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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강남패치에 털려 파혼까지…누가 보상하나



사회 일반

    [훅!뉴스] 강남패치에 털려 파혼까지…누가 보상하나

    신상털이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

     

    -섬마을 여교사, 신상털이 피해로 사직
    -강남패치, 룸살롱女? 일반인도 많아
    -"유명인사도 아닌데, 발가벗겨진 느낌"
    -허위정보로 정신병…자살기도자 속출
    -남녀 성대결, 언론 모방심리 등 작용
    -곤궁 속 타인 삶 엿보려는 집단관음증
    -사이버모욕 급증에도 처벌은 솜방망이
    -"옛날 기준적용, 확대된 피해 고려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기자가 훅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 권민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어떤 주제 다뤄볼까요?

    ◆ 권민철> 오늘 디지털 시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이슈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우선 음향 듣고 시작하죠.

    지난 5월 22일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12일 뒤 피해 교사라면서 한 여성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급격하게 퍼졌습니다. 2~30대 남성이 5명이 이름과 사진, 담당 학급까지 경쟁하듯 공개한 겁니다. 하지만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여성이었습니다.

    ◇ 김현정> 신안 섬마을 여교사 사건, 사건 피해자는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피해자로 오인돼서 인터넷에 신상이 퍼졌다는 내용이네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개인의 신상정보를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이른바 신상털이가 잇따르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훅뉴스에선 디지털시대 신상털이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 김현정> 조금 전 들어본 섬마을 여교사 신상털이, 결국 어떻게 됐죠?

    ◆ 권민철> 범인들이 지난주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간 베스트 회원 5명인데, 성폭행 피해자가 기간제 교사가 아닌데도 기간제 교사라고 신상을 잘못 터는 바람에 진짜 기간제 교사가 피해자로 잘못 알려졌습니다. 해당 기간제 교사는 결국 사직서까지 내야했는데요. 피해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내 주변지인들은 그 학교로 간 것을 알고, 그게 소문이 나고 그러니까 당황스러웠다. sns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닫아버리고, 카톡에 있던 사진도 내리고. 일상생활이 불가해져버렸다. 왜냐면 기간제 교사가 저 한명 뿐이라서.

    ◇ 김현정> 설사 이 분이 성폭행 피해자가 맞다하더라도, 어떻게 가해자도 아니고 피해자의 신상을 털 수 있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 권민철> 신상털이가 그만큼 일상화돼 있다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최근 이른바 강남패치 사건이라고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라고, 사진 기반의 소셜미디어인데, 이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어 놓고 400여건의 주로 젊은 여성들 신상정보를 게시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입니다. 가령 A라는 여성의 사진을 올리고요, 그 사진 밑에 다른 사람들이 댓글을 답니다. 어느 부위를 성형했고, 어느 유흥업소에 일하고 있고, 누구랑 사귄다 이런 댓글을 다는 겁니다.

    ◇ 김현정> 계정 이름이 왜 강남패치이죠?

    ◆ 권민철> 디스패치라는 매체를 모방한 겁니다. 연예인 신상을 주로 다루는 게 디스패치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알고 보니, 강남패치에 올라온 신상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거죠?

    ◆ 권민철> 그렇습니다. 강남패치의 잘못된 신상털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여성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한 피해자와 접촉해 봤는데, 직접 들어보죠.

    그게 무슨 유흥업소 쪽이라고 올라와 있어요. 저는 그런 일 한 적 없어요. 사실이 아닌데 사실처럼 올라와서 그걸로 인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믿을 거 아니에요? 일적으로도 그렇고, 그 것 때문에 이미도 많이 상하고….

    ◇ 김현정> 유흥업소 종업원이 아닌데도 그렇게 적었다는 거죠?

    ◆ 권민철> 이분은 일반 직장인이거든요. 그런데 누군가 룸살롱 여성으로 매도한 겁니다. 피해자들이 한 두 명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강남패치 반대운동을 벌이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그들이 전하는 피해사례를 들어보죠.

    어떤 애가 시집을 가려고 했어요. 실제 벌어진 일이에요. 그런데 이 애가 룸살롱 출신이었다니까 남자가 파혼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이 애는 룸살롱 구경도 못한 아이에요.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 권민철> 피해자들 가운데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 자살을 기도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까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룸살롱 여성들 신상도 분명히 있지만 일반인에 대한 허위 정보도 너무 많이 실려 있다는 게 방금 들은 사람의 전언입니다.

    ◇ 김현정> 그 신상 정보가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잖아요?

