여한 채 진행됐다.

    이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채 정문 한 쪽 벽 앞에 5열 종대로 줄을 맞춰 나란히 앉았고 익명의 졸업자 대표가 이번 사태와 관련, "학교의 졸속 행정과 독단적 사업 처리, 평화적 소통 거부를 비판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서를 읽은 후 이들은 한 명씩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졸업장 사본을 붙였다.

    이날 퍼포먼스로 이대 정문 앞 벽면에는 모두 600여장의 졸업장 사본이 붙었다.

    1일, 최경희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대학) 관련한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학생들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학생들은 졸업장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여전히 갈등 해결은 깜깜이 속이다.

    ◇ 양측, 갈등 1주일 돼가지만 서로 같은 입장만 반복

    이번 사태와 관련, 학교 측은 학생 탓을 하고 학생들은 학교 탓을 하는 양 측의 '네 탓'만 반복되고 있다.

    1일 이화여대에서 최 총장의 참여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 총장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인 것 같지 않다"며 감금 당시 학생들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강조했다.

    최 총장은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라며 운을 떼고 "학생들은 남자 교직원이 화장실을 간다고 하자 기저귀를 던지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화의료원 정신과 의사도 자리해, 교직원들은 학생들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학생들은 2일, 4번째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은 교수들을 감금한 적이 없다"며 감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한편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모욕적 발언을 했다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큰소리·반말·조롱을 일삼은 것은 교수들이었다"고 반박했다.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려는 이화여대의 방침에 반발한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본관에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왜 이 정도여야만 하는가" 설명 안 돼…학교도 마찬가지

    학교 측은 "대화에 나서지 않는 건 학생들"이라며 학생들에게 본관 점거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총장이 대화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최 총장에게 본관으로 찾아와 학생들을 만나줄 것을 요구했지만 최 총장은 "본관이 아니라면 어디든 만나준다"고 말했고 학생들은 "본관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서로의 의견이 평행선을 걷고 있다.

    미래대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도 상의 허점이나 향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 등 설명과 토론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었음에도 학교 측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학생들의 극단적인 시위 행태를 지적했다.

    미래대학 사업은 교육 시민단체들도 나서 사업 자체의 필요성과 효용성이 불투명하고 시행 후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그 오해를 풀려고는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학생들도 시위 과정에서 교수·교직원들을 감금하고 꽹과리를 치는 등 교수들이 쉬이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음에도 이에 대한 반추 없이 교수들의 불통만을 지적했다.

    감금 사실에 대해서도 "그건 감금이 아닌 저항이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이대 순혈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로 강경한 시위 행태를 보이고 있음에도 "왜 이 정도여야만 하느냐"에 대한 답은 명쾌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전달한다고 하지만, 서로가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에 대한 답은 피한 채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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