    ◆ 권민철> 물론입니다. 누구든 비방목적이라면 그 정보가 사실이더라도 처벌받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여기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고 있나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피해자들이 무더기로 고소에 나서 현재 경찰이 수사중인데, 하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이 폐쇄된 데다 이 서비스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거라 수사가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강남패치 말고도 다른 이름의 패치들도 많다고 하던데요?

    ◆ 권민철> 강남패치를 여성을 타깃으로 했다고 보는 쪽에서 만든 '한남패치'라는 게 있습니다. 화류계 남성들의 신상털이용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성매매남성들의 신상을 전문적으로 터는 '창놈패치', 또 전철 임산부 좌석에 앉아있는 남성의 사진들 모아놓는 '오메가패치' 등도 있습니다. 여기서 피해자의 음성 들어볼까요?

    유명인사도 아닌데 삽시간에 퍼지니까 밖에 나갈 때도 눈치 보이기도 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 생각할까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되게 발가벗겨 졌다던가, 눈치가 보였다던가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마음대로 행동하기도 어렵고 위축되는 마음이 들었다.

    ◇ 김현정> 이 사람은 어떤 피해자입니까?

    ◆ 권민철> 동성애자들의 신상만 골라 모은 패치의 피해자입니다.

    ◇ 김현정> 참 별의별 패치가 많네요, 이게 무슨 사회현상 같기도 하고요?

    ◆ 권민철> 사이버상에서 남녀 간 적대적인 성 대결 같기도 하고, 다른 측면에선 정보통신의 발달로 언론이 하던 일을 일반인들이 모방하려는 시도로 보는 관측도 있습니다.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이재연 교수의 설명입니다.

    언론이 하는 것을 따라하거나 '그것을 우리가 해보자'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인터넷의 검색만으로도 이미 그렇게 한 사람에 대한 신상을 다 파헤칠 수 있는 인터넷발전으로 인해서 디스패치를 따라하는 모방 패치가 이어진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신상을 터는 목적, 이유는 뭔가요?

    ◆ 권민철> 목적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정인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것이죠.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이걸 ‘저격한다’고 표현하던데, 일종의 ‘사이버 테러’인겁니다.

    ◇ 김현정> 올리는 사람은 그렇다 치고, 여기에 몰려드는 사람, 즉 이걸 보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 권민철> 집단 관음증이 아닌가 싶은데요. 다른 사람의 사적인 공간을 엿보며 쾌락을 맛보는 집단 심리 말입니다.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장 나은영교수 설명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좋지 않은 점을 알게 되면 상대적으로 자기의 삶이 좀 나아 보일 수도 있고, 특히 자신에 대한 내용은 폭로하지 않으면서 주로 다른 사람의 삶을 궁금해 하는 것인데, 저 사람들은 저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엿보기 심리가 크게 충족될 수 있다.

    ◇ 김현정> 이렇게 타인의 신상정보를 노출하는 패치현상. 타인의 정보를 유출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위해서 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맞나요?

    ◆ 권민철> 사실입니다. 실제로 강남패치 운영자의 경우 한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삭제해주는 대가로 300만 원의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계정을 만든 범인을 반드시 잡고, 단죄해야할 이유가 더 분명해 지는 거네요?

    ◆ 권민철> 하지만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런 사이버 상의 명예훼손 사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찰청이 집계한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 발생건수 보니까 2012년 5684건 →2013년 6320건→2014년 8880건→2015년 1만5043건→2016년(1~6월) 8371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늘어나는 이유는 왜 그럴까요?

    ◆ 권민철> 솜방망이 처분이 많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설사 사이버 명예훼손이 적발되더라도 벌금 몇 푼 내면 끝이거든요. 그동안 사회적으로 떠들썩했던 신상털이 경우도 많아야 500만 원 벌금형이었습니다. 사이버 명예훼손의 심각성에 대한 사법기관의 감수성이 너무 떨어져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는 대목입니다. 법무법인정세 한상혁 변호사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피해부분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 부족한 거 같습니다. 지금 인터넷이나 SNS가 발달하면서 관심 있는 글, 선정적 글은 금방 널리 퍼지는데 과거 출판물 전파 속도만 생각하고, 그 당시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확대된 피해에 대한 고려들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권민철> 이렇게 처벌이 중하지 않다보니 ‘이에는 이’ 식으로 보복 신상털이에 나서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화류계 남성들을 고발한 한남패치도 어떻게 보면 밤업소 여성종업원을 타깃을 했던 강남패치에 대한 역공의 성격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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